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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상담: 약혼한 사이라도 혼전순결 지켜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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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9-09 ㅣ No.1571

윤리신학 교수로 계시는 이동익 신부님께서 평화신문에 기고하신 글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신앙상담] 약혼한 사이라도 혼전순결 지켜야 하나요?

 

[문] 신부님 결혼을 앞둔 청년입니다. 요즘 혼전 성관계에 대해 고민중입니다. 가톨릭 교회는 결혼 전에는 절대로 성관계를 가져서는 안 된다고 가르치고 있는데 약혼한 사이에서도 안 되나요? 약혼녀와는 결혼을 눈앞에 두고 거의 매일 만나고 있는데 이 문제로 인한 혼란과 유혹이 매우 심합니다.

 

[답] 가톨릭 교회는 혼전 성관계에 대해 언제나 그것이 중죄라고 가르쳐왔습니다. 전통적으로 혼전 성관계에 대한 반대 근거로 삼아온 것은 다음의 두 가지 입니다. 우선 성의 가장 근본적인 목적 중의 하나는 자녀 출산을 통한 인류의 번창인데 혼전 성관계는 이 목적을 피함으로써 성의 의미와 특유성이 파괴된다는 것이 그 첫째 근거입니다. 둘째 근거로는 성이란 부부 상호간의 사랑을 표현하고 심화시키는 목적을 가지고 있는데 순전히 성욕 해소와 육체적 쾌락을 위해 성관계를 가지면 성의 참된 의미가 상실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가톨릭 교회의 전통적인 논거는 오늘날까지도 계속 유효하다고 보아야 하겠습니다. 곧 성행위의 자연적 목적은 자녀의 출산과 교육 부부 사랑이므로 이러한 목적을 보장할 수 있는 성관계만이 책임 있는 행위인 것입니다.
 
그렇지만 약혼기간이 가지는 목표 중의 하나는 사랑의 성적인 관점을 정신적 · 인격적으로 통합하는 것이라는 사실도 매우 중요합니다. 젊은 남녀들은 그들의 성적 이끌림과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정신적 애정을 분리시키는 경향을 보임으로써 성적 충동을 애써 억제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랑의 대상인 약혼자에게 성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것도 결혼을 앞둔 시기에는 매우 중요하지요. 왜냐하면 인격의 성숙한 발달은 인격적 애정과 성적인 관점이 함께 통합될 것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약혼 시기에 우선적으로 시도해야 할 것은 성에 대한 자유로운 대화입니다. 남녀가 현재와 미래의 성적 관계에 대한 모든 관점을 놓고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의 감정 반응 격정 반감 이끌림 등을 이해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두 사람의 큰 관심거리이면서도 흔히 침묵을 지키고 있는 이런 문제들에 대한 솔직한 대화는 두 사람 사이에 있을 수도 있는 잘못된 생각이나 억지를 고치고 서로 조화를 이루는 데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성행위는 사랑의 표현이지 원인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약혼자들이 표현하는 사랑은 성행위를 하기 전에 충분히 성숙해져야 합니다. 미성숙한 사랑의 상태에서라면 성행위는 오히려 사랑의 충분한 성숙을 막아버리는 결과를 가져 올 것입니다. 곧 결혼하는 순간까지 성적 행위를 절제하여 기다려주는 사랑은 그 사랑이 순전히 성적 충족만을 원하는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성적 필요는 두 사람의 사랑을 위하여 부수적으로 따르는 것이니까요.
 
약혼기간 중에 두 사람의 사랑의 힘을 강화하고 사랑의 진실함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혼전 성관계는 피해야 할 것입니다. 비록 갈등과 유혹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해로운 것이 아니고 두 분의 더욱 성숙한 사랑을 위하여 극복해 나가야 할 과정인 것입니다. 더욱 성숙한 사랑을 위한 두 분의 노력에 축복을 보냅니다.

[평화신문, 1999년 8월 15일, 
이동익 신부(가톨릭대 신학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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