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0일 (월)
(백)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교육 주간)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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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신앙교육을 위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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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0-05-24 ㅣ No.94

[경향 돋보기 - 청소년 신앙교육] 청소년 신앙교육을 위한 단상

 

 

“(학원에서) 새벽 1시에 들어온 아이들 47.6%가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한국사회조사연구소, 2008년)

 

“서울시 초중고생 4명 중 한 명은 행동장애와 불안장애를 겪고 있다. 100명 중 16명은 전문가의 진단과 처방이 필요할 만큼 정신장애가 심각하다”(학교보건진흥원)

 

“청소년들 중 스트레스를 ‘종종 받는다.’가 50.9%, ‘항상 받는다.’가 23.4%이며, 스트레스 요인 1위는 시험성적에 대한 부담감이 74.8%로 가장 높다”(2007년 서울시청소년 상담지원 센터 조사)

 

“청소년 사망 원인 2위는 자살이다”(2009년 청소년 통계, 통계청) “중고등학생 8명 중 1명은 폭력에 노출되어 있다”(2009년 청소년 통계, 통계청)

 

- 김순천, “대한민국 10대를 인터뷰하다” 중에서.

 

참으로 마음이 무겁고, 슬프다 못해 참담한 통계입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상황을 보여주는 위와 같은 자료들은 해마다 그 수치가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회 안에서 상대적 약자인 청소년들은 위와 같은 상황 속에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이는 가톨릭 신자 청소년들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닐 것입니다.

 

 

청소년 문화에 대한 연구에서부터

 

한국 청소년 문화 연구자들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청소년이라는 개념을 법으로 정의한 것보다 오히려 세대 개념으로 이해한다고 합니다. 곧 나이나 학년 구분에 근거한 세대 개념 내지는 마케팅 산업이나 방송 관련 단체들이 정의한 개념으로 이해합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X세대, N세대, R세대, 촛불세대 등의 세대 개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현장에서 직접 만난 청소년이 아닌 일반화된, 때론 사사로운 이익을 얻으려는 의도나 편견으로 묘사된 청소년을 현실 청소년의 개념으로 이해하여, 우리 역시 청소년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청소년 문화 연구는 단지 예술적, 심미적 차원만이 아닌 청소년들의 ‘삶의 총체적인 양식’에 대한 연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있는 ‘현장으로 가자.’라고 주장합니다. 한국 상황 안에서 청소년들의 문화는 다른 세대와 독립되거나 고립되어 있지 않고 다양한 측면으로 관련을 맺습니다. 그래서 다른 세대의 삶의 양식으로부터 영향을 받기도 하고, 독립되기도 하며, 때로는 다른 세대의 삶의 양식을 주도하기도 합니다.

 

청소년 문화에 대한 연구를 통해 어른 세대, 나아가 청소년들이 속한 사회 전반적인 삶의 양식에 대한 이해가 가능하고, 그 역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가톨릭 청소년의 문화, 그들 삶의 양식을 이런 관점에서 논의하고 연구해 볼 수 있겠습니다. 이를 통해 교회 안에서 위기 상황으로 대두되고 있는 청소년 신앙교육을 위한 원리 내지는 방법론을 모색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청소년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상적 흐름

 

한국 상황 안에서 큰 영향을 끼치는 주요한 사상적 흐름으로 포스트모더니즘, 세계화, 신자유주의를 꼽을 수 있습니다. 제한된 지면에서 이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하기 어렵지만 간단한 특징을 언급함으로써 청소년 문화를 이해하는 바탕을 마련해 보고자 합니다.

 

포스트모더니즘은 예술계에 긍정적으로 커다란 영향을 끼친 것이 사실이지만, 이전 사회가 표방했던 상식, 합리성, 공동선 중심에서 ‘꼭 지켜야 하고, 해야 하는 것이 없다.’는 쪽으로 생각의 전환을 이끌었습니다. 전통적 가치 체계와 윤리에 닥친 커다란 도전은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가 겪고 있는 공통된 어려움일 것입니다. 특히 그리스도교를 비롯한 종교들이 직면한 현실적인 어려움은 생각보다 심각합니다.

 

‘내용 중심’의 종교가 제시하는 메시지가 ‘느낌 중심’, ‘이미지 중심’의 포스트모던 시대에 설득력과 흥미 없는 것으로 전락한 것도 현실입니다. 또한 ‘개인주의 팽배’로 각 종교가 지향하는 공동체 정신도 설득력을 잃고 있습니다. 가족 중심, 공동체 중심, 어른들에 대한 존경, 예의 등으로 사회의 가치체계를 유지해 오던 한국 사회가 큰 혼란을 겪는 것도 이런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또한 한국 사회는 ‘상호 교류’와 ‘발전’이라는 긍정적 영향 이면에 ‘정체성의 위기’, ‘양극화’, ‘가난한 나라가 당하는 착취’를 양산하는 세계화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물질주의와 소비주의가 팽배해지고, 이기심에 기초한 개인주의가 만연하며, 경세제민(經世濟民)이라는 본래의 뜻을 잃어 사실상 황금만능주의와 같은 의미로 이해될 수 있는 경제제일주의가 사회 곳곳에 퍼져있습니다.

 

소득, 부, 자원이 최고의 중요한 가치이며 이를 위해 ‘효율과 경쟁’을 필수적인 것으로 여겨 인간은 점점 더 도구화, 자원화, 황폐화되는 신자유주의 영향으로 여러 병리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그 결과 이기주의, 가정해체와 생명경시 그리고 자살률이 증가합니다. (통계에 따르면 자살하는 사람이 하루 평균 35명이고, 청소년은 1년 평균 250명입니다. 곧 우리나라에서는 한 시간마다 한 사람이 자살을 선택하고, 하루에 청소년 한 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 시대 한국 땅에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복음화

 

한국 사회 안에서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이 세 가지 사상적 흐름은 앞서 논한 대로 청소년들, 특히 가톨릭 청소년들 역시 벗어날 수 없으며, 부지불식간에 그들의‘삶의 양식’ 을 지배하거나, 통제합니다. 이런 현실 앞에서 가톨릭교회는 ‘주일학교, 특히 중고등부 학생 수의 격감’과 ‘청년 교리교사의 부족과 양성 부족’, ‘청년 신자들의 감소’라는 문제들 앞에 단순히 ‘참여자 수의 감소’, ‘교회 안의 청소년에게만’ 집중하는 것은 아닌지, 또 가난하고, 소외된 청소년들에 대해서 관심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됩니다.

 

한국 가톨릭 인구가 전체 인구 약 5천만 중에 약 10% 정도, 곧 500만 정도에 불과한 현실을 생각해 보면, 가톨릭 신자들, 특히 가톨릭 청소년들이 살아가는 현실은 가톨릭 환경보다는 비가톨릭 환경입니다. 또한 가톨릭 청소년에 대한 그 어떤 노력도 비가톨릭 청소년을 제외한 채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가톨릭 청소년들의 신앙교육 문제는 단지 본당 주일학교만의 문제가 아닌 비가톨릭 인구를 포함한 한국 가톨릭교회의 선교적 측면, 복음화 측면에서 검토되고 다루어져야 합니다. 그러므로 교회 안의 청소년 또는 교회를 떠나있는 청소년들을 포함한 이 시대 한국 땅에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바로 한국 가톨릭교회의 사목과 신앙교육의 대상이고, 선교사적인 태도와 정신으로 그들을 “교육하면서 복음화하고, 복음화하면서 교육해야” 합니다.

 

 

그리스도교 교육의 근본 원리와 방법론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그리스도인 교육 선언”을 통해 “참교육은 인간의 궁극 목적과 더불어 사회의 선익을 지향하는 인격 형성을 추구한다.”(1항)라고 가르칩니다. 곧, 교육의 목적이 인격 형성에 있으며, 이를 통해 인간의 궁극 목적과 사회의 선익을 지향토록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교가 지향하는 인격의 모습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삼위일체 신비를 반영한 ‘하느님의 모상’이며,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그 구체적인 모습이 드러납니다(사목헌장, 22항; “가톨릭교회 교리서”, 1701-1702항 참조).

 

그리고 “교회를 통하여 현실화되는 그리스도께서 말과 행업으로 드러내신 복음의 힘으로 인간을 내적으로 쇄신시켜 ‘복음적 생활’로 인도하는 활동이 복음화 활동이며, 이 ‘복음적 생활’을 통해서 이룩되는 ‘하느님 나라 백성’으로서의 ‘인류의 쇄신’이 ‘복음화’이고, 그리스도께서는 복음 자체이시기에”(심상태, “‘제삼천년기’와 한국교회의 새 복음화”,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 1998년, 71-72쪽) 복음화가 지향해야 하는 목표 역시 그리스도의 인격인 셈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교육하면서 복음화’해야 하고, ‘복음화하면서 교육’해야 하는 것이 우리 그리스도교의 교육 방법이자 목표라 할 수 있겠습니다. 더불어 삼위일체의 신비를 반영한 ‘하느님의 모상’이라는 인간성의 목표는 인간성의 본질이 ‘관계성’으로 들어가 일치를 이루는 것(요셉 라칭거, “그리스도 신앙 어제와 오늘”, 분도출판사, 1983년, 143쪽)을 말합니다. 곧 ‘나-너’의 관계, ‘나-그것’의 관계의 성숙이 청소년들을 교육하고 복음화하는 목표이자 근본 원리이며, 방법론임을 일깨워줍니다.

 

 

청소년 복음화의 길

 

루카 복음의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 이야기(24,13-35)는 청소년들을 복음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여정이 어떠해야 하는지 알려줍니다. 이야기는 좌절과 실의에 잠겨 “침통한 표정인” 제자들에 관한 묘사로 시작합니다. 마치 이 시대 ‘기쁨과 희망’보다는 ‘슬픔과 두려움’에 빠진 청소년들의 모습을 보는 듯합니다.

 

길을 가는 동안 제자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동행하시는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굼뜬” 제자들에게 당신에 관한 예언의 말씀을 설명해 주십니다. 하지만 제자들은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여정에 함께하십니다. 예수님께서 “빵을 떼실 때”에야 비로소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주님이심을 알아차립니다. 그 순간 예수님은 사라지시고, 제자들은 자신들이 떠났던 공동체로 돌아가 예수님의 부활 소식을 전합니다.

 

청소년 사목의 모델을 제시하는 루카 복음의 이 내용은 청소년 신앙교육자가 행해야 할 사목의 전형으로 ‘동반’과 ‘증거’를 제시합니다. 그들의 ‘굼뜬’ 행동에도, 실수에도 포기하지 않고 설명하시며, 동반을 계속하시는 모습, 지시적이거나 억압적이지 않고, 그들의 여정에 함께 하시는 예수님의 모습, 마침내 ‘빵을 쪼개는’ 상징적인 행동을 통해, 자신을 내어주시는 예수님의 모습은 청소년들이 신앙교육자들에게 기대하는 모습이자, 신앙교육자들이 청소년 신앙교육 현장에서 살아내야 하는 모습입니다. 그 모습을 통해 예수님을 발견한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공동체로 돌아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증언할 수 있게 됩니다.

 

 

청소년 신앙교육에 필요한 것

 

간단하지만 이상의 내용을 숙고해 볼 때, 한국이라는 상황 안에서 청소년 신앙교육을 실천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몇 가지 이끌어낼 수 있겠습니다.

 

먼저, 청소년 신앙교육자들, 곧 청소년 사목자들의 ‘회개’와 ‘기도’가 필요합니다.

 

이는 “경건으로 위장된” 개인적 차원의 회개가 아닌 공동체적 · 사회적 차원의 회개를 말하며, 단지 본당 주임사제나 청소년 사목 담당사제의 관심이 청소년 신앙교육의 주된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성찰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청소년 신앙교육 담당 사제, 수도자, 평신도가 “네 탓이요.”가 아닌 “내 탓이요.”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내가 만나는 청소년들에게로 회개해야 함을 말합니다. 그들을 ‘우선적으로 선택’하고 그들에게 돌아가야 함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자신들이 만나는 청소년들을 위해, 동료 사목자들과 자신의 인간적인 한계를 초월한 은총을 청하는 기도를 해야 함을 말합니다.

 

신앙교육이란 단지 지식 정보 전달이 아니라 삶을 전하는 것이고, 빵을 쪼개 나누어주는 성체성사적인 실천을 통해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신앙교육자를 교리 지식에 대해 해박함을 지니도록 양성하고, 재정을 확보하며, 좋은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본당 책임자가 관심을 가지면, 청소년들을 올바르게, 신앙으로 이끌 수 있다는 항간의 연구 결과가 실현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고 활동 중인 청소년 관련 단체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며, 청소년들이 주체가 되어 활동 중인 단체도 많습니다. 이는 “네 탓이요.”에만 머물지 않고 ‘청소년에게로 회개’하려는 청소년 신앙교육자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열정을 가지고 ‘나부터’ 시작하면 ‘우리’가 될 수 있고, 그곳에서 희망의 싹이 자람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연대를 통해 희망의 싹을 틔우는 농부의 지혜도 더불어 배우게 되겠지요.

 

둘째, 비그리스도교 국가인 한국 상황 안에서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다양한 상황을 폭넓게 이해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단지 신자 청소년, 냉담 청소년에 대한 통계적 수치에 의존하기보다 한국 청소년들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한 신자, 냉담자 청소년에 대한 이해를 말합니다. 특히 한국 청소년들의 문화와 그들이 놓인 인간상황, 곧 인권 상황에 대한 이해는 신앙교육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래서 청소년들의 문화가 ‘틀린 것’이 아닌 ‘다른 것’이라는 관점의 접근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단순히 인권이 무엇인지, 인권 보장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이해를 넘어, 인권 존중의 분위기를 형성하고, 그 분위기 안에서 교육하기 위함입니다.

 

‘하느님의 모상’이라는 인간성의 실현은 단지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이룰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만이 아니라 ‘관계를 통한 인간성 실현’을 이루려는 구체적인 실천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요? 이런 의미에서 심리학, 교육학 분야에서 연구된 성숙한 관계에 관한 결과물들은 큰 도움이 되리라고 믿습니다. 청소년 신앙교육자들의 인간적인 성숙은 이런 측면에서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하고, 그들을 양성하는 데 필수요소이며, 강조에 또 강조를 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입니다. 이와 같은 청소년 상황 이해는 청소년과 상호작용을 통한 신앙교육을 가능케 하고, 한국 가톨릭 청소년 현실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셋째, 현 주일학교가 보여주는 학교·본당의 분위기를 넘어 학교 · 본당 · 가정 · 운동장의 분위기가 각 본당 공동체와 신앙교육자 개인에게서도 드러나도록 노력해야겠고, 모든 교육 프로그램을 계획하는 데 근간이 되어야겠습니다. 이는 사도행전 2,42.44-47에 바탕을 둔 신앙내용(Kerygma), 전례(Liturgia), 친교(Koinonia), 봉사(Diakonia)라는 사목 원리의 청소년 사목적 실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곧, 지식과 정보만을 전달하는 곳이 아닌 청소년이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제반 사항을 배우고 익히는 장소인 학교, 주일 미사거행만이 아닌 교회의 다양한 전례와 삶의 전례를 행하는 본당, 청소년들을 따뜻하게 맞아들이고 그들의 상처를 끌어안는 가정, 친구처럼 만나 기쁘게 지내는 운동장의 모습이 청소년 신앙교육 안에서 공동체적, 개인적 차원으로 드러나야겠고,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계획하거나 청소년 사목을 위한 공간을 마련할 때도 필수적으로 고려되어야겠습니다.

 

넷째, 살레시오회 창립자 성 요한 보스코가 말했듯이 “교육은 마음의 일”이고,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의 말씀처럼 “마음은 행동의 원천이고, 행동은 마음에 달려있는 것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두 성인의 말씀은 여러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먼저 교육을 위해 우리 마음의 주인이신 하느님의 마음을 닮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곧, 추수 때까지 밀밭의 가라지를 인내하시며 기다리시는 마음(마태 12,24-43), 돌아온 아들을 기꺼이 맞아들이시는 마음(루카 15,11-32),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꺼져가는 심지를 끄지 않으시는”(이사 42,3) 하느님의 마음을 닮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청소년 신앙교육자와 청소년들의 마음의 주인이 하느님이시기에 그분께로 마음의 방향이 정해져야 하고, 그분께서 마음을 이끌어주시도록 청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교육은 감정, 의지, 사랑 그리고 내적 자유와 관련된 마음의 일이기에 강압적이거나, 권위적, 제도적인 태도와 분위기로 청소년들을 교육하는 것을 늘 경계하고, 피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글을 시작하며 인용한 한국 청소년들의 상황을 더 이상 ‘남의 아이들 얘기’로 여기기보다 ‘우리의 미래, 우리의 청소년들의 이야기’로 받아들이자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더불어 부활하신 예수님을 체험한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가 느꼈던 “불타는 마음으로” 청소년에게 다가갑시다. 그런 마음을 하느님께 청합시다. 그리하여 더 늦기 전에 이땅의 청소년들을 구합시다. 우리의 청소년들이 ‘가난하고 버림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 노우진 요한 - 살레시오회 신부. 필리핀에서 청소년 사목 관련 공부를 하였으며, 돈보스코 청소년 영성 사목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다.

 

[경향잡지, 2010년 5월호, 노우진 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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