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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ㅣ기도ㅣ신앙

[영성] 가톨릭 영성 산책33: 향주덕(向主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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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12-27 ㅣ No.750

[전영준 신부의 가톨릭 영성 산책] (33) 향주덕(向主德)

"사랑 없니느 아무것도 아닙니다"

 

 

독자 여러분께서는 아마도 가톨릭 기도서에 나오는 주요 기도문 중에서 신덕송, 망덕송, 애덕송으로 이루어진 삼덕송을 가지고 기도해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이 삼덕이 바로 향주덕(向主德)입니다. “향주덕은 신자들이 하느님의 자녀로서 행동하여 영원한 생명을 누릴 자격을 얻을 수 있게 하려고 하느님께서 그들의 영혼에 불어넣어 주시는 것”(「가톨릭 교회 교리서」 1813항)입니다.


그리스도인이 실천하는 모든 덕의 근원 신덕

‘신덕’(信德)이라고도 하는 “믿음은 하느님과,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계시하신 것과, 거룩한 교회가 우리에게 믿도록 제시하는 모든 것을 믿게 하는 향주덕”(「가톨릭 교회 교리서」 1814항)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자신의 지성을 믿음의 빛으로 조명받고 겸손하게 하느님을 믿게 됨으로써 일반 현자들보다 쉽게 계시 진리를 깨닫게 됩니다. 믿음은 그리스도인이 실천하는 모든 덕의 근원입니다. 따라서 믿음을 굳건하게 하기 위해 그리스도인은 교회 공동체와 함께 신앙 고백을 하며 하느님 말씀을 경청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믿음에 해가 되는 경솔하고 교만한 행동을 삼가야 할 것입니다. 또한 믿음을 굳건하게 실천하며 다른 사람에게도 믿음을 전하고자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영원한 생명을 갈망하게 하는 망덕

‘망덕’(望德)이라고도 하는 “희망은 그리스도의 약속을 신뢰하며, 우리 자신의 힘을 믿지 않고 성령의 은총의 도움으로, 우리의 행복인 하늘나라와 영원한 생명을 갈망하게 하는 향주덕”(「가톨릭 교회 교리서」 1817항)입니다. 사실 그리스도인은 하느님께 도달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을 경험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은 희망을 통해 모든 역경을 극복하고 세상 재물에서 마음을 돌려 하느님께 나아가게 됩니다. 따라서 희망을 굳건하게 하기 위해 그리스도인은 하느님과 일치하고자 노력하며 희망의 동기가 되는 것을 자주 묵상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인은 희망을 잃지 않기 위해서 자만과 절망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또한 그리스도인은 어떠한 역경 속에서도 구원을 바라는 마음을 버리지 않으며, 세상을 포기하고 하느님께 무한 신뢰를 드려야 할 것입니다.


인간을 가장 잘 성화시키는 애덕

‘애덕’(愛德)이라고도 하는 “사랑은 하느님만을 위하여 모든 것 위에 하느님을 사랑하고, 하느님께 대한 사랑 때문에 이웃을 자신같이 사랑하게 하는 향주덕”(「가톨릭 교회 교리서」 1822항)입니다. 사랑은 다른 어떤 덕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그 자체로 인간을 가장 잘 성화시킬 수 있는 탁월한 능력을 지닌 덕입니다. 간절한 사랑의 대상인 하느님께 나아가게 된다는 것만으로도 완덕을 완성하여 성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하느님께 대한 사랑을 굳건하게 하기 위해 그리스도인은 죄에 물들지 않고 대죄의 원인을 피해야 합니다. 그리고 하느님께 순명하며 하느님께서 가르쳐주신 계명을 실천해야 합니다. 또한 하느님의 뜻에 완전히 일치하고자 사랑을 열심히 실천해야 합니다.

그런데 사랑은 이웃 안에 현존하시는 하느님께 대한 사랑에까지 확장됩니다. 예수님께서도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은 하느님과 이웃을 슬프게 하는 일을 삼가야 합니다. 그리고 이웃이 섭섭하게 했더라도 용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그리스도인은 인간을 향한 예수님의 그윽한 마음을 본받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특히 예수 성심은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시고자 성체성사를 통하여 당신을 희생하신 최고 절정의 사랑이십니다.

만약 어떤 영혼이 하느님을 믿지 않거나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구원을 거부하지만 않는다면 대죄를 지어 은총을 잃어버렸다 하더라도 신덕과 망덕까지 잃어버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애덕의 경우에는 영혼이 대죄로 인해 은총을 잃어버렸다면 애덕마저도 상실하게 됩니다. 게다가 모든 주입덕은 애덕과 깊은 관계가 있어서 애덕을 잃어버린다면 윤리덕을 포함한 모든 초자연적 덕을 잃게 됩니다. 애덕만이 다른 모든 덕을 완성할 수 있는 기초이자 근거입니다. 그러므로 애덕 실천이 수덕 생활의 완성임을 기억하고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도록 열심히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평화신문, 2015년 12월 25일, 전영준 신부(가톨릭대 신학대학 영성신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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