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9일 (일)
(홍) 성령 강림 대축일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성령을 받아라.

강론자료

2016-0103.....공현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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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6-01-03 ㅣ No.1948

주님의 공현 대축일(가나다해)

이사야 60,1-6;     에페소 3,2-3.5-6;     마태오 2,1-12

2016. 1. 3. (주일). 이태원


주제 : 공현을 드러내는 방법을 생각하자면........

우리는 다른 사람의 앞에 나설 때, 멋있고 아름답게 꾸밉니다. 누구나 다 그렇게 하는 일이 아니라면, 많은 사람이 그렇게 한다고 바꿀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하는 말은 내가 가졌다거나, 내가 가졌다고 생각하는 것을 잃지 않으려는 자세를 드러내려고 한다고도 바꾸어 설명할 수도 있습니다. 잘 꾸민 사람을 가볍게 보지 않는 세상기준을 보더라도 그렇게 합니다.

 

오늘은 주님의 공현(公現)대축일입니다. 공현이라는 말은 하느님께서 세상의 역사에 들어오셨음을 드러낸다는 의미이고, 하느님께서 당신의 모습을 가족과 민족의 범위를 벗어나 다른 사람들에게도 보여주셨다는 의미라는 전례용어이고, 그렇게 하느님께서 하신 일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베들레헴동네, 동물이 머물던 장소에서 태어난 예수님께서, 가족과 동굴주변에 머물던 목자들에게 나타난 범위를 넘어서 다른 사람들인 동방에서 온 박사들의 방문으로 설명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오늘 읽은 마태오복음은 이 박사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어느 나라 사람인지 그 정보를 기록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이들은 동방에서 왔으며 페르시아지방에 속한 곳, 지금의 이라크나 이란, 좀 더 멀리는 인도라고 설명합니다. 그렇지만, 마태오는 그런 내용을 기록하지 않으니 그들의 출신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은 것입니다.

 

동방에서 박사들이 예물을 들고 예수님을 찾아왔다는 일의 의미를 성경학자들은 예수님은 히브리민족을 넘어서서 온 세상의 구원자요 임금으로 드러나시는 일이라고 해석하고 그렇게 알아들었습니다. 성경학자들이 그렇게 해석할 때, 우리가 그 말씀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 말에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알아듣겠는지를 생각해보면 좋을 일입니다.

 

성경학자들의 연구나 생각과 다르게 알아들은 사람의 본보기가 복음에 나오는 헤로데임금의 태도였습니다. 그는 자신이 세상에서 누리던 권력이 오래 가야 한다고 생각했는지, ‘유대인의 임금으로 어린 아이가 태어났다는 말을 듣고 과민반응을 드러냅니다. 어린아이인데 무엇이 두려웠을까요? 그러면서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담아 말합니다. ‘가서 그 아기에 관하여 잘 알아보시오. 그리고 그 아기를 찾거든 나에게 알려주시오. 나도 가서 경배하겠소!하고 말합니다. 그 놀라운 아기를 경배하거나 찾아갈 마음이 있었더라면 같이 움직이면 됐을 일인데, 그렇게만 말만하고 움직이지 않은 헤로데의 모습을 생각하면,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사건(事件)을 일으킬 사람이라고 우리가 짐작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마음과 행동이 다르게 살 수 있는 지혜를 우리는 누구에게서 배우겠습니까? 권하지는 않을 이러한 것을 배운다는 얘기의 의미는 내가 흑심(黑心)을 가져도 들키지 않는다는 뜻일 것이며, 내가 잘못된 생각을 해도 그걸 들키지 않고 다른 사람은 나를 천사로 생각한다는 뜻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한다면, 우리는 세상에서 잘 산 사람이라는 칭찬을 들을 수 있을 것이고, 다른 사람은 나를 세상에서 성공한 사람이라고 말해줄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평가를 들을 때, 내게 적용된 성공했다거나 칭찬의 의미는 잘 해석해야 합니다.

 

아주 먼데서 온 동방박사3명은 권세를 의미하고, 하느님이심을 드러내며, 죽음을 준비하는 일에 예우로 사용하던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선물로 갖고 왔다고 합니다. 이 말씀을 들으면서 우리가 하느님의 앞에 나설 때는 반드시 선물을 가져와야 한다고 말하면 논리의 비약이 될까요? 조금 더 다르게 표현하면, 우리가 하느님의 앞에 다가설 때, 선물을 준비하지 않고 엉겁결에 허겁지겁 서둘러 온다거나, 선물을 준비한다면서도 그 선물을 내어놓은 일에 불만을 잔뜩 갖는 사람이라면 아주 큰 잘못을 범한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합니까? 우리가 선물을 갖고 하느님의 앞에 나선 사람이라면 하느님에게 가장 좋은 선물은 어떤 것이며 무엇을 갖고 가야 하겠습니까?

 

선물이라고 쉽게 떠오르는 생각은 오늘 복음에 나온 것처럼,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준비할 것은 아닐 것이고, 돈이라고 말하기가 쉬울 텐데, 그럴 때 얼마나 갖고 가야 하겠습니까? 하지만 성경말씀은 우리가 준비해야 할 선물이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말해주지 않고, 또한 돈이라고 단정하지도 않지만 얼마나 많은 금액을 준비해야 하는지 그 한계를 알려주지 않습니다. 우리가 알아서 준비할 여유를 주는 것이고, 우리에게 자율권을 주는 것이라고 해석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은 하느님의 구원이 세상에 드러난 공현대축일입니다. 공현은 우리가 알아듣는 대로 다르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전례와 교회공동체가 해석하는 방향은 알려드렸으니, 여러분은 그 모습을 세상의 삶에서 어떻게 드러내겠습니까? 잘 드러낼 수 있는 지혜를 청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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