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 (목)
(백) 성 아타나시오 주교 학자 기념일 너희 기쁨이 충만하도록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가톨릭 교리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223: 구약성경에 나타난 기도 2(2574-2577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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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3-06-26 ㅣ No.4228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223. 구약성경에 나타난 기도 ② (「가톨릭교회 교리서」 2574-2577항)


존재의 목적을 깨닫게 해주는 기도

 

 

- 엘 그레코 ‘소경을 치유하는 그리스도’. 존재의 목적을 잃은 삶은 방향을 잃고 망망대해에서 힘겹게 노를 젓기만 하는 것과 같다. 우리는 기도를 통해 소명을 깨닫고 살아가야 한다.

 

 

‘닉 부이치치’는 여덟 살 때부터 자살 시도를 세 번이나 할 정도로 삶에 비관적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태어날 때부터 양팔과 다리가 없는 장애를 지녔기 때문입니다. 두렵고 화가 나고 왜 살아야 하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열다섯 살 때 그는 요한복음 9장을 읽다가 삶이 완전히 바뀝니다. 예수님께서 태생 소경을 보며 “저 사람이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그 부모가 죄를 지은 것도 아니다. 하느님의 일이 저 사람에게서 드러나려고 그리된 것이다”(요한 9,3)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는 하느님께서는 누구에게나 탄생하기 전부터 그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계심을 믿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 자신처럼 삶의 목적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이들에게 힘과 용기를 심어주는 동기부여 강사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그의 삶은 180도 바뀌었고 지금도 참으로 행복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닉 부이치치가 성경 말씀을 통해 존재의 의미를 깨닫게 된 과정이 바로 기도입니다. 우리도 하느님의 음성을 듣기 위해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러한 그의 기도 습관은 결혼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일본계 미국인 ‘카나에 미야하라’에게 한눈에 반한 그는 사랑을 고백했다가 거절당합니다. 미야하라에게는 이미 사귀는 사람도 있었고 닉과 같은 장애를 지닌 사람과 평생 살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닉은 1년 동안 만나지 말고 1년 뒤에 다시 만났을 때 서로의 사랑이 더 증가하였다면 그것을 하느님께서 결혼을 허락해 주신 표징으로 믿자고 하였습니다. 미야하라는 자기 생각과는 다르게 1년 뒤 닉에 대한 사랑이 더 증가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둘은 하느님의 뜻이라 여기고 결혼합니다. 이 1년 동안 하느님의 뜻을 묻는 시간이 두 사람의 혼인에 대한 지울 수 없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모세도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는지 모르고 미디안 땅으로 도망친 이스라엘 사람이었습니다. 나이 80이 되어서야 하느님의 부르심을 깨닫습니다. “곧, 하느님께서는 모세를 부르시어 당신 자비의 구원 사업에 참여시키려고 그를 파견하십니다.”(2575) 모세가 떨기나무를 통해 자신을 부르시는 하느님과 대화하는 시간이 기도입니다. 모세의 기도는 하느님께서 자신을 온 인류의 구원을 위해 “부르시는 것에 대한 응답”(2593)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자신을 위하여 기도하지 않고 하느님께서 주신 소명의 성취, “하느님께서 당신 몫으로 삼으신 백성을 위해”(2577) 기도합니다. 아말렉족과 싸우는 동안 또는 미르얌의 병이 낫도록, 그리고 변절한 백성을 구하기 위해 기도했던 것입니다.

 

소명을 깨닫지 못했던 닉 부이치치의 삶은 그야말로 지옥이었습니다. 인간이 무언가를 만들 때는 항상 어떠한 목적으로 만듭니다. 그 목적대로 쓰이지 않는 물건은 가치를 잃습니다. 인간도 마찬가지입니다. 존재의 목적을 잃은 삶은 방향을 잃고 망망대해에서 힘겹게 노를 젓기만 하는 것과 같습니다. 자기가 하는 노력에 의미를 부여하려면 먼저 ‘북극성’을 찾아야 합니다. 그래야 육지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아이가 부모에게 항상 묻고 행동하는 것처럼, 우리도 하느님을 아버지로 인정한다면 기도하지 않고는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성경은 말합니다.

 

“네 마음을 다하여 주님을 신뢰하고 너의 예지에는 의지하지 마라. 어떠한 길을 걷든 그분을 알아 모셔라. 그분께서 네 앞길을 곧게 해 주시리라.”(잠언 3,5-6)

 

[가톨릭신문, 2023년 6월 25일, 전삼용 노동자 요셉 신부(수원교구 조원동주교좌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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