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일)
(백) 부활 제5주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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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신약성경, 무엇이든 물어보세요31: 좁은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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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3-08-13 ㅣ No.1138

[홍성남 신부의 ‘신약성경,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31) 좁은 문


어둡고 컴컴한 마음의 동굴, 탐사해 보셨나요?

 

 

■ 예수님께서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고 말씀하시는데, 어떻게 하는 것이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것일까요?

 

어린 시절 성경을 보면서, 또 앙드레 지드의 「좁은 문」을 읽으면서 ‘좁은 문’이란 문구가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주님께서는 왜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하신 것일까? 글자 그대로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것이 구원의 길인 것인가? 심지어 좁은 문에 끼어서 쩔쩔매는 꿈까지 꿀 정도였습니다.

 

열심한 신자분들 중에는 좁은 문 콤플렉스에 걸려서 스스로 자신을 몰아세우는 사람들도 나왔고, 이런 현상은 유럽인들도 마찬가지였는지 어떤 성당은 입구가 아주 좁은 문으로 된 곳도 있을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좁은 문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사람들은 행복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 행복은 돈을 벌어서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가고 싶은 곳 다 가보는 것입니다. 세상을 다 가지고 싶은 것이 사람의 욕구란 것입니다. 많은 돈을 들여서 달에 가고 싶어 하는 것도 그런 욕구의 일종입니다.

 

그런데 그런 것을 통해 얻은 행복은 그리 오래 가지도 않고 자신의 삶에 큰 변화를 주지도 않습니다. 그저 순간적인 쾌감만을 맛보게 할뿐입니다. 이번에 타이타닉호를 보기 위해서 탐사선을 탄 부자들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예기치 못한 사고로 세상을 떠났는데 세간의 사람들은 안타까워하기는커녕 ‘돈 자랑하다가 죽었다’고 비아냥거립니다.

 

심지어 죽은 사람들에 대한 애도는커녕 남은 재산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더 관심을 기울입니다. 이처럼 바깥에서 행복을 찾는 삶은 그 결말이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사람 마음의 행복은 마음 안에서 찾아야하는 것입니다. 좁은 문을 찾는 삶이란 외부의 조건으로 자기만족을 채우는 삶이 아니라 자신 안을 들여다보면서 자신의 존재 이유, 내적 자원을 찾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그리 쉽지가 않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탐색하는 것이 동굴탐사와 유사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러나 마음탐색은 생각지도 못한 수확을 안겨줍니다.

 

어둡고 컴컴하고 괴물이 나올 것만 같은 마음의 동굴 안에서는 여러 가지 자원들, 보석들이 즐비합니다. 이렇게 마음탐색을 통해 내적인 부자가 된 사람들은 바깥에서 행복을 찾는 것을 잊습니다. 마치 금맥을 찾은 광부와도 같이 좁은 갱도 안을 즐거운 마음으로 들어갑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하신 것입니다.

 

좁은 문은 특히 정치인들에게서 확연히 보입니다. 정치인들을 보면 두 가지로 나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의미지향형인 정치인과 권력지향형인 정치인.

 

의미지향형인 정치인들은 권력이 아니라 자신의 신념을 실현하고자 하며 자신이 하는 일로 국민들이 행복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자신에 대한 판단은 역사가 해줄 것이라고 의연한 태도를 갖습니다. 이들은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입니다.

 

반면 권력지향적인 사람들은 마치 똥과 같아서 주위에 똥파리들이 늘 드글거립니다. 이권만을 탐하는 자들과 스스로 도인임을 자처하는 사이비 종교인들이 똥파리들처럼 떠나질 않습니다. 이들은 좁은 문을 피하고 넓은 길로 가는 듯하지만, 결말은 똥파리들처럼 처참하기 이를 데가 없습니다. 인생 어느 분야에서건 좁은 문의 법칙은 똑같습니다.

 

 

■ 마태 7,13-14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이끄는 문은 넓고 길도 널찍하여 그리로 들어가는 자들이 많다. 생명으로 이끄는 문은 얼마나 좁고 또 그 길은 얼마나 비좁은지, 그리로 찾아드는 이들이 적다.”

 

[가톨릭신문, 2023년 8월 13일, 홍성남 마태오 신부(가톨릭 영성심리상담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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