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8일 (토)
(백) 부활 제7주간 토요일 이 제자가 이 일들을 기록한 사람이다. 그의 증언은 참되다.

예화ㅣ우화

[감사] 배은망덕한 금속기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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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10 ㅣ No.282

배은망덕한 금속기술자

 

 

옛날 티이아가라고 하는 바라문이 있었다. 그의 집안은 매우 가난했기 때문에 아내는 노상 남편에게 돈을 벌어 오라고 구박하였다. 어느날 아내의 바가지를 참다 못한 티이아가는 소식도 없이 여행길을 떠났다. 숲속을 걷다가 목이 말라 물을 찾다가 한 우물을 발견했다. 그런데 그 속을 보니 호랑이와 원숭이와 뱀과 사람이 한 명 빠져 있었다. 동물들과 인간은 바라문을 보자 이제는 살았구나 하는 희망을 가졌다.

 

맨 먼저 호랑이가 말했다.

 

"존경하는 바라문이여! 산 자의 목숨을 구한다는 것은 큰 공덕입니다. 가족 곁으로 가서 함께 살 수 있도록 부디 나를 살려주십시오."

 

바라문은 절대로 자신을 공격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고 호랑이를 건져주었다. 잠시후 원숭이와 뱀도 구해주었다. 역시 뱀에게도 자신을 무는 등의 행동을 절대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았다. 호랑이와 원숭이는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전하며 언제든지 여행중에 한 번 자신들의 거처를 방문해 주시면 꼭 은혜를 갚겠다고 했다. 호랑이는 숲속 작은 계곡의 동굴에, 원숭이는 그 동굴옆 폭포가 그들의 거처였다. 그런데 뱀은 찾아오라는 부탁이 아니라 언제고 바라문의 신변에 위험이 닥쳤을 때 자신을 기억해 달라고 했다. 그리고 나서 세 마리의 동물들은 길을 떠나며 바라문에게 "저 인간은 나쁜 사람입니다. 저 친구를 절대로 믿어서는 안됩니다" 하고 입을 모아 말했다. 이어서 바라문은 그 사람도 건져 주었다. 그는 "나는 금속기술자요. 무엇인가 제작할 일이 생기거든 내게로 가져와 주시오" 하고 말했다.

 

바라문은 오랜 여행을 마치고 집을 향해 가다가 마침 원숭이의 초대를 떠올리고 폭포로 갔다. 원숭이는 온갖 맛있는 과일을 대접했다. 다음날 바라문은 호랑이를 방문했다. 호랑이 역시 극진히 바라문을 대접하고 갈때는 황금으로 된 많은 장신구까지 선물로 주었다. 바라문은 그 황금 장신구를 돈으로 바꾸면 온 가족이 편안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마침 우물에서 구해준 금속기술자를 찾아갔다. 그를 찾아가면 반드시 이 장신구들을 좋은 값으로 팔아줄 것이라고 믿었다.

 

금속전문가는 바라문을 대접하고는 전문가에게 가서 감정을 받고 올테니 기다리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몰래 궁전으로 가서 황금 장신구를 훔친 바라문이 있다고 고발했고 그 바라문은 곧 체포되었다. 왕은 날이 새면 투옥한 바라문을 처형하도록 명령했다. 그는 모든 희망을 상실했다. 그 때 뱀이 작별할 때 들려준 말이 생각났다. 뱀의 도움을 얻고자 했을 때 이미 뱀이 그의 옆에 와 있었다. 뱀은 이렇게 말했다.

 

"내가 임금이 사랑하는 여왕을 물겠습니다만, 어떤 마술사도 의사도 여왕의 상처를 치유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당신의 손이 여왕의 손에 닿으면 그 순간에 여왕의 상처에 들어간 독을 지우겠습니다. 그러면 당신은 석방됨을 물론이려니와 더없는 영광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계획은 그대로 실행되었다. 누구도 여왕의 병을 고칠 수 없었다. 이 때 바라문은 자신이 영왕의 상처를 고칠 수 있다고 나섰다. 무사히 여왕을 구한후 바라문은 큰 영광과 보배를 얻었다. 그리고 바라문은 임금에게 목숨을 구해준 동물들은 감사의 뜻을 표시하는데 오로지 금속기술자만은 은혜를 원수로 갚았다는 사실을 피력했다. 임금님은 금속기술자를 잡아가두고 바라문을 높은 지위에 앉혔다.

 

[라 퐁테느 외 저 · 유제관 편, 동서양 고전으로 배우는 삶의 지혜, 넥서스, pp.124-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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