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교육ㅣ심리ㅣ상담

[심리] 토닥토닥: 나를 인정하고 돌보는 것부터 먼저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2-01-04 ㅣ No.1059

[박예진의 토닥토닥] (1) 나를 인정하고 돌보는 것부터 먼저

 

 

새롭게 시작하는 ‘박예진의 토닥토닥’은 일상 속에 마주하는 고통과 극복 과정을 심리학과 영성심리로 이해하고 해법을 찾는 삶의 이야기입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무력감과 박탈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코로나 블루’라는 말이 생겼듯이 만성적인 불행감이 사회현상이 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인간은 열등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위축과 불안감으로 열등감이 더해 간다. 그러나 코로나 상황이 2년 정도가 지나면서 우리는 일상에 점차 적응되고, 안전을 위한 능력도 갖춰간다. 개인심리학의 창시자인 알프레드 아들러(1870~1937)는 인간은 끊임없이 부족함을 느끼면서 그 상황에서 좀 더 나아지는 능력을 개발한다고 했다. 즉, 우리가 느끼는 열등감을 플러스 상황으로 바꾸기 위해 스스로 동기를 부여해야 지속해서 정진한다고 했다.

 

알프레드 아들러는 열등감으로 유ㆍ아동기를 보냈다. 어린 시절 구루병 때문에 4세가 되어서야 걸음마를 시작했고, 폐렴으로 목숨을 잃을 뻔했다. 3세 때엔 자신의 침대에서 동생이 죽는 것도 경험했고, 형에 대한 열등감으로 경쟁심이 심했다. 아들러는 네 살 때의 기억을 자주 말했는데, 폐렴을 앓고 있을 때 의사는 매우 비관적인 말을 했다. 그때 아들러는 죽음과 싸우고 있는 환자들에게 긍정적이고 희망을 주는 의사가 되겠다고 결심을 했다. 아들러가 경험한 사건들은 매우 큰 트라우마였음이 틀림없다. 그러나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의사가 되어서, 고통을 경험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예방을 위한 심리 교육과 집단치료를 했다. 자신의 열등감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미래에 대한 확고한 목표가 되어 자신과 사회적으로 유용한 심리학을 창시하고 확장하는 데에 일생을 바쳤다.

 

우리는 고통과 시련을 이미 넘어섰다고 해도, 기억이 지속적으로 남아 현재에도 고통 속에 있는 것과 같은 심리적 재경험을 한다. 고통 그 자체보다는 그 경험에 부여한 부정적 의미가 어렵게 하는 것이다. 그 경험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결국 ‘나’라서, 같은 경험을 가진 구성원들의 반응방식과 결과는 다른 것이다.

 

‘내게 모자람을 채우고자 하는 상태’인 열등감은 목표를 세우고 실행하는 힘이 된다. 고통으로 나는 더 견고해지고, 강인해지며 열등감을 극복하고자 노력한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뇌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는 인간의 뇌는 행동을 위한 분명한 목적을 가질 때 동기화되며, 삶에 대한 목적이 차단되면 그에 대한 정서적 반응이 불편함으로 드러난다고 한다. ‘인간은 실패를 위해 살지 않는다.’ 지금보다 더 향상된 상태와 우월한 자신 즉, ‘성공을 위해 동기화’되어 있다.

 

분명한 목적을 갖는 것은 현재를 조금 더 나은 상황으로 변화시키려는 희망이 있기 때문인데, 희망은 인간 행동을 변화시키는 가장 큰 요인이다. 그래서 이런 예측이 불가능한 코로나 상황에서도 더 안정된 상황을 기대하면서 지금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나의 존재가치다.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나를 얼마나 인정하고 있는가? 나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나와 가족 그리고 일을 위해 뛰고 있지 않은가? 내가 뭘 원하고, 무엇을 할 때 즐겁고, 늘 뛰기만 하는 나를 위해 얼마나 쉼을 계획하고, 나에게 잘하고 있다고 격려하는가? 나는 늘 부족한 사람이기만 할까? 나 스스로 얼마나 위로하며, 나를 돌보고 있는가? 인간의 성장 요소들은 타인과 구별되는 자신만의 노하우, 강점, 고통과 시련 속에 뿌리내린 끈기, 책임감, 성실, 노력, 열정 등 긍정적인 것들이다. 전 생애를 통해 어떠한 강점과 나만의 노하우가 삶의 긍정적 요소가 되었고, 얼마나 잘 활용하고 있는가를 살펴보자. 2022년은 나와 가족, 이웃을 위해 오늘을 사는 나를 인정하고, 나의 돌봄을 우선 순위로 해보자. 내가 안정되고 좀 더 편안하면, 타인도 세상도 편안하다.

 

[가톨릭평화신문, 2022년 1월 1일, 박예진(율리아, 한국아들러협회 회장)]



1,374 1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