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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사목위원회: 젊은이들과 함께하는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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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8-11-24 ㅣ No.89

청소년사목위원회 : 젊은이들과 함께하는 교회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는 19개 위원회와 4개 소위원회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각 위원회는 관련 분야에서 연구와 복음화 사명을 수행한다. 그 가운데 2006년에 신설된 청소년사목위원회의 목적과 활동을 살펴보고자 한다.

 

 

청소년사목위원회에서 일하면서, 하느님께서는 청년들이 함께 모여 기도와 찬미로 축제를 거행하는 것을 좋아하신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지자체나 단체 또는 기업체가 생각지도 못한 물질적 지원을 해주어 행사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었다든지, 대회가 시작되기 직전까지 지긋지긋하게 내리던 비가 그친다든지, 또는 행사내내 구름이 덮여있어서 무더위를 피하게 된다든지 하는 일들을 생각보다 자주 체험하기 때문이다.

 

2007년 제주교구에서 열린 제1회 한국청년대회(Korea Youth Day) 에서도 이러한 일이 일어났다. 축제 미사를 앞두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억수로 퍼붓던 비가 그치면서 하늘에 무지개와 십자가 모양의 구름이 나타난 것이다. 청년들은 술렁거리며, 너도 나도 휴대전화나 카메라를 꺼내 아름다운 저녁노을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는 하늘의 표지를 담기 시작했다. 지금도 이는 하느님께서 청년들에게 주신 작은 선물이라고 믿고 있다.

 

한편 올여름 호주 시드니에서 개최된 제23차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 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시드니의 7월은 우리와 달리 한겨울이다. 하지만 낮에 해가 뜨면 한여름처럼 무덥고, 저녁이 되면 기온이 갑자기 떨어져 두툼한 겨울옷을 껴입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추워진다. 그래서 침낭만으로 토요일 밤을 새는 일이 큰 걱정이었는데, 며칠 전부터 토요일 밤에 비가 온다는 반갑지 않은 예보가 있었다. 정말 비가 오면 큰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데 토요일 밤에 비가 오지 않았던 건 물론이고, 교황님과 함께 미사를 봉헌하는 주일엔 구름이 하늘을 덮고 있어서 한낮의 무더위를 피할 수 있었다. 미사를 마치고 모든 참가자가 대회장에서 빠져 나갈 즈음 오후 늦게가 되어서야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물론 이러한 대규모 청년대회에 따르는 부정적인 면도 없지 않다. 고비용의 행사라서 참가자들의 범위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청년들이 기도와 찬양보다는 오락과 흥미 위주로 본래의 취지를 망각하는 처신을 하여 주위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청년들과 함께 여러 차례의 준비 모임을 기도로써 이끌고 지도하면서 행사의 전체 일정을 함께했던 청년 사목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청년들이 이런 기회를 통해 신앙의 기쁨을 만끽하며 가톨릭 신자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갖게 된다는 것이 그들의 공통된 견해다. 실제로, 특히 세계대회는, 민박 체험 또는 전 세계에서 모인 수많은 또래청년들과의 만남 안에서, 언어와 풍습이 다르지만 우리 모두가 하느님 안에 한 가족임을 피부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청소년사목위원회의 설립과 목적

 

청소년사목위원회에 관한 소개를 청년대회 이야기로 시작했지만, 사실 본 위원회의 대상 연령층은 그 폭이 훨씬 넓다. 복음서에서 ‘작은 이’로 지칭되는 이들, 곧 어린이, 청소년 그리고 청년 모두를 염두에 두고 활동하기 때문이다. 청소년사목위원회는 2006년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에서 설립을 인준받은 위원회로서 주교회의 전국위원회에서 가장 최근에 출범한 위원회 가운데 하나다. 조규만 바실리오 주교님을 초대 위원장으로 모시고, 총무 1명과 11명의 위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교회의가 청소년사목과 관련된 업무를 고유하게 다루는 위원회의 설립을 승인한 것은 청소년사목이 우리 교회의 현실 안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중요성에 대한 주교님들의 생각을 반영하고 있다고 하겠다.

 

이들에게 관심과 배려를 기울여야 하는 것은 이들이 단순히 어리고 경제력이 없기 때문만이 아니라, 이들이 교회 생활의 중심이고 기준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늘나라에서 누가 가장 큰 사람이냐는 제자들의 질문에 예수님께서는 어린이 하나를 그들 가운데 세우시고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마태 18,1-5 참조) 하고 대답하신다. 다른 연령층의 신앙인들이 중요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이들이야말로 활기차고 젊은 교회를 만들어가는 주역들이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이 있는 곳 어디에서나

 

앞에 언급했던 청년대회가 그동안의 주요 활동이었던 만큼, 본 위원회의 활동은 아직 미미하다. 그러나 본 위원회는 지역교회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청소년 신앙교육과 복음화 운동을 지원함으로써 청소년사목이 활성화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교회의 능동적인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신원을 자각하고, 복음 정신에 입각한 삶을 영위함으로써 활기 있고 역동적인 교회의 모습을 세상에 보여줄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따라서 본 위원회는 거시적인 차원에서 교회의 미래를 위한 청소년사목의 틀을 마련하고자 최선을 다할 것이다.

 

공교육 현장에서 종교교육을 받을 수 없는 우리 교회의 특성상 주일학교를 통한 신앙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하지만 주일학교 참석률만 보더라도 주일학교를 통한 신앙교육의 한계를 절감하게 된다. 우리나라 국민의 약 10%가 가톨릭 신자이므로, 어림잡아 한국의 청소년 100명 가운데 10명 정도가 가톨릭 청소년이라 말할 수 있다. 그런데 학생들의 중고등부 주일학교 참석률이 평균 10% 안팎이므로 주일학교에 나오는 청소년은 100명의 한국 청소년 가운데 1명 정도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99명의청소년들은 어디서 누구와 함께 무엇을 하고 있을까? 이는 청소년 신앙교육은 주일학교는 말할 것도 없고, 가정과 학교뿐 아니라 그들이 있는 곳 어디에서든 이루어져야 함을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으며, 청소년들의 교육과 관계되는 모든 이의 연대가 필요함을 깨닫게 한다.

 

이러한 취지에서 청소년사목위원회는 우선, 전국 교구의 청소년국(교육국, 청소년사목국) 사제 모임과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청소년 신앙교육의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 각 교구의 청소년사목 담당 사제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사목정보를 교환하고 다양한 방면에서 협력해 왔다. 청소년사목위원회의 신설에 대한 건의도 이 모임을 통해서 이루어졌고, 제1회 한국청년대회 역시 이 모임을 통해서 준비하였다. 위원회는 이러한 기존의 협력체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며, 이와 더불어 각 교구의 관계자들과 공동으로 주일학교 학생들과 청소년들의 신앙교육에 대한 조사와 연구활동을 지속적으로 실행함으로써, 한국 교회 청소년사목의 새로운 방법을 발굴하고, 그 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교회 안팎의 모든 청소년을 위하여

 

전국 차원의 협력은 대사회적 차원의 청소년사목에서도 이루어져야한다. 다른 종교에 비해 조금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지난 10여 년 전부터 전국의 여러 교구에서는 청소년사목의 범위를 확대하여 교회 안에서뿐만 아니라 사회 안에서 다양한 청소년들을 만나야 한다는 취지 아래 청소년 법인을 설립하여 활발하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그래서 청소년 법인을 설립한 교구들과 청소년사목을 고유 사업으로 하고 있는 여러 수도회, 그리고 청소년 시설을 통해 사회의 모든 청소년을 대상으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수도 단체와 교구들 상호 간의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이미 몇 차례의 관계자 모임을 통해 공동의 협력에 대한 동의를 구해놓은 상태이며, 향후 ‘가톨릭청소년단체협의회’(가칭)가 결성되면, 교회 안팎의 모든 청소년을 위한 힘 있는 네트워크가 형성될 예정이다. 이러한 연대와 협력을 바탕으로 더욱 활발히 전개될 청소년사목위원회의 활동에 지지와 격려를 보내주시기를 청한다.

 

* 김영국 요셉 - 서울대교구 청소년국장 신부이며,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총무를 맡고 있다.

 

[경향잡지, 2008년 11월호, 김영국 요셉(서울대교구 청소년국장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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