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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신학ㅣ사회사목

[노인사목] 노인 사목, 시대의 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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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5-14 ㅣ No.671

[빛과 소금] 노인 사목, 시대의 소명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는, ‘변화란 미래가 우리의 현재 생활에 침투하는 과정’이라 했습니다. 세상은 그야말로 초고속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내가 지금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면 그것은 세상의 변화를 거부하는 것, 미래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으로 전락하고 만다는 겁니다. 시대의 흐름을 외면하고서는 21세기의 생존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변화 가운데 하나가 바로 고령화입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경제발전과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평균수명 연장과 저출산으로 인한 출산율의 저하가 원인입니다. 통계청의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화 사회입니다. 유엔기준 따라, 65세 이상의 노인이 전체 인구의 7%가 넘으면 고령화 사회, 14%가 넘으면 고령 사회, 21%가 넘으면 초고령화 사회라고 정의합니다. 인구변화 추이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속도로 고령 사회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하는데 그 예상년도는 2018년 정도이고, 초고령화 사회는 2026년 정도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고령사회로의 진입기간이 다른 나라보다 빠른 특성이 있는데, 1865년에 세계에서 가장 먼저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프랑스는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 사회가 되는데 무려 115년이나 걸렸으며, 1973년 가장 먼저 고령 사회가 됐던 스웨덴은 85년, 가장 빠른 속도의 인구 고령화를 경험한 일본은 26년이지만 우리나라는 겨우 18년으로 예상되고 있어 대비책이 시급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더욱이 베이비 붐 세대의 인구 집중 현상이 초래하는 또 다른 현상과 특징들은 그에 관한 연구와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들 입을 모읍니다. 인구 학자들은 이같은 초고속 고령화를 ‘압축적 고령화’라고 표현하는데, 우리나라가 그 대표적 사례입니다.

그렇다면 한국천주교회는 어떤 상황일까요? 한국천주교회의 고령화 현상은 이미 한국사회의 고령화를 크게 앞지르고 있습니다. 2011년 통계를 보면 노인 신자 비율은 전체 인구 대비 비율보다 4.5%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향후 2022년에는 노인 신자 비율이 전체의 30%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이른바 ‘처치고어’ 즉 규칙적이고 열심한 신자들 가운데 노인 신자의 비율이 월등히 높기 때문에, 이들을 배제하고는 앞으로 교회의 주된 활동과 봉사를 맡을 평신도 봉사자들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교회의 다양한 봉사와 활동에서, 노인층의 협력과 참여 없이, 노인층을 단순히 배려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은 현실적으로 교회의 막중한 역할과 일들을 수행할 봉사자를 찾는 데 있어 분명 그 한계에 부딪히고 말 것입니다.

실제로 본당마다 사목 위원을 비롯해서 구역장, 반장 ,단체 임원, 회원을 뽑는 데 있어 심각한 어려움을 현실로 느끼는 것은 이미 본당 사목자들의 공통된 체험이고, 여성들의 사회적 활동의 증가 추세로 인한 봉사자의 발굴과 양성에는 더욱 심각한 우려가 쉽게 예측됩니다. 이러한 때에, 교회는 과연 노인 사목을 어떻게 실현해 가고 있고 또 어떻게 실현해 가야 할 것인가? 이 점은 오늘날 다 함께 주목해야 할 교회의 시대적 소명이며 우리가 진지하게 풀어야 할 과제임이 틀림없습니다.

[2013년 3월 3일 사순 제3주일 인천주보, 홍근표 바오로 신부(서울대교구 사목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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