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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의신학ㅣ교부학

[교부] 교부들의 가르침: 교부 그들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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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21 ㅣ No.36

[교부들의 가르침] 교부 그들은 누구인가?

 

 

교부의 뜻

 

교부라는 이름은 일종의 존칭어로서 ’교회의 아버지’라는 뜻이 담긴 말이다. ’아버지’라는 용어는 교회용어로서 신자들이 자신들을 가르치고 영적으로 기르신 주교님들을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담아 부르던 용어였다. 옛부터 특별히 동방지역에서는 가르치는 스승들을 존경의 마음으로 ’아버지’(사부: 師父)라고 즐겨 불렀다. 배우는 제자와 가르치는 스승사이에는 마치 부자(父子)지간의 관계가 형성되었고, 그래서 부모님처럼 받들어 존경하면서 스승을 아버지처럼 생각하고 불렀다. 구약성서에서도 예언자의 제자는 예언자의 아들처럼 여겨졌다. 잠언과 전도서에도 지혜를 가르치는 스승을 아버지로 여겼다. ’디다케’에도 스승은 제자를 아들이라고 부른다(3,1; 4,1). 랍비들도 제자들로부터 아버지라고 불렸다.

 

이러한 전통이 남용되어 교만한 마음으로 아버지 또는 스승이라고 불리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은 엄하게 훈계하신 말씀이 성서에 기록되어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길에 나서면 인사받기를 좋아하고 사람들이 스승이라 불러 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너희는 스승 소리를 듣지 말아라. 너희의 스승은 오직 한 분뿐이고 너희는 모두 형제들이다. 또 이 세상 누구를 보고도 아버지라 부르지 말아라. 너희의 아버지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 한 분뿐이시다. 또 너희는 지도자라는 말도 듣지 말아라. 너희의 지도자는 그리스도 한 분뿐이시다"(마태 23,7~10). 사도 바오로도 역시 친히 복음을 전하여 그리스도를 믿게 된 신자들에게 자신이 그들을 낳은 아버지라고 말하였다(1고린 4,15). 이레네오 교부도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말씀으로 교육을 받은 사람은 그 가르치신 분의 아들이라고 불리며, 가르쳐주신 분은 아버지라고 부른다"(이단반론 4,41). 돌아가신 주교님에게도 계속하여 이 명칭을 사용하였다. 예루살렘의 알렉산델 주교는 오리게네스에게 보낸 편지가운데 자신의 스승이었던 판테누스와 클레멘스를 칭찬해 드리면서 그들을 아버지라고 불렀다(에우세비오, 교회사 6, 14, 9).

 

이렇게 되어 교부라는 용어는 일반적으로 고대교회의 중요한 인물들, 즉 하느님의 말씀을 올바르게 전하며 교회의 기초를 놓은 분, 내외의 위험으로부터 교회를 보호하고 신앙을 발전하도록 주도하신 주교님들과 스승들에 대하여 붙이는 사랑과 존경의 명칭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성 아우구스티노 교부는 다음과 같은 말씀을 남겼다. "교부들은 사도들 다음으로, 교회를 심고 물을 주며 먹이고 양육한 자들로서 교회가 그들의 자상하고 지칠 줄 모르는 봉사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다"(신국론, 10, 32, 1-3).

 

교회를 지도하고 가르치는 교도권은 사도들에 이어 그 후계자들인 주교들에게 전수되었다. 주교들은 이 교도권을 행사하면서 계시진리의 원천인 성서와 성전을 확정하고 주요 교리들을 신조로 만들었다. 그리고 이단을 막기 위해 수시로 모임을 가지고 ’교회회의’(시노두스)를 통해 공동으로 대처하였다. 바로 이 시기에 저명한 저술가들에게 교부라는 존칭이 붙여진 것이다.

 

원래는 주교들에게 해당되던 이 명칭은 사제들에게도 적용되어서, 아우구스티노 교부는 예로니모 사제학자를 교부라고 불렀다, 넓은 의미로는 공의회를 준비하고 회의를 주관한 주교들을 일컬어 ’공의회 교부’라고도 사용된다(특히 니체아 공의회 교부). 그러나 엄밀한 의미의 교부는 몇 가지 기준에 적합한 분들만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된다. 즉 정통신앙을 따르는 분, 생활이 성덕으로 빛나는 분, 그리고 교회에서 교부라고 인정하는 분, 시대적으로 고대교회 시대에 속하는 분들을 진정한 의미의 교부라고 부른다.

 

시대적으로 교부들을 구분할 때는 초창기(100년~300년), 황금기(전성기: 300년~450년), 쇠퇴기(450년~700년)의 교부시대로 구분한다. 초창기는 니체아 공의회 이전 시대를 말하며 이 시기는 사도교부, 호교교부, 신학전통의 창시자들을 포함한다. 황금기는 4대 공의회(니체아, 콘스탄티노플, 에페소, 칼체돈)와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여러 이단들로부터 교회의 신앙을 보호하기 위해 신학이 발전되었던 시기를 말한다. 교부학에서 중요하게 거론되는 교부들이 대부분 이 시대에 속한다.

 

동방에서는 니체아 공의회의 결정사항의 대표적인 옹호자인 아타나시오, 까빠도치아의 3대 교부인 대 바실리오와 나지안즈의 그레고리오와 니사의 그레고리오, 알렉산드리아의 치릴로, 역사 신학자 에우세비오, 유명한 설교자 요한 크리소스토모(金口), 예비자 교육의 대가 예루살렘의 치릴로 등 수많은 교부들이 이 시대에 포함된다. 서방교회에서는 힐라리오, 암브로시오, 아우구스티노, 예로니모, 레오1세 교황 등을 꼽을 수 있다.

 

쇠퇴기는 칼체돈 공의회 이후 시대를 말하는데 독창적인 작품들이 나오지 않고 옛 교부들의 저서들을 정리하여 펴낸 시대를 말한다. 그레고리오 1세 대교황은 그러나 이 시기를 빛낸 위대한 교부이다. 이밖에 교부들이 사용한 언어에 따라 그리스교부, 라틴교부, 동방교부(시리아, 꼽트, 아르메니아어 등)로 대별된다.

 

 

교부의 가르침

 

교부들은 교회의 전승을 잘 보존해온 신앙의 원천으로서 우리에게 오늘날에도 다양한 가르침을 베풀고 계신다. 이 시대에도 빛과 기쁨과 영성적인 교훈의 보물창고 역할을 하시고 계신다.

 

그들은 성경을 사랑하고 항상 읽으며 묵상하였고 깨달은 진리를 신자들을 위해서 강론과 많은 주해서같은 저술들을 통하여 남기신 분들이다. 교부들의 글은 모두 성서의 기초위에 세워졌고, 풍부한 성경해설을 남겼기 때문에 우리의 성서연구에 활력소를 주며 감동을 주는 공부가 될 것이다. 또한 교부들의 가르침이 성전의 주축을 이루고 있으므로 교부들의 저서를 읽고 공부하는 사람은 하느님의 계시에 접근하는데 큰 도움을 얻게 된다.

 

그리고 교부들은 생활로 복음을 증거한 분들이시기에 그들의 생애를 본받고 따르면 기도와 성덕의 길로 나아가게 되는 유익함을 얻을 수 있다. 교부들은 하느님의 사람들로서 하느님의 사랑을 깨달은 분들이기에 세상의 성화, 복음선포에 앞장선 분들이다. 그리고 여러 가지 위험으로부터 교회를 보호하고 신앙을 지킨 교부들로부터 우리도 이단의 위험성을 배우고, 올바른 신앙생활을 어떻게 해야 할지 조언을 많이 얻을 수 있다. 또한 초세기 교회의 모습을 교부문헌을 통하여 발견하고 신앙에 뿌리에 접근하는 연구를 통하여 천주교와 개신교 신자들의 일치운동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최근 개신교 학자들 사이에 교부학을 공부하는 사람이 많이 늘고 있는 것은 참으로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된다.

 

무엇보다도 교부들은 기도의 사람들이었다. 기도생활, 하느님께 가까이 가는 생활을 교부들로부터 배울 수 있다. 교부들의 강론은 목마른 우리 영혼에 오아시스 같이 풍부한 샘으로서 위로와 기쁨을 선사한다. 그들의 강론말씀은 영혼을 치유하는 은혜로운 말씀들이다. 이런 점에서 가톨릭 신문에서 신자들을 위하여 교부들의 가르침을 알리는 일은 참으로 좋고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가톨릭신문, 2002년 10월 13일, 장인산 신부(대전가톨릭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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