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수험생을 위한 사목 프로그램

이번 달 17일이면 어김없이 또 한 번의 입시전쟁이 치러진다. 이에 발맞추어 각 본당에서도 수험생들을 격려하고 함께 기도해 주고자 수험생을 위한 미사, 기도 모임, 학부모 피정 등을 실시한다. 그러나 정작 대부분의 모임은 학부모들을 위한 것이며, 수험생 미사에 참석한 학생들 가운데는 평상시 주일미사에서 볼 수 없었던 이들이 많다. 교회에서 고3은 어디쯤 있는 것일까?

주일학교에서는 보통 고2를 마치고 졸업식을 갖는다. 고3 시기에는 신앙에 대해서도 유예를 얻을 수 있는가 보다. 그러나 이는 가장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청소년들 혼자 지내도록 교회가 방치하는 것과 같다. 이 인생의 어려운 시기에 하느님을 더 많이 찾고, 기도하도록 이끌어준다면, 오히려 고3 시기가 어느 때보다도 신앙을 깊게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3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시간의 여유도 없고, 심리적으로 불안한 학생들에게 교리 지식 등을 가르치려 하기보다 구체적인 도움과 힘을 준다면 아무리 바쁘고 힘든 상황이라도 학생들 스스로 성당을 찾게 될 것이다.

아직까지는 교회 내에는 고3을 위한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거의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다. 그 첫걸음으로 여기서는 수능시험 직전에 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고3 주일학교를 위한 연중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지금이라도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고3을 위한 소책자 보내기를 제안해 본다.

고3 수험생을 위한 모임

시험을 눈앞에 두고 미사와 안수, 격려로 이어지는 모임을 갖는다. 지금까지 노력한 모든 것을 주님께 봉헌하며, 나머지 것들은 주님께 맡긴다. 지혜와 침착함을 가질 수 있도록 성령의 도우심을 청한다.

1) 시작성가: 『청소년 성가』 82장 ‘받아주소서’(『가톨릭 성가』 221장)

2) 말씀: 지혜 7,14-16 또는 야고 1,5 

3) 안수 기도

사제가 안수하거나, 그룹을 만들어 각각 동그랗게 원을 만든 다음 한 명씩 가운데에 무릎을 꿇고 나머지 사람들이 함께 안수 기도를 해준다. 안수 기도는 침묵 속에서 하며, 조용한 묵상 음악을 틀어놓는다. 

4) 선배들의 조언과 격려

수능시험의 경험이 있는 선배들이 고사장에서 유의해야 할 점, 마음가짐 등에 대해 이야기해 준다. 이때 선배들이 들려주는 한마디 한마디가 수험생들에게는 어느 누구의 조언보다 마음 깊이 닿을 것이다. 경험담을 중심으로 들려주면 좋다.

5) 수험생을 위한 기도(138면 참조) 또는 자유기도

(다함께 수험생을 위한 기도를 바치거나, 모두 함께 손을 잡고, 옆 사람을 위해 돌아가며 기도한다.)

6) 주모경

7) 마침성가: 『청소년 성가』 430장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하네’

모임을 마치면서 간단히 다과를 나누며 긴장을 풀도록 돕는다. 찹쌀떡, 초콜릿과 수험생들에게 힘을 주는 성서 말씀을 적은 말씀 사탕을 선물로 준다.

고3 주일학교 연중 계획

- 고3 주일학교는 교리 중심의 교육에서 탈피하여,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고3 학생들의 학업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거나, 심적 긴장과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돕는 프로그램으로 꾸려나간다.

- 모임 횟수는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한 달에 한 번 정도로 한다. 

- 각 모임에서는 수험생을 위한 기도를 바치고, 그 날의 복음을 먼저 읽도록 한다. 복음 묵상 나눔을 하면 더욱 좋다.

- 주일학교 프로그램에는 본당 교우 가운데 현직 교사를 강사로 초청할 수도 있으며, 졸업한 선배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월               내               용 

3월    1년 계획하기, 시간 관리 프로그램  

4월    오답 노트, 요점 정리 노트 만들기  

5월    카네이션 만들기(여유가 없는 고3 생활이지만 부모님과 선생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한다.)

6월    진학 상담, 중간 점검  

7월    고3 피정 (주님께 자신의 시간과 어려움을 봉헌한다.)  

8월    수험생 건강 강좌, 체조법  

9월    십자가의 길  

10월  묵주 만들기(묵주를 만들어 함께 기도하고, 이때부터 매일 묵주기도를 하도록 이끈다.)  

11월  고3 수험생을 위한 미사  

12월  고3 여행 (시험이 끝난 뒤 자연 속에서 자유를 만끽한다.)  

1월    진학 진로 상담 / '자유'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기  

2월    졸업식과 올업 파티

고3 학생들에게 편지 쓰기

현재 몇몇 본당에서 실시하고 있는 방법으로 고3 학생들에게 주기적으로 편지를 써서 보내는 방법이 있다. 주로 주일학교 담당 사제나 수녀, 주일학교 교사가 주체가 된다. 이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소책자가 서울대교구 교육국과 마산교구 청소년국에서 발행되고 있다. 이들 소책자는 고3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제작된 것으로 고3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뒷부분에는 편지 쓰는 난이 마련되어 있다. 여기에 격려의 뜻을 담아 다달이 고3 학생들에게 보낸다.

※ 「주님 가까이」：올해 창간 11주년을 맞은 「주님 가까이」는 서울대교구 교육국에서 매월 발행하는 고3 학생들을 위한 소책자이다. 선배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복음 묵상, 책 소개, 건강 칼럼, 직업 소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 구독 문의: 02)727-2094

※ 「함께 가는 길」：마산교구 청소년국에서 발행하며, 영어 성서 해설, 신부님들이 고3 학생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교리·성서 해설, 부모님이 수험생에게 보내는 편지, 청소년 문제·문화, 성서 퍼즐, 고3 이야기 나눔 난이 있으며, 역시 뒷면에는 편지 쓰는 난이 마련되어 있다. 

* 구독 문의: 055)249-7051~4

수험생을 위한 기도문

1. 인간의 삶을 섭리하시며 보살펴주시는 하느님 아버지,

주님의 크고 넓으신 사랑에 감사하며 기도드리오니,

수능시험을 치르게 된 (저희, 저희 자녀, OOO)가

당황하여 실수하는 일이 없도록

주님의 은총을 내려주소서.

또한 이번 시험을 통하여 주님을 깊이 깨닫게 하여주소서.

사랑의 주님, 

(     )가 자기 자신의 노력과 재능에만 얽매이지 않고 주님께 의지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고,

부족함은 주님께 맡기는 신앙인이 되게 하소서.

열심히 공부하다가 시험을 치르지만 주님께서 지혜를 주셔야만

아는 지식이라도 바르게 쓸 수 있사오니 (     )를 도와주소서.

부정직한 방법으로 시험에 합격하는 자가 되지 않게 하시고,

이번 시험으로 신앙과 생활에 걸림돌이 되는 일이 없도록

주님께서 이끌어주소서.

시험장에 들어갈 때에는 

주님께서 함께 계시다는 굳은 신념을 갖게 하시고,

시험의 답안을 작성할 때에는 누군가 기도하고 있다는 

담대한 마음을 가지고 실수하지 않게 하여주소서.

지혜의 원천이신 주 하느님,

주님 자녀들의 마음을 지혜로써 비추어주시고, 

그의 생각을 올바르게 하시어,

성령의 도우심으로 올바른 판단을 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2. 수험생 부모가 바치는 기도 I

온갖 슬기와 지식을 지니신 하느님 아버지,

주님의 자녀인 저희 자녀가 이번 시험을 치를 수 있기까지

보살펴주신 은총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희에게 풍부한 은총을 베푸시는 주 하느님,

저희 자녀가 최선을 다한 이번 시험에서 좋은 열매를 맺게 해주십시오.

그리고 간절히 바라오니,

마음에 상처를 입지 않고, 믿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지켜주십시오.

땀 흘리지 않고 결실을 바라는 어리석음을 없애주시고

뿌린 대로 거두는 정직한 마음을 주십시오.

처음부터 끝까지 주님께서 함께하시어 

당황하거나 실수하지 않게 해주십시오.

주님의 뜻대로 사는 백성을 축복하시는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 지혜와 능력의 샘이신 성령의 하느님, 

◎ 저희 자녀를 축복하소서.

○ 도움이신 성모 마리아님, 

◎ 저희 자녀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 성 요셉,

◎ 저희 자녀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3. 수험생 부모가 바치는 기도 II

인자하신 하느님 아버지,

이제 저희의 사랑스런 자녀가 대학에 진학하고자 시험을 치릅니다. 

지혜의 원천이신 주님,

시험은 누구에게나 긴장되고 떨립니다. 

사랑하는 저희 자녀와 모든 수험생이 

시험문제 앞에서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고 차분하게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성령의 도우심으로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도록 

올바른 판단력과 지혜를 주시며, 

실수하지 않도록 지켜주소서. 

자비하신 주님,

오랜 시간 동안 이 시험을 준비하느라 

변변히 쉬지도 못한 자녀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켜주시고, 

시험 시작부터 끝나는 시간까지 

강건한 몸과 맑은 정신과 차분한 마음으로 

시험 답안을 작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사랑이신 주님,

애처로운 마음으로 자식을 지켜보며 마음 졸일 수밖에 없는 

부족한 이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시어

자녀를 위해 올리는 기도를 너그러이 들어주소서. 

좋으신 주님,

주님께서는 언제나 저희에게 

더 좋은 것을 베풀어 주신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기꺼이 받아들이고 

믿음을 지켜나갈 것을 굳게 약속드립니다.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4. 본당 공동체가 바치는 기도

저희 곁에서 늘 함께해 주시는 주 하느님,

주님의 크고 넓으신 사랑으로 

저희를 보살펴주심에 감사드리며 기도하오니 

저희 본당의 모든 수험생에게 힘을 주소서.

그들이 자신의 능력과 재능에만 의지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 

주님께 의지하게 하시고,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 뒤의 결과를 

기꺼이 받아들일 줄 아는 지혜를 주소서.

또한 그들이 이번 시험을 통하여 한결같은 주님의 사랑을 깊이 느끼며 

좀 더 신앙이 깊어지는 은총의 시간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같은 길을 걷는 동료들 안에서 

주님의 모습을 찾으며 서로 이해하고 도와줌으로써 

용기와 희망을 나누는 진실한 이웃이 되게 하소서.

주님, 저희 본당의 모든 수험생과 가족들이 

늘 곁에서 지켜주시고 이끌어주시며 

지혜와 용기를 주시는 주님께 모든 것을 의탁하며 

담대한 마음을 지니고 앞으로의 날들을 평화로이 맞으며 

매순간 주님께 감사드리며 살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사목, 2004년 11월호, 편집부, 정리 이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