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 (금)
(홍) 성 필립보와 성 야고보 사도 축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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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 새들의 합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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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10 ㅣ No.354

새들의 합창

 

 

옛날 어느 나라에 새소리를 좋아하는 임금이 살고 있었다. 왕은 신하들을 거느리고 산과 들로 새소리를 들으러 다녔다.

 

"아, 저 꾀꼬리 소리를 들어 보거라, 너무나 아름답지 않느냐! 귀여운 꼬꼬리 노래소리는 나의 마음을 편하게 하는구나. 오호! 저기 저 휘파람 새소리는 어떻느냐?"

 

왕은 신하들에게 마치 자식을 자랑하는 듯 말했다. 그더다 문득 엉뚱한 생각이 왕의 머리에 떠올랐다.

 

'새소리는 이렇게 따로 들어도 아름다운데 함께 들으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왕이 무릎을 치며 신하들에게 산과 들의 새들을 모조리 잡아들이도록 명령했다. 나라 안에 새를 잡는 소동이 한동안 계속되었다. 며칠 뒤 특별히 만든 새장 속에는 온갖 새들이 우글거렸다. 꾀꼬리, 뻐꾸기, 찌르레기, 종달새, 두견새 등 ….

 

멀리서 병사들이 새를 잡아 가두는 것을 보고 흐뭇해진 왕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

 

"이제야, 아름다운 새들의 합창을 들을 수 있게 되었구나!"

 

왕이 들뜬 기분으로 새장 가까이 갔다. 그리고 새장을 향해 소리쳤다.

 

"새들아! 너희들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들려주렴!"

 

그러자 새들이 입을 열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찌르르 찌르르, 뻐꾹뻐꾹, 지지배배, 휘르륵, 포로롱, 조로롱, 꾀꼴꾀꼴, 꼬롱꼬롱, 짹짹, …"

 

새들이 한꺼번에 지저귀는 소리는 양철지붕에 우박 떨어지는 소리처럼 요란했다. 왕이 얼굴을 찌푸리며 귀를 틀어 막았다.

 

"아이구 시끄러워, 여봐라! 이 새들을 다시 들과 숲으로 돌려 보내도록 하라. 따로 따로 듣는 것이 훨씬 낫겠구나!"

 

[월간 좋은생각, 1995년 1월호, p.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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