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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리

가톨릭 신학20: 하늘에 올라 전능하신 천주 성부 오른편에 앉으시며 - 우리의 진정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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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3-07-09 ㅣ No.4239

[가톨릭 신학20] “하늘에 올라 전능하신 천주 성부 오른편에 앉으시며” : 우리의 진정한 끝

 

 

어디로 올라가셨다는 말일까요?

 

고대 사람들은 땅은 평평하고, 땅 아래(저승)에는 죽은 이들이 머물며, 하느님은 땅 위, 곧 하늘에 머무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는 땅은 둥글고, 하늘 위로 높이 날아가면 태양계로, 우주로 간다는 것을 압니다. 그러니 우리에게 하늘은 우리가 사는 세계의 일부인 것이지요.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하늘에 오르셨다는 것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성경에는 예수님께서 승천하시는 모습이 나옵니다. 루카복음에도 나오고(루카 24,51), 사도행전은 좀 더 자세히 묘사합니다. “그들이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오르셨는데, 구름에 감싸여 그들의 시야에서 사라지셨다.”(사도 1,9)

 

하느님은 사람들에게 당신 자신에 대해 알려주실 때,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을 사용하십니다. 그러니 그 당시의 세계관을 고려한다면, 이런 묘사는 당시 사람들에게는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우리가 사는 이 지상과는 구분되는 하느님의 세계로 ‘높이 들어 올려졌음’(현양)을 알려주는 방법이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돌아가신 후 ‘현양 되셨다.’는 표현은 필리피서에도 나오는데,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부터 현양까지 일련의 과정을 장엄하게 선언합니다.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지만 하느님과 같음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오히려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습니다. 이렇게 여느 사람처럼 나타나 당신 자신을 낮추시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도 그분을 드높이 올리시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그분께 주셨습니다. 그리하여 예수님의 이름 앞에 하늘과 땅 위와 땅 아래에 있는 자들이 다 무릎을 꿇고 예수 그리스도는 주님이시라고 모두 고백하며 하느님 아버지께 영광을 드리게 하셨습니다.”(필리 2,6-11)

 

그러니 ‘높이 올려짐’은 더 이상 인간의 영역이 아닌 하느님의 영역에 자리하심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께 ‘주님’이라는 칭호가 주어집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한 가지 주목할 것이 있는데, 바로 참 하느님이요 참 인간이신 예수님의 부활과 현양은 말씀이 취하신 인성(인간을 인간이게끔 하는 본질적 특성)을 포함하여 일어난다는 사실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인성을 버리는 것도, 혹은 영혼만 부활하는 것도 아니라 사람이신 예수 그리스도 전체가 부활하는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오상을 지니셨다는 것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이것이 우리에게 희망입니다. 예수님의 인성이 현양되셨다는 것은 그분을 믿는 우리도 지금과는 다른 상태로 변화되리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사도신경의 마지막에서 고백하게 될 “육신의 부활을 믿으며”라는 구절이 의미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운명은 이 감각적 세상 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거지요. 예수님은 이 세계를 둘러싼 벽을 열어 우리가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지 보여주십니다. 우리의 진짜 끝은 예수님께서 열어 보여주신 ‘거기’입니다.

 

[2023년 7월 9일(가해) 연중 제14주일 서울주보 4면, 최현순 데레사(서강대학교 전인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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