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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교황주일 특집: 하느님 백성 위해 봉사하는 그리스도의 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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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0-06-27 ㅣ No.148

[교황주일 특집] 하느님 백성 위해 봉사하는 그리스도의 대리자

 

 

교황주일은 그리스도를 대신해 하느님 백성에게 봉사하는 교황을 위해 기도하고, 교회와 교황에 대한 신자들의 순명과 일치를 다짐하기 위해 특별히 정한 날이다. 한국교회는 1930년경부터 해마다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가까운 주일에 교황주일을 지낸다.

 

 

27일은 사도 베드로의 후계자이자 전 세계 교회의 영적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교황을 위해 기도하는 ‘교황주일’이다. 교황주일을 맞아 사제 중의 최고 사제인 교황과 교황의 직무, 교황주일의 유래에 대해 알아본다.

 

 

교황은 누구인가?

 

「교황청 연감(Annuario Pontificio)」은 교황을 사도 베드로의 후계자, 그리스도의 대리자, 로마교구의 교구장 주교 등으로 정의하고 있다. 또한 서방교회의 최고 사제이자 이탈리아 수석 대주교인 교황은 국제법적으로 바티칸 시국 원수의 지위를 갖고 있으며, 교회 안에서는 세계 주교단의 단장이며 현세 그리스도교의 최고 사목자로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교황을 일컫는 ‘파파’(Papa)는 아버지라는 뜻의 라틴어 ‘파파스’(Papas)에서 유래한 말이다. 본래 지역교회 최고 장상(주교, 대수도원장, 총주교 등)을 부르던 용어였으나 8세기 이후부터는 로마의 주교에게만 사용하고, 그레고리오 7세 교황(1073~1085) 때부터는 완전히 교황에게만 쓰이게 됐다. 한국교회는 처음 ‘교화황’(敎化皇)이라는 말을 사용했고, 그 후 ‘교황’과 ‘교종(敎宗)’을 혼용해 오다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부터 ‘교황’이란 호칭으로 통일했다.

 

 

교황의 직무는?

 

‘주께로부터 사도들 중 첫째인 베드로에게 독특하게 수여되고 그의 후계자들에게 전달될 임무가 영속되는 로마 교회의 주교는 주교단의 으뜸이고 그리스도의 대리이며 이 세상 보편교회의 목자이다. 따라서 그는 자기 임무에 의하여 교회에서 최고의 완전하고 직접적이며 보편적인 직권을 가지며 이를 언제나 자유로이 행사할 수 있다’(교회법 제331조).

 

교황은 전 세계 가톨릭교회를 지도하고 통치하는 최고 사목자이다. 교황 직무는 교회의 직무 내용처럼 진리를 가르치는 예언직과 이에 상응하는 교도권, 인간을 성화하는 사제직과 신품권, 교회를 다스리는 왕직과 통치권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주교로서의 통상적인 권위로 가르치는 것을 통상 교도권, 교황 직위를 발동해 가르치는 것을 장엄 교도권이라고 한다. 신품권은 다른 주교들의 신품권과 같다. 따라서 교황이 집전한 성사나 주교가 집전한 성사, 또는 신부가 집전한 성사의 객관적 가치는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교황의 통치권은 그 수위권 때문에 모든 성직자들의 통치권을 능가하고 포괄한다.

 

교황직은 초대 베드로 사도에서 현 교황 베네딕토 16세까지 265대째 이어져 내려오면서 가톨릭교회의 정통성을 보여주고 있다. 현행 교회법에 따르면, 교황은 교황 선거권이 있는 전 세계 추기경들에 의해 전(前) 교황의 서거 후 15일 이내에 소집되는 선거회의 ‘콘클라베’를 통해 종신직으로 선출된다.

 

교황직은 초대 베드로 사도에서 현 교황 베네딕토 16세에 이르기까지 265대째 이어져 내려오면서 가톨릭교회의 정통성을 보여주고 있다.

 

 

교황주일은?

 

그리스도를 대신해 하느님 백성에게 봉사하는 교황을 위해 기도하고, 교회와 교황에 대한 신자들의 순명과 일치를 다짐하기 위해 특별히 정한 날이다.

 

한국교회는 1930년경부터 해마다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인 6월 29일과 가장 가까운 주일을 교황주일로 지낸다. 초창기에는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다음 주일을 교황주일로 지냈으나 그 주일이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대축일’과 겹치는 경우가 생김에 따라 6월 29일과 가장 가까운 주일로 변경했다.

 

교황주일을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가까운 주일에 기념하는 것은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가 그리스도교의 초석을 놓은, 교회에서 가장 공경 받는 성인이기 때문이다. 특히 베드로는 초대 교황이었다. 교황주일이 두 성인의 축일과 가까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국교회를 비롯한 전 세계 각 지역 교회는 교황주일 미사 때 교황과 교황직무에 대한 강론을 하며, 교황을 위한 특별헌금을 실시한다. 우리 교회 공동체가 보편교회의 표상인 사도좌의 교황과 연결돼 있음을 표현하고 실천하자는 의미다. 이 헌금은 교황청으로 보내져 세계 각처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자선금과 성직자 양성, 선교기금 등으로 쓰인다.

 

한편 가톨릭 신자들은 교황주일을 맞아 ▲ 지상에서 그리스도의 대리 직분을 수행하는 교황이 그 직분을 끝까지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 교황의 뜻이 그리스도의 뜻 안에서 합당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 교황의 영육 간 건강을 위해 열심히 기도하고 희생을 봉헌할 것을 권고 받는다.

 

 

현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 “단호하고 엄격한 정통교리의 수호자”

 

 

베네딕토 16세는 오랫동안 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교회의 정통 가르침을 위협하는 조류들에 대해 단호하고 엄격한 입장을 견지하며 정통교리의 수호자로 인정받아왔다.

 

 

본명은 요제프 라칭거(Joseph Ratzinger). 전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뒤를 잇는 제265대 교황이며, 독일 출신으로는 교황 하드리아노 6세(1522~1523년) 이후 482년 만에 선출된 아홉 번째 교황이기도 하다.

 

요제프 라칭거는 1927년 4월 16일 부활절 전야에 독일 바이에른주 마르크틀 암 인에서 3남매의 막내로 출생했다. 독실한 신앙을 가진 부모의 영향을 받아 생후 4시간 만에 세례를 받았으며, 어릴 때부터 매일미사에 참례했다.

 

트라운스타인 소신학교와 뮌헨대학 부속 헤르초글리헤스 게오르기아눔 신학교를 졸업하고 1951년 프라이징에서 사제품을 받은 그는 뮌헨-모자크 성 마르틴본당 보좌신부로 사목일선에 첫 발을 내디뎠다.

 

1953년 뮌헨대학에서 신학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프라이징대학과 본대학에서 교의신학 및 기초신학 교수를 지냈으며, 1962년부터 3년간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독일 요제프 프링스 추기경 자문역(전문위원)으로 활약했다. 이후 뮌스터대학 튀킹겐대학 레겐스부르크대학 교수를 역임한 후, 뮌헨 프라이징 대교구장을 거쳐 1977년 교황 바오로 6세로부터 추기경에 서임됐다.

 

1981년 이래 24년 동안 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교회 내 자유주의와 상대주의 등 교회의 정통 가르침을 위협하는 조류들에 대해 단호하고 엄격한 입장을 견지하며 정통교리의 수호자로 인정받아왔다. 특히 해방신학과 종교다원주의, 여성사제 서품, 동성애, 낙태, 인간복제 등을 강력하게 반대하는 등 윤리적 면에서 보수적인 시각을 견지해왔다. 20년 넘게 전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보필하며 ‘하느님의 충복(忠僕)’, ‘요한 바오로 3세’ 같은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05년 4월 19일 교황에 선출되면서 자신의 이름을 ‘베네딕토 16세’로 정했다. 교황명은 평소 존경해온 전임 교황과의 내면적 관계를 연결 짓거나, 자신의 사목과 통치의 방향을 드러내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 베네딕토라는 이름은 역대 교황 중 15명이나 교황명으로 사용했을 만큼 사랑받아온 이름으로 ‘축복’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유래됐다. 베네딕토란 교황명을 가장 최근에 사용한 교황은 베네딕토 15세(1914~1922)로서,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평화를 실현하고자 노력한 교황으로 평가받는다. 따라서 그가 교황명으로 베네딕토를 선택한 것은 베네딕토 15세의 후계자임을 자처하는 것이며, 동시에 ‘평화의 사도’로 헌신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는 것이다.

 

[가톨릭신문, 2010년 6월 27일, 곽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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