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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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진5: 강생의 신비 - 관계 사목의 내용과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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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01-11 ㅣ No.172

[조재연 신부의 청사진(청소년 사목의 설계도)] (5) 강생의 신비 - 관계 사목의 내용과 전략


청소년의 진정한 친구로 '함께 살아가기'



강생의 신비를 묵상하고 실천해 나가는 청소년 사목은 본질적으로 관계 사목(Relational Ministry)을 기반으로 한다. 하느님께서 예수 그리스도의 육화를 통해 인간과 직접 친밀한 관계를 맺으시고 당신 사랑을 드러내신 것처럼, 청소년 사목자도 청소년의 세계 안으로 직접 들어가 그들의 벗으로 살며 하느님의 사랑을 증거해야 한다. 때문에 관계 사목을 실천하기 위한 가장 좋은 모델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다. 그분께서 한 사람 한 사람과 직접 관계를 맺으신 것처럼 청소년 사목자도 예수 그리스도의 모범을 충실히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예수님처럼 ① 사목자가 먼저 청소년들을 찾아나서고, 그들에게 직접 다가가 친구가 되는 것 ② 사목자 스스로 그들이 좋아하는 것에 관심을 갖고, 그들의 문화를 무시하지 않고 받아들이며 그들이 어떤 세상을 살고 있는지 관심을 기울이는 것 ③ 사목자가 인내심을 갖고 그들과 발맞추어 걸으며, 같은 눈높이로 대화하는 가운데 하느님의 사랑이 드러나게 하는 것.

이 세 가지는 큰 맥락에서 하느님께서 강생의 신비를 통해 보여주고 계신 핵심 내용이기도 하다.

사실 청소년들의 회심, 그들 삶의 변화는 특별한 교육이나 프로그램을 통해 이뤄지지 않는다. 주님께서 드러내고자 하시는 친밀한 관계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다.

이와 같은 관계 사목의 내용을 이해하는 것은 대다수 사목자들에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역시 중요하면서도 쉽지 않은 것은 이를 ‘나의 사목 현장에 적용하고 실천’하는 부분이다. 필자도 활달하고 외향적인 성격이 아니어서, 청소년들을 찾아다니며 그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것을 어색해하고 부담스럽게 여기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런저런 시도를 하던 중, 미국 청소년 사목자 대회에서 만난 컬티베이션 미니스트리 센터(Cultivation Ministry Center)의 프랭크 멀카단테(Frank Mercadante)소장이 들려준 ‘관계 사목의 단계별 실천 전략’은 여러 가지 방안이 잘 정리돼 있는 유용한 툴이었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그는 위의 세 가지 내용을 ‘접촉하기-관계 발전시키기-신앙을 함께 나누기-후속조치 취하기’의 네 단계로 나누어, 각 단계별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정리했다. 자세한 내용은 「청소년 사도 양성하기: 정말로 효과적인 청소년 사목을 위한 전략」 (Frank Mercadante, Growing Teen Disciples: Strategies for Really Effective Youth Ministry, Indiana: Ave Maria Press, 1998, 햇살청소년사목센터 역. 미발간 번역본)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첫 번째 ‘접촉하기’ 단계에서는 일단 청소년들이 주로 모이는 곳(주일학교, 학교 행사나 동아리, 학원 등)에 종종 찾아가 친숙해지는 것, 조금 친해진 청소년을 통해 또다른 새로운 친구들을 소개받는 것, 그리고 청소년과 연관된 사람들 특히 그들의 부모와 좋은 관계를 맺는 것 등이 주요 전략으로 제시된다.

두 번째 ‘관계 발전시키기’ 단계에서는 전화나 문자, SNS를 통해 연락을 하며 관심을 표현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청소년들의 이름을 잘 기억해뒀다가 그들을 직접 만났을 때 이름을 부르며 반갑게 맞이할 수 있어야 한다.

세 번째 ‘신앙을 함께 나누기’ 단계는 사목자가 친해진 청소년과 단지 가까운 친구 사이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목적 관계로 발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흔히 이 단계에서 발생하는 실수는, 청소년들이 채 준비되기 전에 신앙과 교리에 대한 가르침을 전달해 버림으로써 그들의 마음이 멀어지게 만드는 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존재한다. 신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엔 그들이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여기거나 혹은 섣불리 신앙 이야기를 꺼냈다가 그들이 멀어질 것이 두려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를 계속 미루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 단계에서는 청소년들 스스로 자기 신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혹은 성경말씀에 반응할 수 있도록 적절한 시기를 포착해 ‘좋은 질문’을 던져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 질문을 통해 자연스럽게 하느님에 대한 대화가 펼쳐질 때, 사목자가 교리적 지식이 아닌 자신의 신앙 여정에 대해 이야기해준다면 청소년들은 그 삶의 스토리를 통해 복음을 맛볼 수 있게 된다. 혹여 관계가 틀어지지는 않을까, 이야기만으로 하느님을 제대로 전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은 대화를 이끌어주시는 성령께 맡겨드려야 할 것이다.

마지막 네 번째 ‘후속조치 취하기’ 단계는 놓치기 쉽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단계이다. 지금까지의 관계를 통해 신앙을 심화하고 교회에 더 투신하고자 하는 열정을 드러내는 청소년들을 사회적으로 또 영적으로 더욱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동반해주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또한 동시에, 같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는 청소년에게도 계속해서 관심을 기울이고 끊임없이 사랑의 관계에로 초대하는 단계기도 하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셨듯이 인내심을 갖고 끝까지 청소년의 진정한 친구로서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조재연 신부는 가톨릭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서울대교구 무악재본당 주임, 햇살청소년사목센터 소장, 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FABC-OL) 청소년사목위원회 전문위원, 한국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가톨릭신문, 2014년 1월 12일, 
조재연 신부(서울대교구 무악재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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