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23일 (목)
(백) 피에트렐치나의 성 비오 사제 기념일 요한은 내가 목을 베었는데, 소문에 들리는 이 사람은 누구인가?

주일학교ㅣ청소년 주일학교 청소년 관련 통합자료실 입니다.

예방교육으로 읽는 이 시대의 교육: 청소년의 성덕(聖德)과 성화(聖化)의 가능성에 관하여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1-06-21 ㅣ No.139

[예방교육으로 읽는 이 시대의 교육] 청소년의 성덕(聖德)과 성화(聖化)의 가능성에 관하여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는 구 박사님(Google)에게 영어로 가톨릭 교회의 성인 숫자를 물으면 ‘대략 1만 명 정도’라고 대답하고, 가톨릭 인터넷 굿뉴스에서는 6330명의 성인 명단을 수록하고 있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성인에 관한 가장 권위 있게 여겨지는 온라인 사이트 CatholicSaints.Info에서는 1만 5777명의 가경자 · 복자 · 성인들의 명단을 수록하고 있다. 어린 성인 143명의 명단을 따로 제공하는데, 이들 대다수가 정결을 지키려다 목숨을 잃은 경우나 신앙을 증거하기 위해 순교당하신 분들로 알려진다.

 

CatholicSaints.Info가 제공하는 청소년 성인 중에는 우리나라의 순교 역사에서 12세로 순교하여 신앙을 증거한 유대철 베드로 성인(1826~1839년)이 있고, 1988년 시복된 복녀 라우라 비쿠냐(Laura Vicuna, 1891~1904년, 12세 사망)도 있으며, 1954년에 시성된 도미니코 사비오(Dominic Savio, 1842~1857년, 14세 사망) 성인도 있다. 살레시오회는 도미니고 사비오 성인이 순교한 성인을 제외하고는 가장 어린 성인임을 자랑스러워했었다. 그러나 2017년 5월 13일 파티마 성모 발현 100주년을 기념하여 시성된 프란치스코 마르토(Francisco Marto, 1908~1919년, 10세 사망)와 히야친타 마르토(Jacinta Marto, 1910~1920년, 9세 사망) 남매의 시성으로 이들이 가장 어린 성인이 되었다.

 

이러저러한 검색과 정보를 바탕으로 볼 때, 가톨릭 교회에서 어린이를 포함하여 24세까지에 해당하는 성인들은 대략 300명 정도인데, 77명은 주님의 종, 20명은 가경자, 55명은 복자, 그리고 33명이 성인이다. 그밖에 116명은 ‘거룩함’이라는 이름으로 선종하였다. 이들 중 48명은 13세 이하이다.

 

그런데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이 300명 중에서 200명이 넘는 복자나 성인들이 돈 보스코 시대 이후에 시복이나 시성 절차를 밟았다는 것이다. 이 말은 돈 보스코 때로부터 지금에 이르는 150년 사이에 거룩한 청소년으로서 교회가 인정한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가지 더 특이한 점은 돈 보스코 이전에는 거의 모든 청소년 성인들이 순교한 이들이거나 정결의 덕을 영웅적으로 지키려 했던 이들이었음에 비해 돈 보스코 이후의 어린 성인들은 대부분 일상생활 안에서 거룩함을 살려고 노력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한편으로 가톨릭 교회가 과거에는 청소년들이 아직 어려서 영적이고 종교적인 덕행이나 믿음 생활을 할 만큼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었는데, 근·현대에 들어서 그러한 생각을 바꾸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1)

 

이러한 얘기를 풀어 가는 것은 과연 청소년의 성덕이나 성화가 가능한가, 가능하다면 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어린 성인들에 관한 교회의 생각은 최근 어떻게 바뀌어 가고 있는가, 청소년의 아버지요 교육자요 친구였던 돈 보스코는 청소년의 성덕과 성화에 관해서 어떻게 생각했고 이러한 생각을 교육 프로그램에서 어떻게 적용했는가, 오늘날 청소년들과 함께 살기를 꿈꾸는 살레시오회는 “청소년의 성덕과 성화에 관하여 어떻게 확신하고 있는가? 과연 매일 교육 현장에 임하는 교육자들이 그러한 생각을 하고 있는가?” 등을 묻기 위함이다. 하나의 상징적인 예로 도미니코 사비오 성인보다 몇 개월 어린 나이에 생을 마감한 카를로 아쿠티스의 최근 시복 소식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카를로 아쿠티스

 

2018년 가경자로 선포되었던 카를로 아쿠티스(Carlo Acutis, 1991~2006년, 14세 사망)라는 소년이 2020년 자신의 기일 이틀 전인 10월 10일 성 프란치스코의 무덤이 있는 아시시 성 프란치스코 대성당에서 오후 4시에 복자품에 올랐다. 카를로는 예수 그리스도와 교회에 대한 깊은 사랑을 간직하고 인터넷을 통해 신앙을 전했던 이탈리아 소년(중학생)으로, 급성백혈병에 걸려 지난 2006년 생을 마감했다. 컴퓨터 공학 분야에 천부적 소질을 보이고 성체성사에 깊은 사랑을 품었던 카를로 아쿠티스는 밀레니얼 세대의 최초 성인으로서 가톨릭 성인 중 처음으로 운동복 차림에 운동화를 신고 복자품에 올랐다.

 

카를로는 특별하고 모범적인 방법으로 신앙의 지식을 발전시켰다. 성체성사의 신비를 깨닫고 성체 안의 예수님과 사랑에 빠졌으며, 성모님에 대한 깊은 신심도 간직했다. ‘하늘나라로 가는 고속도로’라고 생각했던 성체성사와 묵주 기도를 통해 천국을 미리 맛보았던 그는 친구들에게 직접 신앙을 전하고 교리를 설명하는 선교사였으며, 컴퓨터와 인터넷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신앙을 전했다. 그는 신앙의 주제들과 관련된 IT 프로젝트, 특별히 성체 기적과 관련된 소식을 전하는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그는 “저는 제 모든 고통을 주님을 위해, 그리고 교회와 교황님을 위해 봉헌하고 싶어요. 저는 연옥을 거치고 싶지 않아요. 저는 곧바로 천국에 가고 싶어요. … 누구나 고유한 존재로 태어나지만, 많은 이들이 남들을 흉내 내다 삶을 마감해요. 여러분은 이렇게 되지 않도록 하세요. … 슬픔은 자기 자신을 향한 시선이지만, 행복은 하느님을 향한 시선이에요.” 등 여러 명언을 남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8년 주교 시노드 후속 교황 권고 「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 104항을 통해 “디지털 세상에서 우리는 자기 몰입, 고립, 공허한 쾌락과 같은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디지털 세상에서도 창의력과 천재성을 보여 주는 젊은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가경자 카를로 아쿠티스가 그러합니다.”라고 말씀하셨다.

 

이 얘기가 먼 이탈리아의 특별하고도 유별난 한 소년의 얘기일 뿐일까? 돈 보스코는 놀랍게도 청소년들의 성덕에 대해 깊은 확신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시대의 흐름을 읽어 내기라도 하듯이 순교나 영웅적인 정결의 덕으로 성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 안에서도 성실하고도 열심한 삶을 살아 내면서 성인이 될 것을 청소년들에게 가르쳤고 이를 이루고자 하였던 위대한 성인이었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돈 보스코와 도미니코 사비오가 처음 만나던 때의 대화를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고, 돈 보스코께서 도미니코 사비오의 전기와 미켈레 마고네, 프란치스코 베수코의 전기를 왜 쓰셨는지를 이해하게 된다.2)

 

“돈 보스코는 세 가지 요점을 강조했는데, 첫째, 하느님은 누구나 성인이 되길 원하신다. 둘째, 성인이 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셋째, 성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에겐 크나큰 상급이 하늘나라에 약속되어 있다. … (이에 사비오는) ‘저는 반드시 성인이 되고 싶었어요. 그러나 그것이 가능하지도 않고 쉬운 일도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제 알았어요. 저는 꼭 성인이 되고 싶어요. 제발 저를 도와주세요. … 만약 성인이 되고자 노력하지 않으면 저는 결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그리고 저에게 어떠한 기쁨도 없을 거예요.’ 하고 말하였다.”3) 이 대목이 돈 보스코께서 도미니코 사비오를 만나던 순간을 기록한 내용이다.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St. François de Sales, 1567~1622년)께서 신앙을 가진 이는 누구나 성인이 될 수 있고 또 되어야 한다는 보편적 성소를 가르치셨다면,4) 돈 보스코는 그 말씀을 받아 특별히 청소년들에게 성인이 될 수 있고 되어야만 함을 알려 주면서 본인도 성인이 되어 갔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성화 및 성덕에 관한 돈 보스코의 확신과 교육적 접근

 

앞서 기술한 대로 돈 보스코 시대에는 이미 교회 안에서 어린이나 청소년 성덕의 가능성에 관해 상당히 구체적인 인식이 이루어진 상황이었다. 돈 보스코에게 발도코의 오라토리오는 성덕의 학교였고, 돈 보스코는 청소년의 성화를 꿈꾼 교육자였다. 돈 보스코는 오라토리오의 아이들을 대개 세 부류로 구분했다. “첫째, 산만한 아이들(dissipati, the frivolous boys) - 지속적인 동반으로 죄에 떨어지거나 악행에 빠지지 않도록 하면서 ‘정직한 시민이고 착한 신자’가 되도록 이끌어야 할 아이들, 둘째, 다소 어렵고 어떨 때는 통제가 안 되는 아이들(discoli, unruly boys) - 소년원이나 감옥에 있었거나 출소한 경력이 있는 아이들로서 이런 아이들에게는 어떨 때에는 줄 것이 별로 없고 문제 상황에서 격리 조치까지 해야 할 대상이다. 그러나 돈 보스코께서 이 아이들과 함께 그 자체로 큰 성공을 거두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셋째, 착한 아이들(buoni, the good boys) - 높은 성덕으로 나아갈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아이들이다.”5)

 

돈 보스코께서 이렇게 구분했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아이들을 차별적으로 대하고 소위 ‘착한 애들’만을 애지중지했다는 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곤란하다. 돈 보스코께서는 각각의 아이들의 단계와 수준에 맞춰서 그들이 성덕으로 나아가도록 하려는 시도를 절대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분명한 한 가지는 ‘착한 애들’ 안에 내재한 위대한 성덕의 잠재력을 꿰뚫어 보면서 이를 확신하였고, 그들이 더욱더 거룩한 길로 나아가도록 끊임없이 부추겼다는 사실이다.

 

돈 보스코의 청소년의 성화 및 성덕의 가능성에 대한 인식의 결과를 반영이라도 하듯이 교회는 역사적으로 돈 보스코 사후 20여 년이 흐른 뒤 공식적으로 청소년에 관한 성화와 성덕의 기준점이 달라지는 것에 관한 의미 있는 실제적 조치들을 내렸다. 교회 내 많은 이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1910년 비오 10세 교황님께서는 「그리스도의 사랑이 얼마나 특별한가(Quam singulari Christus amore)」라는 문서를 통해 어린이가 첫영성체를 할 수 있는 나이를 7세로 낮추었는데 이는 ‘어린이들도 성인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관해 교회의 공식적인 확인이 되는 계기가 되었고, 이러한 흐름 속에서 실제 교회는 수많은 청소년의 시성 · 시복 조사에 착수하였으며, 급기야 1954년 도미니코 사비오가 시성되었고, 1988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서 라우라 비쿠냐 역시 복녀가 되는 영예를 입었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은 복자 세페리노 나문쿠라(살레시오회 지원자, 18세 사망), 복자 펠리페 에르난데스 마르티네스(23세 사망), 복자 자카리아스 아바디아 부에사(22세 사망) 등으로 이어진다.

 

돈 보스코의 청소년들의 성화 및 성덕에 관한 확신과 교육적 접근을 두고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St. Teresa de Avila, 1515~1582년)가 『영혼의 성(城)』6)에서 영적 진보에 관하여 성 안에 있는 단계별 여러 방을 기술했던 것처럼 흔히 점진적인 단계별 발전을 이루어 갔다는 고전적 개념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돈 보스코가 청소년에 관하여 생각했던 성화의 길은 그러한 단계들(stages)이라기보다 은총으로 변화된 개별적 상태(states)의 발견이고 발굴7)이라는 개념에 상당히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 때문에 탈혼에 빠진 도미니코 사비오를 감실 옆에서 발견한 돈 보스코의 놀라움이 도미니코 사비오의 전기에 묘사되고 있는 것이다.(이에 관해서는 추후 다시 논할 것이다.)

 

“‘교회는 젊은이들의 성덕을 통하여 영적 열의와 사도적 활력을 새롭게 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젊은이의 훌륭한 삶에서 나오는 성덕의 향기는 교회와 세상의 상처를 치유하고, 언제나 우리가 부름받는 완전한 사랑으로 돌아가게 해 줍니다. 우리가 처음에 지녔던 사랑으로 돌아가도록 젊은 성인들은 우리를 북돋워 줍니다(묵시 2,4 참조).’ 어떤 성인들은 어른이 되기 전에 삶을 마감하였지만, 청춘을 다른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음을 보여 주었습니다.”(「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 50항)

 

………………………………………………………………………………………………………

 

1) 이러한 견해는 특히 몰타대학의 교육학부 교수인 Adrian - Mario Gelel과 같은 아들의 연구에 바당을 둔다.

 

2) 성 요한 보스코, 나를 사랑하는 하느님 - 도미니코 시비오. 나를 사람하는 하느님 미켈레 마고네, 「나를 사랑하는 하느님 프란치스코 베수코」, 돈보스미디어, 2009.

 

3) 성 요한 보스코, 나를 사랑하는 하느님 도미니코 사비오, 돈보스코미디어, 2009, 54-56쪽 참조.

 

4) Joseph Boenzi, St. Francis de Sales: Life and Spirit(Stella Niagra NY: DeSales Resource, 2013), 14쪽.

 

5) 이러한 구분은 20여 년의 사목 경험 후인 1862년 돈 보스코의 기술에서 보인다. (참조. P. 브라이도, ‘Don Bosco per I Giovani: I’Oratorio, una Congregazione degli Oratori document’, in Piccola Biblioteca dell’ISS, n.9, 74-75쪽)

 

6) 예수의 성녀 데레사, 「영혼의 성」, 바오로, 1993.

 

7) Louis Grech, Accompanying Youth in a Quest for Meaning. UK Don Bosco Publications, 2019, 394.

 

[살레시오 가족, 2021년 3월호(167호), 김건중 신부(살레시오회)]



502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