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0일 (월)
(백)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교육 주간)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교의신학ㅣ교부학

[성령] 성령과 기: 교회의 기원으로서의 성령의 체험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8-01-10 ㅣ No.198

성령과 기 : 교회의 기원으로서의 성령의 체험

 

 

교회가 정확히 언제 생겨났는지 말할 수는 없지만, 눈에 보이는 교회가 성체성사와 성령강림 없이 존재하지 않음은 분명하다. 교회는 성체성사와 성령강림 위에 세워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 “교회의 생명은 두 개의 보충적인 신비, 즉 최후의 만찬의 신비와 성령강림의 신비 안에서 건설된다. 이 이원성은 항상 교회의 실존 안에서 발견될 것이다.”1)

 

 

성령은 우선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영이시다.

 

그리스도 사건과 성령은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다. 예수 그리스도는 “성령의 활동을 통하여”(마태 1,18) 잉태되었고, (공관복음에 의하면) 예수님의 메시아적인 사명은 하느님의 영 안에서의 세례와 함께 시작된 것이다. 예수님은 “성령을 가득히 받고”(루가 4,1), “성령의 능력을 가득히 받고”(루가 4,14) 선포하고 활동하시는 분이시며, “그리스도를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리신 분”(로마 8,11)이시다. 성서에 따르면 부활 이전 시기의 이 영의 활동은 성령이 “예수 그리스도의 영”으로 불릴 만큼 분명하게 예수님 자신에 한정되어 있다.(필립 1,19 ; 갈라 4,6 참조) 하지만 이 영은 아직 제자들에게로 옮아가지 않고 있다. 그들은 비로소 부활 이후에 그리고 부활을 토대로 성령을 받게 되는 것이다.

 

예수님은 이미 아버지께 제자들을 도와줄 성령의 강림을 위해 기도하셨고(요한 14,16 이하), 사도들에게 성령의 협조를 약속하셨으며(요한 14,26 ; 15,6 ; 16,7), 부활하신 예수님을 통하여 성령께서 파견되셨다. - “성령을 받아라.”(요한 20,22)

 

그러므로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인 한, 교회의 원천은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성령의 활동 안에 있는 것이다.

 

 

교회의 원천은 성령강림 사건 안에 있다.

 

그리스도인과 교회의 존재는 성령께 의존하고 있다. 그래서 신학자들은 “모든 그리스도인은 한 가지 점에서 일치한다. 그리스도인이라는 것은 하느님의 영을 받았다는 것이고, 첫 성령강림 축제 이래 교회라는 존재는 성령으로 충만하여 있는 존재임을 뜻한다.”2)고 말한다.

 

최초의 그리스도인들은 성령강림 이후에 비로소 가시적인 공동체로 드러났다는 것을 신약성서는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루가는 교회의 시작을 성령의 파견 안에서 보고 있다.(사도 2 참조) 성령의 내리심인 성령강림은 무엇보다도 성령의 ‘힘’을 증거하고 있으며,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예수님의 증인들이 되도록 하는 신적인 힘은 성령을 통하여 그들에게 가까이 온다는 것이다.

 

“성령이 너희에게 오시면 너희는 힘을 받아 예루살렘과 온 유다와 사마리아뿐만 아니라 땅 끝에 이르기까지 어디에서나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사도 1,8)

 

예수님은 당신의 제자들에게 입김을 불어넣으심으로써 그들에게 성령을 선사하신다. 그런데 신적인 힘의 표현으로서의 이 행위는 교회를 일으키는 특성을 지닌다. 따라서 “공동체가 생겨나고 십자가에 못 박히신 이가 주님으로 고백되는 것은 성령의 덕택인 것이다.”(1고린 12,3 참조)3) 성령강림을 통하여 교회가 건설되었으며, 성령이 자신의 교회 위로 또 교회 안으로 오셨다는 것은 신적인 구원행위의 신비이다. 그래서 성서는 “교회는 성령의 원조로 성장하였다.”(사도 9,31)고 한다.

 

마찬가지로 2차 바티칸 공의회도 성령강림 날의 교회의 탄생에 대해서 말하기를, “그리스도께서 영광을 받으시기 전에 벌써 성령께서 의심 없이 세상에 작용하시었다. 그러나 성령 강림 날에 성령께서는 사도들과 같이 영원히 머물기 위하여 그들 위에 내려 오셨으며(요한 14,16 참조), 또 그 날 교회는 민중 앞에 공적(公的)으로 나타났으며 복음의 선포는 설교를 통하여 백성들 사이에 시작되었다.”(선교교령 4항)고 한다.

 

 

교회는 성체성사를 통하여 설립되어진다.

 

자신의 뿌리를 성령강림의 공동체에 둔 교회는 성체성사를 통하여 더불어 건설된다. - “나를 기념하여 이 예식을 행하여라.”(루가 22,19; 1고린 11,24) 공동체는 성체성사의 축제 안에서 볼 수 있는 모습으로 실현되는 것이다. 신자들이 말씀을 듣고 기도하고 주님의 성찬을 거행하기 위해서 모이는 곳에, 또 신자들이 신앙과 사랑의 개인적인 삶을 위해서도, 공동체적인 삶을 위해서도 헌신하는 곳, 오직 그곳에서 교회는 실제적인 조력자를 갖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L. Bouyer이란 신학자는 이렇게 말한다.

 

“교회는 미사를 통하여 끊임없이 건설되고 보존된다. 왜냐하면 교회는 복음의 말씀이 선포되고 그리스도교적인 신앙이 알려지고 빵이 떼어지고 잔이 건네지는 하나의 집회이기 때문이다. … 이러한 까닭에 오늘날의 교회는 하나의 본질적인 ‘잔치의 모임’(히브 12,22)으로, 그 안에서 그리스도의 통치는 건네진 영 안에서 미리 나타난 하느님의 통치에 대한 약속으로 경축된다. … 오순절의 영의 교회는 … 누구나 함께 하기에 각자를 위해 영을 나누어 받는 같은 장소에 모인 사람들의 모임이고, 그 받아들임의 첫째 효과가 공동체 생활이 되는 모임이다.”4)

 

2차 바티칸 공의회의 교회헌장은 이 교회가 성체성사를 통하여 영속적으로 살아가고 성장한다고 분명히 말하고 있다.(26항)

 

교회의 성체성사적인 설립에 있어서 성령의 활동이 제외될 수 없다. 성령은 성찬례 안에서도 힘차게 활동하시기 때문이다.(이에 대해서는 뒤에 살펴보겠다.) 따라서 성령 없는 교회는 생각할 수 없다.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유래하고 성체성사를 통해서 세워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렇게 교회는 성령에게서 유래하고 성령을 통하여 세워지는 것이다.

 

[월간 빛, 2003년 5월호, 조현권 스테파노 신부(대구가톨릭대학교 교의신학 교수)]



1,682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