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9일 (일)
(홍) 성령 강림 대축일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성령을 받아라.

영성ㅣ기도ㅣ신앙

[기도] 기도 맛들이기: 성탄 구유 앞에서 침묵 중에 묵상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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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1-12-05 ㅣ No.1715

[기도 맛들이기] 성탄 구유 앞에서 침묵 중에 묵상합시다!

 

 

성탄이 다가오면 본당이나 수도원, 그리고 많은 가정에서 연례행사처럼 시행하는 작업이 있습니다. 바로 성탄 구유를 만드는 것입니다. 가족들이 옹기종기 둘러앉아 성탄 구유를 만드는 광경은, 생각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성탄 구유 만들기는 어린이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이자, 더 이상 좋을 수 없는 종교교육의 장이 됩니다. 성탄 구유는 다른 무엇에 앞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억하기 위해 만듭니다. 어두운 이 세상에 빛으로 오신 메시아 예수님의 탄생에 대한 감사와 찬미, 경축이 성탄 구유가 주는 핵심 메시지입니다.

 

칠레의 시인 파블로 네루다(1904~1973)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통해 우리도 진실로 태어납니다.”라고 표현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그분의 마구간 탄생으로 말미암아 우리의 출생도 비로소 의미를 지니고, 빛을 발한다는 것입니다. 아름답게 꾸며진 성탄 구유를 바라보며 그저 ‘멋있다!’ ‘아름답다!’ 외치며 사진만 찍을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이번 대림 시기에는 우리 모두 성탄 구유 앞에서 해야 할 과제가 한 가지 있습니다. 아기 예수님의 마구간 탄생이 지니는 단순함의 가치, 본질적인 것의 가치, 침묵의 가치, 평화의 가치, 기쁨의 가치, 사랑스러움의 가치를 묵상하는 일입니다.

 

성탄은 하느님께서 이 세상 모든 사람을 향해 공개적으로 당신을 드러내신 인류 역사상 가장 은혜로운 대사건입니다. 참으로 고마우신 하느님의 배려로 인해 인류 모두는 단 한 명도 빠지지 않고 영원한 생명으로 초대되었습니다. 이토록 헤아릴 길 없는 큰 은총 앞에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는 너무나 간단합니다. 기뻐하면서, 감사하면서, 행복해하면서, 아기 예수님 앞에 무릎을 꿇는 일입니다. 침묵 가운데 우리 가운데 오신 하느님의 얼굴을 오래도록 바라보는 일입니다. 그분이 우리 내면에 다시금 탄생하시도록 우리 영혼의 문을 활짝 여는 일입니다.

 

“성탄을 준비하는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것은 바로 성탄 구유 앞에서 침묵 중에 묵상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성탄의 장면을 관상하면서 아이가 될 수 있으며, 하느님께서 육화강생에 대한 경이로움이 우리 안에서 다시 샘솟게 할 수 있습니다”(프란치스코 교황).

 

“마리아에게서처럼 우리 각자 안에서도 아기 예수의 잉태와 탄생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우리가 지금 여기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예수를 낳지 못한다면 마리아가 그때 거기에서 예수를 낳았다는 사실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은 늘 새롭게 태어나셔야만 하기 때문입니다”(마이스터 에카르트).

 

[2021년 12월 5일 대림 제2주일(인권 주일, 사회 교리 주간) 수원주보 3면,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살레시오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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