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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ㅣ 봉헌생활

영성의 향기를 따라서: 예수의 소화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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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7-03-05 ㅣ No.107

[영성의 향기를 따라서] 예수의 소화 수녀회 (상)

 

 

개신교에 뿌리를 두고 있는 예수의 소화 수녀회는 교파를 초월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들에게 봉사하며 살아가고 있다.

 

 

광주광역시 남구 봉선동에 위치한 예수의 소화 수녀회 본원. 수녀원 입구에 들어서 차에서 내리자마자 『안녕하세요. 어디서 오셨어요?』라며 환한 웃음을 지어주는 정신지체 자매와 밝은 얼굴로 방문객을 맞아주는 수녀들과 봉사자들의 모습이 이곳의 삶과 수녀회의 정신을 짐작케 했다.

 

1999년 조철현 신부(현 광주 풍암동 주임)와 김준호(레오) 선생에 의해 창설된 예수의 소화 수녀회(원장=김종순 수녀)는 한국 그리스도교 역사에서 참으로 독특한 한 장을 차지하고 있다. 가톨릭 교회의 수도회임에도 그 유래가 개신교 수도 공동체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수도 공동체의 시작은 5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창립자인 김준호 선생은 성 프란치스코와 같은 생을 살고픈 마음으로 다리 밑 거지천막에서 가난한 이들을 형제로 여기고 함께 살았다. 이후 김선생은 「성녀 소화 데레사의 자서전」을 읽게 되면서 성 프란치스코와 공통된 「작음의 영성」을 발견하였고 1956년 광주시 북구 화암동에 「무등원」을 마련해 이곳에서 결핵으로 죽어가는 환우들을 친형제?자매처럼 돌보았다.

 

이 때부터 교파를 초월해 예수 그리스도의 가난과 미소함을 본받는 삶을 실천하고자 모여든 자매들로 공동체를 이뤘으며, 이것이 오늘날 예수의 소화 수녀회의 모체이다. 1970년대에 이르자 이들 공동체에는 봉사활동을 원하는 가톨릭 신자 자매들도 함께 했으며 이들은 성무일도와 규칙생활을 하며 수도공동체의 모습을 보이게 됐다.

 

또 한 명의 창립자인 조철현 신부와의 인연은 1976년에 이르러서이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봉착한 무등원 자매들이 성탄 자선 모금을 위해 성당을 찾게 되었고, 당시 광주 계림동본당 주임이었던 조철현 신부가 자매들의 사연을 듣고 이들 공동체에 물적 정신적으로 후원하면서부터였다. 조신부의 도움에 대부분이 개신교 신자였던 자매들은 가톨릭으로 개종을 하고 세례를 받아 성사생활로 신망애를 키우며 새로운 삶으로 변화되어 갔다. 

 

조철현 신부와 김준호 선생은 이 자매들이 주님 손길을 더욱 가까이 느끼며 죽는 날까지 동정의 삶을 뿌리내릴 수 있도록 수도회를 창설하기로 협의했으며, 1981년에는 「무등원」을 소화 데레사의 영성에 따라 「소화자매원」으로 개명하게 되었다. 또한 결핵환자 수가 감소하자 점차 결핵환자에서 정신지체 여성들을 돌보는 공동체로 바뀌어갔다.

 

조신부는 당시 광주대교구장이었던 윤공희 대주교에게 수도회 창설에 대해 청을 넣었고, 답을 기다리는 동안 1996년 남구 봉선동에 수련소를 신축, 수녀회 창설에 따른 제반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윤대주교는 섬김과 나눔의 생활을 통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봉사하고 가난과 겸손으로 꾸준히 기도 생활을 하는 공동체의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본 후 마침내 1999년 1월 18일 예수의 소화 수녀회 창설을 허락하고 회헌과 회칙을 인준해 주었다. 

 

이후 수녀회는 1999년 3월 1일 수련착복식을 시작으로 예수성심시녀회 정복례 수녀의 지도 아래 정규 수련이 시작됐으며, 점차 수녀회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되어 현재는 유기서원자 13명에 청원자와 수련자 4명이 공동체를 이루며 살고 있다. [가톨릭신문, 2005년 2월 27일, 김재영 기자]

 

 

[영성의 향기를 따라서] 예수의 소화 수녀회 (하)

 

 

예수의 소화 수녀회는 정신지체 장애우들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기초생활훈련 및 사회재활훈련, 심리치료, 의료서비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예수의 소화 수녀회의 영성은 교회와 시대의 징표에 따라 하느님의 나라와 세상의 복음화를 위해 사랑의 성소를 선포할 것을 첫째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수녀회는 자비의 예수 성심 안에서 교파를 초월한 교회일치를 지향하는 기도생활을 하며 성 프란치스코와 성녀 소화 데레사의 가난과 겸손, 즉 「작음의 영성」을 따라 살고자 노력한다. 또한 생활 능력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과 정신적.육체적 장애를 지닌 자매들을 돌보는 일에 헌신하며, 교회 안에서 사도적 활동과 관상생활의 조화를 이루도록 부르심 받았다.

 

「소화(小花)」라는 수도회 이름처럼 예수의 소화 수녀회 수녀들은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낮은 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마음을 「작은 꽃 향기와 빛」으로 넉넉하게 해주며, 십자가상의 예수 성심의 자비와 사랑의 「불꽃」을 세상 사람들에게 당겨주는 작은 「불씨」가 되고자 한다. 

 

예수의 소화 수녀회는 성 프란치스코 수도 3회 형제 자매들의 회칙과 생활을 기초적 법규로 택함으로써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의 영성을 따르며 프란치스칸 가족들과 영적인 일치를 이루도록 노력하고 있다. 

 

1999년 1월 18일에 창립된 수녀회는 비록 6년이라는 짧은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창립 훨씬 이전인 1956년부터 결핵 환자들을 도우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도직 활동을 수행해 왔다. 

 

수녀회의 사도직 활동 목적은 자비의 예수 성심 안에서 세상을 복음화 하기 위해 모든 활동의 바탕을 성부 하느님께서 성자 그리스도를 파견하신 사랑의 신비와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는 그리스도의 사랑의 계명에 두고 있다. 이와같은 사랑의 복음화를 실현하기 위해 수녀들은 사회복지로부터 소외된 이들을 형제 자매로 받아들이고, 그들에게 잃었던 아들을 포옹하는 아버지처럼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수녀회는 광주시 남구 봉선동에 사회복지법인체인 소화자매원을 설립하고 정신지체인 생활시설인 「소화천사의 집」 「소화성가정」 「소화진달네집」과 정신장애인 요양시설인 「소화정신요양원」에서 정신지체장애 여성들을 돌보고 있다. 수녀들은 100여명의 직원 및 봉사자들과 함께 장애여성들을 보호하며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기초생활훈련 및 사회재활훈련, 심리치료, 의료서비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함으로써 심리적, 사회적 능력을 배양해 장애여성들이 지역사회에서 건강한 생활인으로 살아가도록 돕고있다. 

 

성소 모임은 매월 둘째 주일 오후 2시 수녀회 본원에서 열리며 봄과 가을에는 1박2일간 성소자를 위한 피정도 갖는다. 입회자격은 만 17세에서 30세 미만의 고졸 이상 학력을 지닌 미혼 여성으로서 세례받은지 3년 이상된 자면 된다. 

 

김종순 원장수녀는 『저희 수녀회는 작은 꽃처럼 작음의 삶, 예수님의 삶을 지향하며 살아가는 공동체』라며 『십자가상의 예수성심의 자비와 사랑의 불꽃을 온 세상 사람들, 특히 가난한 사람들에게 당겨줄 작은 불씨가 되고자 하는 분들은 언제든지 환영한다』고 전했다. 

 

※ 문의=(062)673-9633~4, www.sohwanu.or.kr [가톨릭신문, 2005년 3월 6일, 김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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