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 (금)
(홍) 성 필립보와 성 야고보 사도 축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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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사목] 가정 안에서 신앙을 이어주는 문화 만들기: 하느님의 보호 안에서 일상을 살아가도록 돕는 실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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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3-02-06 ㅣ No.1323

[가정 안에서 신앙을 이어주는 문화 만들기] 하느님의 보호 안에서 일상을 살아가도록 돕는 실천들

 

 

책을 가득 채운 가방을 메고 어디론가 향하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볼 때면, 일상의 무게를 이겨내며 자신의 길을 만들어가는 아이들이 대견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합니다. 그 시간을 대신 견뎌내 줄 수는 없지만, 가정 안에서라도 충분히 사랑의 힘을 충전하도록 도와준다면 그것이 아이들에겐 정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거기에 하느님의 보호와 축복이 더해진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요.

 

그렇다면 가정 안에서 사랑의 힘을 충전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시간은 언제일까요? 바로 아침에 눈을 떴을 때, 그리고 집을 나설 때와 들어올 때, 그리고 잠들기 전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이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나의 사랑뿐만 아니라 하느님의 보호와 축복으로 채울 수 있는 작은 방법들을 소개합니다.

 

 

아침의식

 

아침의식은 부모의 부드러운 미소와 음성으로 아이의 잠을 깨우는 데에서 시작됩니다. 햇살이 가득 들어오도록 집안 곳곳을 빛으로 채우고 잔잔한 성가를 틀어 하루를 열어보십시오. 그리고 새날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다음과 같은 짧은 기도를 자녀의 귀에 속삭여 주십시오. 자녀가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고,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올리는 데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줄 수 있습니다.

 

(자녀의 이마에 십자성호를 긋거나 자녀의 머리에 손을 얹어 축복하며)

“새 날을 주신 주님, 감사합니다. (자녀의 이름과 세례명를 부르며)와 저희 가족 모두의 하루를 축복하소서.”

 

 

문턱 의식(집을 떠날 때와 돌아왔을 때)

 

예로부터 각 문화권에서는 고유한 문턱 의식을 통해 몸과 마음을 잘 무장하고 세상에 나아가도록 격려하고, 무사 귀환에 감사하며 지친 몸과 마음을 잘 달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아이들의 일상에서도 이와 같은 문턱 의식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은 등굣길에 야단을 맞거나, 귀가 때에 환대받지 못하면 다른 때보다 더욱 섭섭해하곤 하지요. 이 시간이 부모에게는 바쁜 하루를 열고 마무리하느라 때론 전쟁같이 느껴지는기도 하겠지만, 가능하다면 잠시라도 마음을 내어 격려하고 위로해주십시오. 문턱 의식의 핵심은 자녀가 부모의 사랑과 하느님의 보호 안에서 자신의 하루를 잘 살아낼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사정상 직접 마주하고 문턱 의식을 할 수 없다면 문자 메시지, 혹은 짧은 통화로 사랑을 전해도 좋습니다. 그리고 이때 세상에 자녀를 파견한다는 마음으로 다음과 같이 짧은 기도를 전한다면 자녀가 하루를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1) 집을 떠날 때

 

(자녀의 이마에 십자성호를 긋거나 자녀의 머리에 손을 얹어 축복하며)

“○○○를 축복해 주소서. ○○○가 하느님을 알고 더 사랑하는 사람이 되도록 이끌어주시고, 오늘 하루 ○○○의 모든 발걸음을 보호해 주소서.”(개인 기도하기)

 

“오늘 ○○○가 만나는 모든 사람을 축복해 주세요.”

 

“주님께서 그대에게 복을 내리시고 그대를 지켜 주시리라.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비추시고 그대에게 은혜를 베푸시리라.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들어 보이시고 그대에게 평화를 베푸시리라.”(민수 6,24-26)

 

2) 집으로 돌아왔을 때

 

“오늘 ○○○와 동행해주신 주님 감사합니다. 몸의 피로함과 일상의 어려움이 있었다면 문밖에 털어두고, 이 안에서 다시 주님의 사랑만을 가득 채울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오늘 ○○○의 발걸음이 주님의 뜻을 실천하는 발걸음이 될 수 있도록 주님의 은총을 구하오니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수면의식

 

하루를 마무리하며 잠자리를 준비하는 시간은 가족들이 사랑 안에서 각자의 일상을 나누고, 하느님께 감사를 올려드릴 수 있는 중요한 순간입니다. 가족이 잠시 모일 수 있다면 함께, 그것이 어렵다면 자녀 각자의 잠자리에서 편안한 대화의 시간을 가져보길 바랍니다. 하루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일, 새롭게 배운 것, 기뻤던 일, 마음이 아팠던 일, 어려웠던 일 등을 함께 나누면 좋습니다. 이 자리는 정보나 사실을 확인하기 위한 자리가 아닙니다. 따라서 반드시 어떤 이야기를 꼭 나누어야 한다는 강박을 갖지 말고,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대화 후에는 각자 하느님께 하루에 대한 느낌을 말씀드리거나, 다음과 같이 하루를 하느님께 봉헌하며 감사를 올리는 짧은 기도를 함께 봉헌하십시오. 자녀가 기도문을 인지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면 가톨릭 기도서의 저녁기도를 함께 바치는 것도 좋습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오늘 하루 저희에게 베풀어주신 사랑에 감사드립니다.(감사)

 

오늘 하루 중 제가 지은 죄에 대해서 반성하오니 자비를 베풀어주소서.(용서를 청함)

 

현재 제가/ ○○○(자녀의 이름과 세례명)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주님 앞에 놓아 드리니, 새날에는 주님의 뜻을 깨닫고 실천하도록 도와주소서.(청원)”

 

[소공동체와 영적 성장을 위한 길잡이, 2023년 2월호, 햇살사목센터(천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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