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 (금)
(백) 부활 제7주간 금요일 내 어린양들을 돌보아라. 내 양들을 돌보아라.

주일학교ㅣ청소년 주일학교 청소년 관련 통합자료실 입니다.

주일학교, 대안은 없는가?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6-02-06 ㅣ No.77

주일학교, 대안은 없는가?

 

 

어느 본당 중고등부 학생을 따라가 보자. 학업으로 모자란 잠을 보충할 수 있는 황금 같은 시간인 일요일 아침, 몇 번을 뒤척이며 고민하다 잠의 유혹을 뿌리치고 미사 참례를 하고자 집을 나선다. 미사 시간에 아슬아슬 맞추어 도착해서는 자신의 학년 표지판이 있는 곳에 가서 앉는다. 그나마 학생들은 성당의 3분의 1도 채우지 못한다. 중고등부 미사라고 해서 청소년 성가를 부르기는 하지만, 그 밖의 별다른 특색을 찾아볼 수 없다. 보좌신부님이 계시지 않은 본당이라 주임신부님이 미사를 집전하신다. 강론은 주일학교 학생들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뒤에 있는 어른들을 향한 것이다. 지루했던 미사 시간이 끝나고 나면, 또다시 학년별로 나뉘어 교리수업을 한다. 그나마 있던 학생들 가운데 몇 명은 도망가고 없다. 교리는 학교 수업과 비슷하게 학년 담임선생님이 준비해 와서 가르치신다. 선생님이 열심히 준비해 오신 듯하지만 친구들은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어렸을 때 세례를 받고, 하느님을 더 잘 알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주일학교에서는 이를 얻을 수 없다. 시험이 코앞인데 시간이 아깝다. 다른 친구들처럼 어른 미사에 갈까? 고민에 빠진다.

 

이는 몇몇 본당을 제외한 많은 본당의 주일학교 모습이 아닐까 한다. 교회에 청소년이 줄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 지 꽤 오래되었다. 그 뒤로 우리는 과연 어떠한 구체적 노력을 해왔는가? 몇몇 본당에서 열정을 가진 보좌신부가 애를 써보지만, 풍성한 열매를 거두어들이기에는 보좌신부 재임 기간이 너무 짧다.

 

또한 청소년이 줄고 있다고 하여 청소년들의 흥미와 관심을 끌기 위한 전략을 짜내는 데만 골몰하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 볼 일이다. 요즈음 학생들은 진지하고 깊이 있는 내용에 대해서 거부 반응을 보인다고 속단한다. 그렇지만 인간은 누구나 종교적 심성을 가지고 있고, 자기 자신과 이웃, 하느님께 대한 근본적 질문을 하기 마련이다. 교회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것과 요즈음 청소년 사이의 일치하는 코드를 찾아내어 이를 연결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교회는 교회 밖의 찰나적 즐거움이 아닌 진정한 재미, 하느님과의 일치, 말씀, 기도를 통한 기쁨을 맛볼 수 있도록 인도해야 할 것이다.

 

세상은 변했지만 주일학교는 몇 십 년 전이나 똑같은 모습이다. 똑같은 방식과 내용으로 청소년을 가르치고 있다. 발상 자체를 바꾸지 않고서는 구태를 던져버릴 수 없다. 주일학교는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고정 관념을 잠시 덮어두고, 작은 변화들을 통해서 청소년들의 신앙에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들을 살펴보자.

 

 

1. 반드시 ‘주일’ 학교여야만 하는가?

 

가톨릭 역사 안에도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신앙교육에 여러 형태가 있었지만, 주일학교(Sunday school)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개신교로 보인다. 개신교에서는 1780년 영국에서 레이크스(R. Raikes)가 산업혁명으로 빈곤과 비참 속에 빠진 어린이들을 구제하는 목적으로 주일학교를 처음 시작하였다. 당시에는 공장 지대에 사는 10-14세의 어린이들을 모아 읽기, 쓰기, 산수, 성경과 교리를 가르치는 형태였다. 미국으로 건너간 주일학교는 미국 독립 초기 공교육을 담당하였으며, 청소년들의 신앙 부흥 운동을 일으켰다.

 

한국교회의 경우에 주일학교의 역사에 대해 현재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다만 초기에는 예비신자 교리반과 첫영성체 교리반 등에서 어린이 청소년 교육이 이루어졌으며, 주일학교라는 말이 생긴 뒤에도 이는 초등부 주일학교만을 의미했다. 중고등학생은 거의 어른 취급을 받았다. 라틴어 미사를 드렸을 당시에는 그나마 알파벳을 읽을 수 있는 중고등학생들이 성가대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기도 하였다. 그러다가 자발적으로 중고등부 학생회가 생기고, 1970년에 들어서면서 중등부 주일학교가 형성되었으며, 1973년 잠시 교사연합회가 조직되었으나 사라지고, 1979년 중고등부 주일학교 교사연합회가 정식 발족하였다(조한수, “주일학교 20년 돌아보기”, 『가톨릭 디다케』 2002년 7·8월 호, 42-45면 참조). 

 

과거에 특별한 청소년 문화가 없던 시절에는 주일학교가 유일하게 남녀 학생들이 자유롭게 어울릴 수 있는 곳이기도 했으며, 신앙을 성장시킴과 동시에 건전한 청소년 문화 공간이기도 했다. 그 뒤로 세상은 급변하였고, 청소년이 처한 현실에도 엄청난 변화가 있었지만, 교회의 주일학교는 몇 십 년 전과 비교해 그 체계나 내용에 거의 변화가 없다. 

 

과연 계속해서 주일에 주일학교를 여는 것이 오늘날의 우리 청소년들을 위한 것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또 신앙교육의 시간을 주일 하루만으로 제한하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보자. 주중에 기도 모임, 성서 모임을 비롯하여 다양한 문화 강좌를 계획한다. 청소년 권장 도서를 구비한 미니 도서관을 설치하고, 독서 모임을 만들어 운영한다. 청소년들의 삶과 동떨어지지 않은 내용의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운영한다면 매일매일 청소년으로 붐비는 성당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한편, 한국교회에서는 주일학교가 미사와 맞물려 어린이 미사, 중고등부 미사, 성인 미사를 구분하는 결과를 낳았다. 1973년 경신성성에서 나온 「어린이 미사 지침」에서는 “주중(週中) 평일에 소수의 어른들만이 참여하는 어린이 중심의 미사를 권장한다”(20항). 또한 “어린이들을 위한 미사도 결국은 어린이들을 위한 어른 미사, 특히 본당 공동체가 주일에 거행하는 미사로 인도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된다.”(21항)라고 명시하였다. 곧 어린이, 청소년들만의 미사를 따로 가질 수는 있지만, 이는 궁극적으로는 주일에 공동체 전체가 함께 드리는 미사를 더 잘 봉헌하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주간에 청소년들의 신앙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주일미사는 가족과 함께 봉헌하도록 하는 것이 어떨까? 교회가 주일에 가정을 흩어뜨리는 것이 아닌 가족 구성원이 함께 모일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해야겠다.

 

 

2. 학년제 파괴!

 

‘주일학교의 모습’ 하면, 학년별로 구분하여 미사와 교리를 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이는 일반 학교의 모습을 그대로 교회 안에 옮겨놓은 것으로서, 비슷한 발달 단계에 있는 학생들끼리 모아 효율적으로 수업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그 안에는 유아 세례를 받은 학생에서 세례를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학생, 예비신자까지 고루 섞여있다. 학년이 올라간다고 해서 신앙도 그만큼 성숙해진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학년별로 구분되어 있는 주일학교는 전체가 하나의 공동체로 움직이기보다 학년별로 끼리끼리 움직이게 되기 쉽다. 한 학년 안에서도 같이 다니는 그룹이 생기기 마련이어서 소외되는 이들이 생긴다. 일 년에 한두 번 있는 여름행사에 조별로 학년을 통합해 보기도 하지만, 어쩌다 한 번 모이는 것이니 선후배 간에 어색하고, 위계적 분위기가 되기 쉽다.

 

또한 학년별 교리의 내용은 어떠한가? 대부분 교사의 개인 재량에 맡겨져 있어, 교사의 자질에 따라 수업의 질이 결정되며, 교사 주도의 수업으로 학생들의 흥미를 끌기 어렵다.

 

앞에서 열거한 문제점들을 대략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서 학년 통합 교리를 시도해 볼 수 있겠다. 이는 서울대교구 중고등학생 본당 사목부에서 제시한 작은 공동체 운동과도 일맥상통한다. 작은 공동체 운동은 주일학교를 소공동체와 유사한 모습으로 꾸려나가는 것으로서 삶의 자리를 기반으로 하며, 여기서 자연히 학년 통합이 이루어진다. 

 

이 작은 공동체 운동을 따른 것은 아니지만, 학년을 통합하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주일학교에 활력을 찾아가고 있는 신림4동본당(주임신부 김종국 토마스 데 아퀴노 신부, 1977년 서품) 의 경우를 살펴보자.

 

신림4동본당은 올해 초부터 학년 통합 주일학교를 실시하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나이 지긋한 주임신부가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의정부교구의 설립으로 보좌신부를 더 이상 받을 수 없게 되자, 주일학교는 보좌신부들만의 사목 분야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오랫동안 축적해 놓은 경험과 노하우를 발휘할 기회로 삼았다. 이는 보좌신부가 없으면 자연히 죽어버리는 오늘날 주일학교의 모습에 시사점을 던져준다. 

 

학년별 체제에서 벗어나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의 학생을 고루 섞어 7개 반(신림 4동본당에서는 ‘동아리’라 부름)을 구성하였다. 각 동아리의 이름은 영어에 익숙하도록 하는 이중 효과를 얻고자 Joy(기쁨), Caritas(사랑), Peace(평화), Patience(인내), Kindness(친절), Generosity(선행), Self-control(절제) 등 성령의 열매를 영어로 바꾸어 붙였다. 

 

중고등부 미사는 토요일 오후 7시에 봉헌되는데, 학생들은 5시 30분에 동아리 모임을 갖고, 6시 30분부터는 전체가 성당에 모여 30분 동안 묵주기도를 하며 미사를 준비한다. 

 

주일학교 교과과정은 현재 주임신부가 직접 짜서 진행하고 있다. 학년을 통합하면서 모든 학년에게 고루 적용할 수 있도록, 교사 주도의 강의식 수업에서 체험과 발표 위주의 체제로 전환하였다. 2주 단위로 프로그램이 나뉘는데, 첫째 주는 주어진 주제에 대해 연구하고, 고민하도록 하며, 두 번째 주에는 이를 바탕으로 발표할 것을 준비하여, 미사 강론 시간에 동아리별로 발표하도록 한다. 주임신부와 교사들은 프로그램 실시에 앞서 매주 모임을 갖고, 정한 주제에 대해 미리 연구한다. 정보를 공유한 교사들은 동아리 모임에 들어가 연구 주제를 제시해 주며, 안내자 역할을 담당한다. 그 밖의 것들은 모두 학생들 스스로 알아서 하도록 한다. 

 

4월 첫째, 둘째 주의 주제는 ‘생명과 꽃’이었는데, 2주간의 준비를 통해 미사 강론 시간에 동아리별로 선택한 꽃의 꽃말과 유래, 서식지에서 시작하여 꽃을 성서의 이야기와 연관시키기도 하고, 꽃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깨달은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전하기도 하였다. 어떤 동아리에서는 재미있는 콩트를 만들어 선보이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과정은 모두 중학교 1학년에서 고등학교 2학년까지 함께 진행한다. 언니, 오빠, 동생 할 것 없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토론하며, 역할 분담을 하여 과제를 해결해 나간다. 이러한 과정에서 자연스레 가족 같은 친밀감이 형성된다. 이는 한 자녀만 두는 가정이 많아지면서 형제자매의 관계를 경험할 수 없는 아이들에게 이를 경험하도록 하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 

 

학생들 간의 가족 같은 친밀감이 형성되면서, 미사나 동아리 모임에 빠지는 학생들에게 연락을 하는 것도 교사의 몫이 아닌 학생들의 몫이 되었다. 발표할 내용을 준비하려고 자율적으로 평일에 성당에 나와 모임을 갖는 이들도 볼 수 있다. 

 

또한 주일학교 전체가 학년별로 나뉘어 움직이던 모습에서 전체가 하나가 되어 움직이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동아리 간에는 서로 더 잘 하려고 하는 경쟁심도 생기고, 미사를 동아리별로 앉아서 하다 보니 미사에 더욱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학년을 통합하여 주일학교를 운영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주일학교 전체가 하나의 교과과정으로 운영되므로, 모든 수업을 스스로 준비해야 하는 교사들의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서로 보완하면서 더욱 풍성한 내용을 만들어갈 수도 있다. 

 

학년 파괴를 통해 딱딱한 학교 같은 분위기에서 가족 같은 분위기로, 강의식 수업에서 체험 위주의 수업으로, 주입식에서 자발적으로 학습하는 분위기로 주일학교의 모습을 바꾸어보자.

 

 

3. 청소년들의 가장 큰 고민, 공부!

 

요즘 청소년들의 생활을 들여다보면 어른보다 더 바쁘다. 입시 경쟁은 이제 중학교에까지 내려갔다. 새벽에 등교하고, 학교가 끝나기가 무섭게 학원으로 직행하여 늦은 시간에 귀가하고, 가족 가운데 가장 늦게 잠자리에 든다. 이런 학생들에게 주일학교는 어떤 의미로 다가갈까? 청소년의 상황과 요구에 대한 이해 없이 교회가 가르치고자 하는 것만 앞세워 무리하게 주입하려 하고 있지는 않은가? 

 

통계청의 ‘사회통계조사(2002년)’에 따르면, 가장 큰 고민으로 공부 문제를 꼽은 학생이 63.6%로 나타났다(복수 응답). 청소년들의 생활에 대부분을 차지하는 학교생활, 가장 큰 고민인 학업과 진로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고서는 청소년들과 진심으로 대화할 수 없다. 한편 이러한 인간적 고민과 어려움은 예수님을 만날 수 있는 좋은 통로가 되기도 한다. 입시 위주의 교육이 계속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지금 당장은 그런 환경에서 살 수밖에 없다면, 청소년들이 그 안에서 신앙을 통해 더욱 의미 있는 청소년기를 누릴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야말로 그들에게 가장 가깝게 다가가는 방법일 것이다. 여기서 교회가 사회의 교육제도에 편승하거나 세속적 가치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진리를 탐구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단순히 성적을 1,2등 올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하느님께서 나에게 주신 소명은 무엇인지 깨닫도록 하여 더욱 기쁘고, 행복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돕는다. 

 

비슷한 시기를 거쳐온 교사나 선배, 사목자의 개별적 상담이나 대화, 이를 주제로 한 토론과 나눔, 생활 · 학업 계획 짜기, 시험 공부, 대학생 교사의 영어, 수학 강의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겠다. 

 

그리고 교회 전체적 차원에서는 학교교육 과정을 면밀히 분석하여 학교교육과 교회교육이 유기적인 연관성을 갖도록 교육 내용을 구성하도록 한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진화론을 배우는 시기에 주일학교에는 창조론을 접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할 수 있다면, 교회 내 전문기관들을 활용하여 청소년들이 손쉽게 인성 적성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체계를 갖추도록 한다. 이를 토대로 각 개인의 신상 카드를 작성하여 개인의 신앙 상태와 관심, 특성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유형별로 분류하여 그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계획한다. 더불어 학교의 가톨릭 신자 교사와 사목자, 주일학교 교사가 긴밀하게 연계하여 청소년 생활 전반에 구체적으로 함께하도록 한다. 

 

이 모든 것은 철저히 학습자 위주의 교육, 전인적 차원의 교육, 단체로서가 아닌 한 사람, 한 사람과의 대면적 접촉을 통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주일학교에 나와 학교 성적이 오르고, 고민거리를 함께 해결하며, 이 모든 것을 통해 신앙을 더욱 성숙시켜 나간다면, 안 나오고는 손해 보는 주일학교가 될 것이다.

 

 

4. 신앙교육은 성당에서만?

 

신앙교육은 성당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라 생각하지 말자. 청소년들이 성당에 오기를 앉아서 기다릴 것이 아니라 청소년이 있는 곳으로 직접 사목자와 사목 협력자가 찾아가도록 한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제7차 교육과정에서는 특별활동과 인성 교육을 강조하고 있으므로 학교 특별활동(CA) 시간을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각 학교의 가톨릭 신자 교사를 중심으로 가톨릭 반을 만들고, 가톨릭 신자 학생 외의 학생도 자유롭게 들어올 수 있도록 하여 선교의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본당 인근에 있는 학교에서 사목자가 직접 수업을 맡아 진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과거 서울대교구 일산본당(현재는 의정부교구)에 있던 최재영 신부(현 중계동본당 보좌)는 성당 바로 옆에 위치한 일산중학교 교장의 부탁으로 일주일에 한 시간씩 인성 교육을 담당하였다. 그 결과 학교의 문제 학생들과도 자연스럽게 가까워질 수 있었으며, 학교 학생들이 자연스레 성당으로 나올 수 있는 계기도 마련하였다. 학생들에게는 평상시 만날 수 없는 가톨릭 사제를 학교에서 만난다는 것만으로도 신선한 자극이다. 교리를 가르치는 것은 아닐지라도, 그리스도교적 가치를 자연스럽게 전할 수 있다.

 

서울대교구에서는 교육국 산하에 대한 가톨릭 중·고등학교 연합회(KYCS)가 서울대교구 지역 내 중고등학교의 복음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KYCS는 현재 역삼동과 혜화동 가톨릭청소년회관을 중심으로 학생 자치 동아리 활동인 KYCS-Cell, KYCS-Legio와 학교 정규수업 시간인 CA 시간의 가톨릭반(KYCS-CA), 그리고 가톨릭중등교육자회의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특별히 1999년도부터 학교 정규수업 시간에 운영하는 CA 가톨릭반은 처음에 30개 학교에서 시범적으로 시행하던 데에서,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교안집을 만들어 수업을 진행한 결과, 2004년 현재 90여 개 중고등학교에서 운영되고 있다. 각급 학교에서 지원 요청을 받고, 교육국에서 예산과 교육 지원을 하며, 공동 체험 학습이나 성지순례 등을 함께 갖는다. 일반 가톨릭 (문화) 반과 가톨릭 수화반, 가톨릭 봉사반, 창작 탈춤반, 가톨릭 영상문화반 등 다양한 모습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처럼 청소년들이 가장 오랜 시간 생활하는 공간인 학교를 복음화하는 데 역량을 모으도록 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청소년들을 신앙의 주체로서 인정하기보다 신앙을 전해주어야 하는 대상으로서 대해온 경향이 강하다. 무엇보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양육하신 방법을 따라야겠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직접 찾아가 곁에 모으시고, 그들과 함께 동고동락하셨으며, 죽음과 부활을 체험하게 하시고, 그들을 파견하셨다. 청소년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고, 그들 삶 한가운데에서 함께할 때, 신앙의 동반자로서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교회 밖에서는 공교육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을 보완하고자 대안학교의 열풍이 분 지 오래되었다. 주일학교가 죽고 있다고 한탄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교회 안에서도 기존의 주일학교가 가진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 주일학교가 등장하길 기대해 본다.

 

[사목, 2005년 5월호, 이준혜(본지 기자)]



2,065 1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