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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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진8: 사목적 사랑의 청소년 사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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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02-10 ㅣ No.178

[조재연 신부의 청사진(청소년 사목의 설계도)] (8) 사목적 사랑의 청소년 사목


청소년 사목 새 흐름 형성한 ‘성 요한보스코’



교회 초기부터 수세기 이어진 지식 전달·암기 위주의 교리교육은 19세기에 이르러 변화를 요구받게 된다. 이 시기는 전 세계가 근·현대화의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던 때로서, 정치적으로는 민주화,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의 발달과 도시화·산업화 등이 빠르게 전개되고 있었다. 이에 인구의 과도한 도시 집중, 도시 내 빈민굴 형성, 빈부 격차 가속화, 자본가에 의한 노동자의 도구화, 비참한 노동조건 및 인권 경시 등 부작용도 심각해졌다. 특히 값싸고 생산성 좋은 도구로 여겨지던 10대들은 노동 착취와 잦은 실업의 희생물이 되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 사회와 부모 세대는 청소년의 건강한 발달과 인격적 성장에 마음 쓸 여유가 없었다.

변화에 예민하고 불안정한 청소년기의 시기적 특성상, 당시의 10대들은 사회의 악영향을 그대로 받아 각종 범죄와 유혹에 빠져들고 있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교육학자와 박애주의자들, 교회 인사들은 기존의 사목 방식만으로는 이들에게 하느님의 구원을 중재하기 어렵다고 봤다. 그리고 이를 개선하려 다양한 노력을 시작했는데, 그 중 이탈리아의 사제 성 요한보스코(1815~1888)는 명확한 그리스도교적 이념과 과감한 창의력으로 사목 활동을 펼쳐 19세기 말 청소년 사목에 새로운 흐름을 형성했다.

성 요한보스코는 가난한 청소년과 만남을 통해 이들이 어른들의 관심과 사랑에서 소외된 사회적으로 방치된 상태라는 것을 절감했다. 그리고 청소년이 죄에 빠지고 비참한 현실로 추락하는 이유는 이들이 교회에서조차 ‘존엄성을 지닌 인간’으로서 사랑받고 존중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봤다. 이에 성인은 청소년의 삶과 존재 자체를 사랑으로 감싸 안고 우정 어린 신뢰를 보여줌으로써 신앙에로 인도하는 데 사목의 초점을 뒀다.

그는 성 필립보네리(1515~1595)와 가롤로 보로메오의 오라토리오식 교육을 계승, 가출·출감 소년들을 모아 오라토리오 공동체를 형성했다. 초기 오라토리오는 이들의 이동식 생활 공동체였으나, 그들이 미래의 삶을 준비하도록 돕는 직업·기술학교의 형태도 점차 결합됐다. 이 오라토리오 안에서 성인은 청소년들에게 단순히 교리 지식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다양한 관심사와 욕구를 반영하는 연극, 노래, 운동 등 문화·오락적 요소를 활용해 공동체가 친교를 맺는 가운데 인성·직업·신앙교육이 자연스레 이뤄지도록 했다. 자신의 흥미나 삶의 즐거움에서 멀어졌던 청소년들은 오라토리오를 통해 공동체의 우정과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고 자기 존재의 가치를 인식하기 시작했고, 조금씩 교회의 가르침에 마음을 열고 양성을 받으면서 자신들의 비참한 현실을 극복하고자 노력하게 됐다.

사실 오라토리오의 교리교육 방법 자체는 기존 지식전달 위주의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교육을 시작하기 전에 청소년의 마음을 배려하고, 그들의 사랑받고자 하는 갈망과 기쁨에 대한 욕구를 파악하고 충족시켜 신앙교육으로 이은 것이 큰 차이점이었다.

성 요한보스코는 오라토리오에서 행했던 교육방법을 ‘예방교육’이라고 칭하면서, ‘종교’에 바탕을 두면서 ‘이성’에 맞는 합리성을 갖추고 교육자와 피교육자 간에 ‘자애(사랑)’를 바탕으로 신뢰와 친교를 쌓아, 교육자의 생활가치가 피교육자에게 전달되고 생활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예방교육’이란 인성적 성장과 신앙형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전인교육이었다. 그리스도가 지녔던 사목적 사랑으로 청소년들을 품고 보듬어줌으로써, 죄와 유혹으로 일그러진 하느님의 모상을 그들 안에 회복시켜 주고자 했던 것이다.

성 요한보스코의 노력은 교회 안에 ‘사목적 사랑의 청소년 사목’이라는 새로운 흐름을 불러일으켰다. 그가 직접 설립한 살레시오 수도회·수녀회를 비롯, 그의 사목 비전에 영향을 받은 여러 수도회가 다수 설립돼 청소년교육 및 사목활동에 헌신하게 된 것이다. 이 영향으로, 청소년의 활기와 가능성을 믿으며 그들의 삶을 지지하고 사랑함으로써 청소년의 인성적·영성적 발달을 함께 북돋우려는 노력이 확산됐다. 청소년들이 공동체 안에서 우정을 맺고 생활하는 가운데 신심을 양성할 수 있도록 하는 각종 친교 프로그램이나 교육전략 등도 교회 내에서 활발히 개발돼 ‘사목적 사랑의 청소년 사목’ 흐름을 활성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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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연 신부는 가톨릭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서울대교구 무악재본당 주임, 햇살청소년사목센터 소장, 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FABC-OL) 청소년사목위원회 전문위원, 한국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가톨릭신문, 2014년 2월 9일,
조재연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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