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일 (수)
(백) 부활 제5주간 수요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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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신약성경, 무엇이든 물어보세요25: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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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3-06-26 ㅣ No.1131

[홍성남 신부의 '신약성경,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25) 판단


섣부른 판단으로 사람을 저울질해선 안 됩니다

 

 

■ 예수님은 남을 심판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생활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상대방의 잘잘못을 저울질하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심판하지 말라는 말씀을 잘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남을 판단하지 말아라.”

 

주님의 이 말씀은 가슴을 뜨끔하게 하는 말씀입니다. 수도 없이 다른 사람들을 판단하면서 살아왔는지라 속을 들킨 느낌이 들어서입니다.

 

그러나 혹자는 반발하기도 합니다. “사람이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살면서 어떻게 판단을 하지 않을 수 있느냐”고. 허나 주님께서는 절대로 무리한 말씀을 하지 않으십니다. 주님께서 판단하지 말라고 하신 것은 아예 하지 말라는 말씀이 아니라 섣부른 판단이 사람 잡을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말씀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에 대하여 섣부른 판단을 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심리학에서는 사람들이 세상을 파악하는 중요한 특징 중 하나를 범주화라고 하는데, 이런 범주화가 일반화될 때에 고정관념이 생기고 이런 고정관념으로 다른 사람들을 근거 없이 판단하게 된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고정관념을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자긍심이 낮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비하함으로써 나쁜 사람으로 만들면 상대적으로 자신의 자존감을 고양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에 대해 흉을 보면 자신들은 마치 괜찮은 사람인 것 같은 자기착각 현상이 생기는데, 이런 현상은 사람 마음 안에 우월감이 생기게 하기에 무의식적으로 중독이 되어서 고정관념을 포기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대개 고정관념을 가진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전체를 보기보다 자기 기분에 맞는지 안 맞는지를 중요시합니다. 자기 마음에 들면 좋은 사람, 기분을 거스르면 좋지 않은 사람이란 이분법적인 시야를 가지고 사람들을 판단합니다. 이런 사람들을 일컬어 꼰대, 진상, 우물 안 개구리 등등으로 부릅니다. 이런 사람들은 대개 골치 아픈 지식 쌓기 같은 노력은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소위 ‘카더라 뉴스’, 가짜뉴스에 놀아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왜 그런가? 지적 능력이 떨어져서 그런 것입니다. 물음을 던지고 생각하는 훈련이 모자란지라 다른 사람들이 길바닥에 흘린 것들을 주워 모아서 마치 자신의 생각인양 하는 것입니다. 이들이 가진 지식을 ‘지라시’ 지식이라고 하는 것은 이들의 학구적인 면모가 바닥 수준임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이처럼 지식의 뿌리가 얕기에 누군가가 큰소리를 내면 마치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처럼 흔들리고 선동적인 발언에 쉽게 넘어갑니다. 그래서 이들은 목적을 가지고 선동하는 자들의 손쉬운 먹잇감이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런 사람들이 많을수록 사람들 사이는 갈라지고 사회는 불안정해지며 사이코패스 같은 권력자들이 독재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손쉬운 판단을 잠시 뒤로 하고 깊은 생각, 다양한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사람이건 사회이건 안정감을 갖습니다. “너희가 심판(판단)하는 그대로 너희도 심판받고, 너희가 되질하는 바로 그 되로 너희도 받을 것이다. 너는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주님의 엄중한 말씀을 깊이 묵상할 필요가 있는 지금입니다.

 

 

■ 마태 7,1-5

 

“남을 심판하지 마라. 그래야 너희도 심판받지 않는다. 너희가 심판하는 그대로 너희도 심판받고, 너희가 되질하는 바로 그 되로 너희도 받을 것이다. 너는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네 눈 속에는 들보가 있는데, 어떻게 형제에게 ‘가만, 네 눈에서 티를 빼내 주겠다.’ 하고 말할 수 있느냐? 위선자야,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그래야 네가 뚜렷이 보고 형제의 눈에서 티를 빼낼 수 있을 것이다.”

 

[가톨릭신문, 2023년 6월 25일, 홍성남 마태오 신부(가톨릭 영성심리상담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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