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 (금)
(홍) 성 필립보와 성 야고보 사도 축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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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사목] 가정 안에서 신앙을 이어주는 문화 만들기: 가족과 함께 사순과 부활 묵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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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3-04-04 ㅣ No.1328

[가정 안에서 신앙을 이어주는 문화 만들기] 가족과 함께 사순과 부활 묵상하기

 

 

교회는 전통적으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살아가는 1년의 시간을 일정하게 분배하고 고유한 주기를 정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삶의 각 부분을 전례로 재현하는 전례주년(Annus Liturgicus)을 마련하고, 한 해 동안 예수 그리스도의 삶의 신비 안에서 실현된 하느님의 구원 업적을 기념하고 있습니다. 이 전례주년을 시기와 날짜별로 종합하여 적어 놓은 것을 전례력(典禮曆: Calendarium Liturgicum)이라 부릅니다.

 

전례주년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다리는 대림 시기를 시작으로, 예수님의 탄생과 주님 공현 대축일, 주님 세례 축일을 지내고 나면 주일을 중심으로 그리스도의 공생활 전체를 묵상하는 연중 시기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재의 수요일로 시작하는 사순 시기를 통해 예수님의 고난을 묵상하며 사순 시기의 마지막 주간인 성주간에 파스카 성삼일을 맞이하고 마침내 주님 부활 대축일을 기념합니다. 그렇게 부활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 그로부터 40일째 되는 날, 예수님께서 하늘에 오르신 주님 승천 대축일과 바로 그 열흘 뒤 성령 강림 대축일을 지내고 나면 다시 연중 시기로 접어듭니다. 그리고 전례주년의 마지막 주일인 그리스도 왕 대축일을 지내기까지 거룩한 축일들을 묵상합니다.

 

이처럼 전례주년을 따르며 우리는 그리스도의 죽음을 통해 인류를 구원하는 길을 열어주신 파스카의 신비를 반복해서 되새길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가족끼리 함께 기념하고 나누는 우리 가족만의 가톨릭 문화를 만들고 싶다면, 전례력에 따라 기념예식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각 본당에서 전례주년에 따라 거행되는 미사와 전례에 가능하면 가족이 함께 참여하려고 애쓰는 것을 기본으로, 각 시기의 의미를 함께 나누며 준비하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특별히 지금 우리가 보내고 있는 사순 시기 동안 온 가족이 함께 그리스도의 수난에 동참하고 다가올 부활을 잘 맞이할 수 있도록 돕는 아이디어들을 소개합니다. 아래의 예식들을 우리 가족에 맞게 응용하여 기념한다면 그것이 바로 우리 가족만의 가톨릭 문화로 자리잡게 될 것입니다.

 

 

재의 수요일에 십자가 축복하기

 

재의 수요일 미사에 참례한 후 가족이 함께 모여 십자가의 의미를 되새기고 십자가를 축복하는 예식을 바칩니다.

 

■ 준비 : 테이블, 또는 상 위에 십자가와 초를 가지런히 놓습니다.

■ 진행

① 가족 중 한 사람이 진행자가 되어 모인 의미와 재의 수요일의 의미를 간단히 설명하며 예식을 엽니다.

② 다 함께 성호를 긋고 돌아가면서 십자고상에 입을 맞춥니다.

③ 가족 모두가 다음과 같은 기도문을 함께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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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재의 수요일인 오늘, 우리는 이 십자가를 축복합니다. 우리는 한 가족으로서 예수님에 대해 더 많은 것들을 배우고 서로의 사랑 속에서 성장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도우라고 부름 받았습니다. 지금 이 순간 십자가를 축복하며 이 사실을 다시 마음에 새깁니다. 우리가 이 십자가에 입을 맞출 때 계속해서 예수님에 대해 배우고 서로 사랑할 수 있는 용기를 허락하소서.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고 기꺼이 자신을 내놓을 수 있는 용기를 허락하소서. 사순 시기 동안 우리가 이런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저희를 도우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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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시기 가족 실천 사항 정하기

 

재의 수요일 전날, 또는 재의 수요일 미사를 가족이 함께 봉헌한 후 사순 시기 동안 각자 혹은 함께 행하고 실천할 수 있는 일을 정하고 실천합니다. 그리고 부활미사를 함께 봉헌한 후 사순 기간 동안 실천한 것에 대해 나누는 시간을 갖습니다.

 

■ 준비 : A4 1/4사이즈 정도의 카드와 펜(가족 인원 수만큼)

십자가, 초, 이콘, 성화 등을 활용해 전례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자리를 준비합니다. 예식이 이루어지는 공간은 약간 어두운 것이 좋습니다.

■ 진행

① 가족 중 한 사람이 진행자가 되어 먼저 시작기도를 바칩니다.

② 진행자를 제외한 가족 중 한 사람이 이사야서 58장 6-11절(참된 단식)의 말씀을 봉독하고 잠시 묵상합니다.

③ 미리 준비한 카드를 한 장씩 나누어 가진 후 사순 시기 동안 주님의 수난에 동참하고 하느님께 보다 더 가까이 가기 위해 다음 두 가지에 대해 성찰하고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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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사순 시기 동안 주님의 수난에 동참하고 하느님께 보다 더 가까이 가기 위해 내가 포기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② 이 세상을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실천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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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다 적은 다음 돌아가면서 각자의 다짐을 함께 나누고, 다짐을 적은 카드를 붙여놓을 공간을 함께 정하고 붙입니다.

⑤ 예식을 마무리하며 자유롭게 모두가 함께 한 약속을 계속 지켜나갈 수 있도록 하느님께 청하는 기도를 바칩니다.

 

 

부활 초 밝히기

 

부활미사를 가족이 함께 봉헌하고 돌아와 부활초를 함께 밝히는 예식을 하고 부활 시기 동안 초를 밝힙니다.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어린 아이가 있는 가정은 LED초를 사용하셔도 됩니다.

 

■ 준비 : 하얀 초 1개

■ 진행 : 부활미사를 가족이 함께 참례한 후 돌아와 부활초를 준비해 함께 불을 밝히고 다음과 같은 기도문을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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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를 향해 손을 뻗고) 사랑의 하느님, 빛이신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이 초를 축복하소서. 그리고 저희 가족이 이 초를 밝히며 정의롭고 선한 삶을 사는 것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빛을 전해야 함을 기억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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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동체와 영적 성장을 위한 길잡이, 2023년 4월호, 햇살사목센터(천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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