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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 소경 디디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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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2-10-01 ㅣ No.315

[교회의 빛나는 인물들] 소경 디디무스 (1)


1. 생애(313-398년)

디디무스는 313년 알렉산드리아에서 태어났다. 4살 때에 이미 눈이 멀었기 때문에, 그에게 “소경”이란 별명이 붙게 되었다. 그는 신체적 장애 때문에 정상적인 교육을 받지 못하였지만, 스스로 노력하여 기적과 같이 백과사전적 지식을 갖추게 되었다. 성 아타나시우스 주교는 그를 신임한 나머지 알렉산드리아의 교리학교의 교장으로 임명하였다. 사실 아타나시우스는 오리게네스에 의해 꽃피웠던 알렉산드리아 학파의 오랜 신학 전통을 디디무스를 통해 계승, 발전시키려 하였다. 디디무스는 뛰어난 학식과 모범적인 생활을 통하여 많은 제자들을 배출함으로써 아타나시우스 주교의 기대에 부응하였다. 디디무스의 제자들 중에는 나지안즈의 그레고리우스 주교, 예로니무스, 루피누스, 팔라디우스 등 당대의 쟁쟁한 학자들이 많이 있다. 예로니무스는 디디무스를 계속 스승이라 불렀고, 그의 가르침이 동방교회와 서방교회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증언한다.

디디무스는 아타나시우스 주교의 노선에 따라 니체아 공의회의 신조를 고수하였지만, 아리우스이단 논쟁에 직접 개입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타나시우스 주교가 귀양을 가야 했을 때에도 그는 화를 면할 수 있었다. 그의 나날은 신학연구와 기도로 짜여져 있었다. 그는 특히 수도생활에 관심을 갖고 스스로 수도자와 같이 생활하였으며, 팔라디우스의 증언에 의하면, 은수자 안토니우스의 암자를 4번이나 방문하였다고 한다. 그는 398년에 8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 까지 평신도로 머물러 있으면서 후배들을 양성하는 데에만 전념하였다.

디디무스에 대한 평가는 시대에 따라 정반대로 나타난다. 그는 동시대인들에게는 신학노선이나 생활에 있어 극히 모범적인 인물로 존경을 받았다. 그러나 그의 사후 150년 후인 6세기 중엽 오리게네스 논쟁이 발생하자, 사정이 돌변하였다. 디디무스는 오리게네스의 열렬한 추종자였으며, 오리게네스의 사상을 끝까지 옹호하였기 때문에, 제5차 공의회인 콘스탄티노플 공의회에서 오리게네스가 단죄 받자, 오리게네스의 추종자였던 디디무스도 함께 단죄받게 되었다. [2010년 6월 20일 남북통일 기원 미사 청주주보 4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총대리 겸 강서동 본당 주임)]


[교회의 빛나는 인물들] 소경 디디무스 (2)


2. 저서

디디무스는 수많은 저서를 저술하였지만, 대부분 상실되어 전해지지 않는데, 이것은 오리게네스 논쟁 때에 함께 단죄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성삼론]

381-392년경의 작품으로, 다행히 유실되지 않은 중요한 저서이다. 디디무스는, 아타나시우스 주교의 신학노선을 따라 성삼위의 “동일한 본성”을 역설한다. 그는 모든 유형의 성자종속론을 배격하면서, 아리우스 이단과 마니케오 이단에 대해 논박한다. 디디무스는 제1권에서 주로 성자의 위격에 대해 다루고, 제2권에서는 성령의 위격에 대해 언급하고, 제3권에서는 성삼위의 교리를 55가지 삼단논법으로 요약한 다음, 성삼론에 관한 당시의 이단적 주장들을 성서에 근거하여 예리하게 반박한다.

[아리우스와 사벨리우스 논박]

이 저서는 니싸의 그레고리우스 주교의 이름으로 전해오지만, 학자들은 이 젓의 저술 연대가 362년이어서 그레고리우스의 저서가 될 수 없으며, 문체와 내용 면에서 디디무스의 저서라고 주장한다. 디디무스는 성삼론의 대표적 이단자들인 아리우스와 사벨리우스르 대항하여 정통교리를 설명하고 있다.

[성령론]

381년 이전에 저술된 것으로 보이는 이 저서의 희랍어 원문은 상실되었고, 384-392년 사이에 예로니무스에 의해 번역된 라틴어 역본만 남아있다. 디디무스는 제1부(4-29장)에서 아리우스이단에 대항하여 성령이 피조물이 아니라, 성부와 성자와 같이 “동일한 본성‘을 지니고 계시다는 점을 증명하고, 제2부(30-59장)에서는 가톨릭교회의 정통교리를 여러 성서구절들을 통해 입증하고 있다.

[마니케오 이단 논박]

18장으로 되어 있는 이 저서에서 디디무스는 마니케오 이단을 철학적인 관점에서 반박하면서, 이단자들이 자기들의 주장을 합리화하기 위해 내세우는 성서구절들을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다. 디디무스는 이 저서 외에 다른 주석서들에서도 마니케오 이단에 대해 자주 논박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당시 에집트 안에서 마니케오 이단이 얼마나 성행하였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2010년 6월 27일 연중 제13주일(교황 주일) 청주주보 4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총대리 겸 강서동 본당 주임)]


[교회의 빛나는 인물들] 소경 디디무스 (3)


성서주석 작품들

디디무스의 성서주석 저서들은 엄청나게 많다. 예로니무스의 증언에 따르면, 디디무스는 시편, 욥기, 이사야서, 호세아서, 즈가리야서 등 구약성서에 관한 주석을 집필하였다고 하는데, 그중 어느 것도 완본으로 전해지지 않고 단편으로 전해질 뿐이다. 예로니무스는 특히 그의 시편 주석을 기념비적 작품이라고 칭송한다. 또 그는 마태오복음, 요한복음, 사도행전, 코린토1서와 2서, 갈라디아서, 에페소서 등 신약성서에 관해서도 주석하였는데 단편들만 전해지고 있다. 이 주석서들에서 그는 성서를 우의적, 신비적 방법으로 주석하고 있는데 이것은 그가 알렉산드리아 학파의 전통과 오리게네스의 교육방법에 얼마나 충실히 따르고 있는지를 말해준다.


3. 신학사상

디디무스는 독창적인 신학자는 아니지만 교의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사실 그는 성삼론, 그리스도론, 성령론에 있어 당대의 교리를 종합하며, 아타나시우스와 카파도키아의 3대 교부들(바실리우스, 나지안즈의 그레고리우스, 니싸의 그레고리우스)을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성삼론

디디무스는 “성삼론의 신학자”라고 불릴 정도로 삼위일체 즉 하나의 본성에 세 개의 위격을 반복해서 역설한다. 그는 성삼위의 행위와 동일한 본성과의 불가분의 관계를 이렇게 설명한다. “성부, 성자, 성령의 위격들은 영예와 행위의 같은 주체이시다. 위격들은 같은 본성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신성에 있어서나, 능력에 있어서도 동일하시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분이신 하느님이 각기 위격으로 존재하고 이해될 때에만 서로 구별되는 것이다”(성삼론 2,6,4). [2010년 7월 4일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대축일 경축이동 청주주보 4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총대리 겸 강서동 본당 주임)]


[교회의 빛나는 인물들] 소경 디디무스 (4)


디디무스는 성삼위께서 어떻게 한 하느님이 되시는지를 이렇게 설명한다. “사도 바오로는 코린토2서 끝부분에서, ‘우리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하느님의 사랑 그리고 성령께서 주시는 일치와 친교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13,13)라고 기술하셨다. 이 표현은 바로 성삼의 일치를 입증하고 있다. 왜냐하면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을 받은 사람은 동시에 성부의 안배와 성령의 선물을 받기 때문이다. 또 이 은총은 하느님 성부와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선물이기도 하다. 성령의 은총을 받는다는 것은 바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같은 선물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사실 성부와 성자로부터 주어진 은총은 동시에 성령을 통해 완성되는 단 하나의 동일한 은총이며, 성삼은 단 하나의 본체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성령론 16).

그리스도론

디디무스는 그리스도론 발전에도 크게 공헌하였다. 아타나시우스는 그리스도를 구원의 관점에서는 잘 설명하면서도 그리스도의 영혼에 대해서는 명확히 언급하지 않았는데, 디디무스는 그리스도의 영혼의 존재와 그 역할을 명확히 설명한다. 신적 “로고스”와 그리스도의 육신과의 일치는 예수의 영혼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따라서 로고스의 신성도 영혼을 통해서만 육신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육신은 영혼과 함께 할 때에만 생명력을 지닌다는 것이다. 완전한 인간인 예수는 죄외에는 우리와 똑같이 약점과 한계를 지니신다. 비록 그분의 인성이 “로고스”와 일치됨으로써 드높여졌지만, 강생에서 오는 모든 결과를 받아들이셨기 때문에 수난의 가능성에서 면제된 것은 아니다. 디디무스는 그리스도 안에 신성과 인성이 결합되어 어떤 제3의 새로운 본성이 된 것이 아니라, 두 가지 본성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으면서 천주 성자의 위격안에 일치되어 있음을 역설한다. “우리는 성부로부터 발하신 성자와 강생하시고 십자가에 못박히신 분이 서로 다른 분이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성삼론 3,6; 성령론 52). [2010년 7월 11일 연중 제15주일 청주주보 4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총대리 겸 강서동 본당 주임)]


[교회의 빛나는 인물들] 소경 디디무스 (5)


성령론

디디무스는 [성삼론] 제2권에서 성령에 대해 자세히 논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성령론]을 따로 집필할 만큼 성령신학에 관심을 가졌다. 그는 성령이 성자의 피조물이라고 주장한 아리우스에 대항하여, 성자와 마찬가지로 성령도 성부와 동일한 천주성을 지닌 하느님이심을 역설한다. “성령은 하느님이실 뿐만 아니라, 성부와 성자와 똑같은 분임을 우리는 이미 증명하였다. 성령은 마치 사람이 하느님을 모시는 성전과 같은 분이시다. 성부를 모신다는 것은 곧 성자와 성령을 함께 모시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성자와 성령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결국 성부를 받아들이는 사람이다”(성삼론 2,10). 또 그는 인간 영혼을 성화시키는 것이 성령의 고유한 역할임을 강조한다. 성령께서 세례 때에 우리를 새롭게 하시기 때문에, 성령은 우리의 풍요로움이며 하느님께서 주시는 선물 중에 가장 위대한 선물이다. 왜냐하면 성령은 사랑 자체이시기 때문이며, 또 모든 선물은 바로 그분 안에 집약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원죄와 세례

디디무스는 그리스도 외에 아담의 후손들은 모두 부모를 통해 원죄 안에 태어나며 세례를 통해서만 원죄와 본죄에서 해방될 수 있다고 설파한다. “성령은 바로 하느님으로서 성부와 성자와 하나되어 우리를 세례 때에 새롭게 하시며, 죄의 일그러진 모습을 없애시고, 본래의 아름다운 모습을 되찾아 주신다. 그분은 또한 은총으로써 우리를 성장시키신다. 그 은총은 오로지 사랑으로써 획득할 수 있는 하느님의 선물이다. 또 그분은 우리를 죄와 죽음에서 해방시키시며 동시에 우리를 영적 인간이 되게 하시고, 당신 영광에 참여시켜 하느님 아버지의 상속자가 되게 하신다. 또 그분은 우리를 성자의 모상과 같은 모상을 갖게 하여 그리스도의 공동 상속자로 또 형제로 만들어 주시고, 그리스도와 함께 영광을 받고 그리스도와 함께 다스리게 하신다”(성삼론 2,12).

따라서 세례는 구원의 필수적인 조건이 된다. 그러나 유일한 예외는 혈세, 곧 순교의 경우인데 이것 역시 성령의 업적인 것이다. 한편 디디무스는 성삼론에 관련된 이단자들에게서 받은 세례성사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세례는 천주 성삼의 이름과 이에 대한 올바른 신앙 안에서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단자들의 세례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2010년 7월 18일 연중 제16주일(농민 주일) 청주주보 4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총대리 겸 강서동 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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