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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학교 교육: PESS 프로그램을 통한 전인교육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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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0-12-10 ㅣ No.107

[경향 돋보기 - 가톨릭 학교 교육] 제대로 아이들을 키우고자


PESS 프로그램을 통한 전인교육 사례

 

 

요즘엔 삶의 가치를 돈에 두는 사람들이 대다수입니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청소년에게도 영향을 미칩니다. 방송매체에서 돈을 많이 번 사람을 성공 사례로 보여주고, 부모님도 자녀에게 어떤 꿈을 갖고 있냐고 묻기보다 돈 많이 버는 직업을 가지라고 조언합니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뭐 하고 싶니?”라는 질문에, “돈 많이 버는 일이요.”라고 망설이지 않고 대답합니다.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갈 줄 아는 전인적인 인간

 

이러한 청소년의 사고를 변화시키는 방법은 새로운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만나도록 하는 것입니다. 곧 인성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아닌 하느님 중심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아이들을 이끌어주는 것입니다. 논산대건중고등학교는 교육의 본질을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갈 줄 아는 전인적인 인간으로 완성하는 데 두고 있습니다.

 

처음 입학하는 학생들은 새로운 교육방향을 낯설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하느님 안에서 인간다운 인간으로 육성하고, 개인의 신뢰성을 바탕으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가 되도록 하는 교육을 받으면서 점점 자기 자신의 성숙과 다른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배려하는 성숙한 사람으로 자라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좋아하시는 즐거운 마음

 

우리 학교 학생들이 하느님과의 일치 안에서 성장할 수 있는 이유는 생명력 있는 교육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성과 학력이 조화롭게 계발되도록 건강한 신체, EQ(Emotional Quotient, 감성지수), SQ(Spiritual Quotient, 영성지수)를 성장시키고자 전교생을 대상으로 P(Physical, 신체적), E(Emotional, 정서적), S(Spiritual, 영적), S(Study, 지적)로 구성된 PESS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기숙사생활을 하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면 먼저 줄넘기를 합니다. 학교가 자연 속에 있기 때문에 하루를 시작하면서 하느님이 주신 좋은 공기, 바람, 햇빛과 같은 지나치기 쉬운 자연을 아침마다 느끼고, 건강하게 줄넘기를 하고 있는 자신을 감사할 수 있는 시간을 갖습니다.

 

줄넘기 외에도 주말이면 학생들의 풋살 경기로 학교 운동장이 뜨겁습니다. 한참 성장할 학생들을 장시간 의자에 억지로 앉혀놓는 대신 자유로운 동아리 활동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경기일정을 짜고, 서로 규칙을 맞춰가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는 방법을 배워나갑니다. 대학에서조차 동아리 활동보다 취업준비를 하는 시대에 어떻게 보면 입시를 위한 공부 시간을 빼앗기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을 열심히 하고나면 자연스럽게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친구들과 관계가 좋아지고 건강한 체력을 키워가기 때문에 생활이 즐거워집니다.

 

즐거운 마음은 하느님께서 좋아하시는 것입니다. 우리 학교는 아이들에게 즐겁게 살라고 말하는 대신 그렇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줍니다. 운동 동아리뿐만 아니라 중창, 보드게임, 영어신문, 개그 등 본인이 원하는 동아리를 할 수 있도록 원할 경우 지도교사를 배치하고 장소를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 사회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리더십도 자연스럽게 키워집니다.

 

 

잘 살아가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하기

 

가톨릭은 공동체 안에서 하느님과의 만남을 중요시합니다. 그래서 PESS는 정서적인 면에서 개인의 성장과 더불어 친교의식을 계발하는 ‘이웃과의 만남’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학생들이 전인적으로 성장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우선적으로 자신을 알 수 있는 심성계발을 통해 자신의 내면세계를 탐색하고, 정체성을 인식하여 올바르고 객관적인 인생관과 미래상을 정립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가치관 특강, 영상포럼, 자아탐색을 위한 심리검사를 통해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를 먼저 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세상에 하나뿐인 자기 자신을 알아가면서 하느님께서 각자에게 주신 특별한 탤런트를 깨달아갑니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서 잘나거나 못난 것이 아니라 나와 다를 뿐이며, 모두에게 하느님의 특별한 계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세상의 기준이 아닌 하느님의 뜻에 따라 자신이 가진 탤런트가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되고 세상에서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를 스스로 알아가게 됩니다.

 

이러한 생각들은 공동체 안에서 성장하게 됩니다. 연간 계획에 따라 학부모 상담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달마다 한 차례 금요일 7, 8교시에는 집단 상담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 때 자신의 생각과 고민들을 발표하고 친구들의 이야기도 들으면서 서로가 공동체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수정하고 발전시켜 나갑니다. 그 과정에서 사회에 기여하는 역할은 모두 다르지만, 어떻게 조화를 이뤄야 하는지를 알게 되어 친교의식이 자라나고 서로를 존중할 수 있게 됩니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되면 전통 성인식을 치릅니다. 자신이 살아갈 모습을 그려보는 호를 짓고, 부모님을 모시고 한복을 갖춰 입고 전통 성인식을 치릅니다. 이때 기본예절을 배우고 어른으로서 책임져야 할 것들을 되새기는 시간을 통해 책임과 의무를 알게 됩니다.

 

성인식과 같은 행사 외의 다양한 학교교육을 통해 학생 개개인이 책임의식을 갖기에 가능한 우리 학교의 민주시민 교육은 학년초에 학생, 교사가 함께 토론회를 개최합니다. 지도카드와 선행카드 제도를 실시하여 자율적으로 학생들이 질서를 지키도록 합니다. 하느님이 주신 자유의지를 잘 사용하는 방법은 이렇게 학교생활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가톨릭 학교의 사명인 복음화를 위해 학생들에게 신앙적인 교리를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느님 안에서 잘 살아가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창조성과 창의성은 감성지수(SQ)에서 나온다

 

성령의 목소리를 따라서 자유의지를 잘 사용하려면 본질 직관 능력인 SQ가 필요합니다. 바로 하느님의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시대가 요구하는 창조성과 창의성은 SQ로부터 나옵니다.

 

우리 학교는 주 1회 명상자료를 배부하여 각자 명상하고 PESS 플래너에 작성하도록 합니다. 플래너는 PESS를 실천하려는 도구로 각각의 영역에 대한 계획을 매일 스스로 세우고 평가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연간, 월간, 일별 계획을 통해 각 부분에서 균형 잡힌 성장을 하도록 스스로 계획하고, 자기평가를 하도록 합니다. 목표와 계획이 명상 안에서 느끼게 되는 세상에 대한 새로운 시각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아이들의 인성과 학력이 조화를 이루면서 성장할 수 있습니다.

 

SQ는 학습법에도 적용하고 있습니다. 학습법은 논리와 사고를 넘어선 본질을 어떻게 찾는가에 대한 것입니다. 지식은 이제 클릭 한 번이면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지식을 선별하여 습득하는 방법이 중요하고, 그것을 어떻게 논리적으로 사고하는가가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SQ 학습법은 그것을 넘어서 영적인 제3의 눈을 통해 본질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내가 이것을 ‘왜 하는가?’에 대한 의식이 깨어나면, 학습은 저절로 따라오는 것입니다. 학습을 하고자 학습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왜 하는지에 대한 실용적인 이유를 알고, 삶의 의미를 깨우쳐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변화하게 되면, 본질 직관 능력인 SQ가 높아지고 모든 것이 하느님의 계획 안에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전 교과에서 어느 교과서나 참고서를 능가하는 교사들의 자료 개발을 통해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역사적 의식을 갖고 학습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동일 교과 교사 두 분씩 한 연구실에 있기 때문에, 교과 연구와 자료 개발에 충실성을 더할 뿐 아니라 사교육을 받지 않는 대신 학생들 스스로 공부하다가 모르는 것은 언제든지 질문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배운 것뿐만 아니라 교과 이외의 다양한 것들에 호기심이 있습니다. 이러한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는 것은 교사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우리 학교는 학생들이 서로 질문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서도 SQ를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얼마 전 교내 학습탐구 동아리 발표대회가 있었습니다. 어떤 팀은 지구 온난화에 대해 발표했는데, 그 현상이 일어난 원인과 결과만 연구한 것이 아니라, 그 문제를 해결하여 ‘하느님이 주신 자연과 인간의 삶을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가?’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고 있었습니다. 과학을 왜 공부하는지에 대한 하느님의 뜻을 알면, 공부는 자연스럽게 잘 되기 마련입니다.

 

국어과의 경우 수준별로 토론 학습 자료를 개발하여 적용하며, 사회과는 전체성 안에서 부분을 파악할 수 있는 종합적인 사고력과 역사의식을 증진시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 교과가 SQ 학습법을 통해 단순히 암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식이 지니는 의미와 가치를 깨달아 깊고 유연성 있는 사고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맺으며

 

세상의 기준에서 보면 고등학교 교육은 대학을 가기 위한 입시 준비 장소입니다. 그래서 세상이 바라는 인재는 좋은 대학에 가고, 돈을 잘 버는 전공을 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눈으로 본다면 그저 청소년 한 명, 한 명이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소중합니다. 그래서 각기 다른 잠재력을 갖고 있으며, 그것을 키워나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고자 우리 학교는 기본적인 체력, EQ, SQ가 성장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교육하고 있으며, 또한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 강석준 미카엘 - 대전교구 신부. 논산대건중고등학교 교장이며 개방형 자율학교 추징위원 및 평가위원이다. “PESS 플래너를 통한 자기주도적 학습방법 개발”, “인간교육과 학력신장” 등의 저서가 있다.

 

[경향잡지, 2010년 10월호, 강석준 미카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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