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 (금)
(홍) 성 필립보와 성 야고보 사도 축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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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사목] 가정 안에서 신앙을 이어주는 문화 만들기: 가족 예식을 가족 신앙 예식으로 만드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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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3-01-01 ㅣ No.1312

[가정 안에서 신앙을 이어주는 문화 만들기] 가족 예식을 가족 신앙 예식으로 만드는 방법

 

 

온 가족이 특별한 의미를 담아 함께 기리고 기념하는 가족 예식이 있습니까? ‘예식(ritual)’ 이라고 하면 그야말로 특별하거나 거창한 것만을 말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쉽게 대답하기 어려워하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어떤 것을 할 때 반복해서 하는 행동이나 말이 있다면, 그리고 그것이 상징적인 무언가를 포함하고 있다면 그것은 모두 예식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침과 저녁에 배우자와 혹은 자녀와 언제나 포옹을 하며 문안 인사를 나눈다거나, 가족 구성원의 생일에는 꼭 함께 모여 식사를 하며 축하하는 것, 가족의 기일에 모여 제사를 지내거나 연미사를 봉헌하는 것 등과 같이 알게 모르게 우리 가족 안의 문화로 자리 잡은 작은 가족 예식들처럼 말입니다.

 

이처럼 우리가 삶 안에서 크고 작은 예식을 만드는 이유는 그것이 평범한 일상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고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를 깊이 인지하게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또한 가족 예식을 나누는 것은 당연하게만 느껴지는 가족 구성원끼리 서로에 대한 소중함과 특별함을 간직하게 도와줍니다. 따라서 우리는 온 가족이 함께 기리고 축하할 일이 있거나 함께 기념할 일이 있을 때, 그 시간을 흘려보내지 않고 함께 경축하고 기념하는 것이지요.

 

가족 예식 안에서 우리는 모든 가족 구성원을 위해 자리를 마련합니다. 이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분이 계십니다. 가족과 마찬가지로 늘 함께 계시기에 그 현존을 잊기 쉬운 분, 바로 하느님입니다. 우리가 가족 예식 안에 하느님의 자리를 마련해드린다면, 그리고 그 자리가 신앙을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조금만 더 의미를 더한다면 가족 예식은 온 가족이 함께 신앙을 나누고 하느님의 현존 안에 머무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가정은 하느님의 사랑으로 맺어진 것이며, 그분의 사랑을 닮아가기 위해 애쓰는 첫 자리이자 우리에게 하느님의 현존을 일깨워주는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우선 작은 것부터 하나씩 시작해보시기 바랍니다. 가족 예식을 ‘가족 신앙 예식’으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팁을 몇 가지 소개합니다. 아래의 내용을 바탕으로 우리 가족만의 가족 신앙 예식을 만들어나간다면 가족이 함께 하느님의 보호와 사랑을 인지하며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할 소중한 기회를 만들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시간의 열매는 훗날 가족 구성원이 맞이하게 될 삶의 과도기나 위기의 순간에 빛을 발하게 될 것입니다.

 

 

❤ 가족 예식 안에 하느님을 초대하십시오.

 

가족이 마주 앉은 그 자리에 하느님을 초대하는 기도, 혹은 이 시간을 마련해주신 하느님께 드리는 감사의 기도를 함께 바칩니다. 부모, 자녀 중 어느 한 사람이 해도 좋고 돌아가면서 짧은 한마디를 기도로 올려드려도 좋습니다. 가족이 함께 기리는 중요한 순간에 하느님께서 함께 해주시길 청하고 또 함께 해주심에 감사드리는 것만으로도 가족 예식이 더욱 특별해질 것입니다.

 

 

❤ 함께 성호경을 긋는 것만으로도 가족이 함께 하는 훌륭한 기도가 될 수 있습니다.

 

머리에 손을 대며 창조주 하느님을 생각하고, 가슴에 손을 대며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 사랑을 지키기로 약속하며, 양 어깨에 손을 대며 위로자이신 성령께 의지하기를 다짐하는 성호경은 우리가 신앙인으로 살아갈 것을 고백하는 기도입니다. 가족 예식 안에서 입으로 소리 내어 기도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을 때에는 함께 성호경을 그으며 그리스도인 가정답게 살아갈 것을 다짐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 기도로 서로를 축복하는 예식을 마련하십시오.

 

보통 가족 예식은 주로 가족 구성원 중 누군가를 격려하거나 축복할 때, 가족이 함께 기쁨과 슬픔을 나눌 때 합니다. 그 순간 하느님의 축복과 은총을 청하는 예식을 마련하십시오. 자유 기도를 바치거나, 서로의 이마나 손바닥에 성호를 그으며 하느님께서 그 사람과 함께 해주실 것을 청하며 축복하고 격려하거나, 가족 예식의 주인공의 머리나 어깨에 손을 얹고 안수기도를 해도 좋습니다. 

 

 

❤ 말씀과 함께 하는 가족 예식을 만드십시오.

 

가족이 함께 기리는 그 순간에 어울리는 말씀으로 그 자리를 열어보십시오. 우리가 함께 기리는 순간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신앙 안에서 함께 묵상하고 나눌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먼저 가족 구성원 중 한 사람이 말씀을 선포하고 잠시 침묵 중에 그 말씀에 머무릅니다. 그 다음 원하는 사람이 말씀 중에 와닿은 구절을 한 번 더 외치거나 자유기도를 합니다. 이것이 자연스럽지 않다면 그저 말씀에 잠시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리고 끝으로 “말씀이신 그리스도님, 감사드립니다.” 와 같은 짧은 기도로 마무리 합니다.

 

[소공동체와 영적 성장을 위한 길잡이, 2023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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