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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의신학ㅣ교부학

[교부] 호교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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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20 ㅣ No.29

호교교부

 

 

1. 호교 교부란?

 

초기교회의 사도교부들은 우선 교회 공동체를 구성하고 신자들을 가르치며 지도 교육하는 일에 전념할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2세기에 와서 교회 공동체가 커지면서 새로운 문화권, 이질적인 세상과 접촉하게 되었다. 한편 네로황제의 박해에서 보듯이 그리스도교는 이미 로마제국안에 {불법적인 종교} (religio illicita)로 낙인찍혀 박해를 받게 되었는데, 그리스도교가 역사적으로 왜 박해를 받게 되었는지 그 이유와 과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원래 다신교(多神敎)를 신봉하던 로마제국은 모든 종교를 인정하였을 뿐만 아니라 정복한 민족의 신들의 신전을 로마시 안에 세우는 것을 허용하였다. 다신교의 신도는 필요에 따라 이 신(神) 저 신에게 기도할 수 있었으며, 황제를 신격화하더라도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유일신을 믿는 그리스도인들은 자기네들이 믿는 신만이 유일한 신이고, 다른 신들은 우상에 불과하다고 고집하였기 때문에, 이교도들로부터 미움을 사게 되었다. 게다가 그리스도인들은 황제의 신격화를 거부하였기 때문에, 반정부적 집단으로 취급되기 시작하였다. 사실 로마군대 안에 그리스도신자 군인들은 황제숭배를 거부함으로써 순교하는 일들이 발생하였다.

 

또 민중들 사이에는 그리스도교에 대한 악성 유언비어가 나돌기 시작하였는데, 예를 들면 그리스도인들은 근친상간을 하며, 먹고 마시면서 흥청대는 예식을 하며, 식인종들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유언비어가 나오게 된 것은 박해받던 그리스도인 남녀신도들이 비밀리에 예배 특히 성찬전례를 가질 수 밖에 없었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살을 먹고 피를 마신다는 말을 사람을 잡아먹는 것으로 오해했기 때문이다. 당시 교회는 주로 하층 계급의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저질적인 신흥종교란 소리를 듣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리스도교가 유대교로부터 분리되는 과정에서 유대인들로부터 공격을 받기도 하였다.

 

이러한 여러가지 악조건 가운데 그리스도인들이 박해받고 순교를 당하면서도 계속 늘어가는 데에 로마제국은 심한 불안과 위협을 느낀 나머지 체계적인 글을 통해 그리스도교를 경고하고 반박하기 시작하였다. 그러한 저술가들 중에는 말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가 있는가 하면, 칠타의 프론토네와 첼수스 같은 철학자도 있었고, 풍자적인 저술가 루치아누스도 있었다. 그래서 2세기 교회 저술가들은 이들에 대해 교회를 방어하고 옹호하는 글을 썼는데, 자기 변호를 하는 논조 즉 호교론적(apologeticum)으로 썼기 때문에 우리는 이들을 {호교교부}라 부르는 것이다. 호교교부의 저서는 황제나 총독등 집권당국에 직접 글을 쓴 것이거나 또는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그리스도교를 변호한 것들이다.

 

호교교부에 속하는 분들은, 꽈드라투스, 아테네의 아리스티데스, 펠라의 아리스토네, 성 유스띠노, 치로의 따찌아노, 밀씨아데스, 아테네의 아테나고라스, 안티오키아의 테오필로, 멜리톤 등이 있다. 2세기 이후에도 호교론적 저서들을 남긴 교부들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호교교부} 또는 {호교론자}라 불리우는 이들은 주로 호교론적 저서들을 남긴 2세기 인물에 국한되며, 가장 대표적인 호교교부는 성 유스띠노이다.

 

 

2. 호교교부의 중요논점

 

위에서 열거한 긴 저서들을 모두 자세히 소개하자면 너무나 많은 지면이 요구됨으로 중요한 교부의 경우는 따로 다루기로 하고 여기서는 그들의 저서에 나타난 일반적인 세가지 중요 논점을 소개하겠다.

 

첫째, 그리스도교를 국가와 사회에 위험요소로 보는 이들을 향해 교회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가질 수 있도록 연구해 볼 것을 촉구한다. 그리스도교는 로마제국에 절대로 위험한 존재가 아니며, 제국과 황제만을 생각하지 않고 모든 시민들의 복지를 생각하기 때문에 세상에 유익한 중교이며, 그리스도인들도 충실한 한 시민으로서 합법적인 근거없이 박해받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리스도교도들의 삶은 윤리적으로 순수하고 깨끗하며 존경받을만 하므로 신도들에 대한 나쁜 소문들은 그릇된 악성 유언비어라고 강변한다.

 

둘째, 이교사상들과 그들의 우상, 미신, 신화(神話)가 지니고 있는 모순과 비윤리성을 지적하면서 그리스도교의 유일신 사상의 우월성을 설파한다. 여기에 곁들여, 하느님의 초월성과 그리스도의 강생의 신비 그리고 육신의 부활 등에 관한 가르침을 개진한다.

 

셋째, 철학의 이론적 방법 즉 인간의 이성만으로는 참다운 진리에 도달할 수 없으며, 진리 자체이신 하느님의 {로고스} (말씀)를 통해서만 절대적 진리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에 그리스도교야 말로{신적 철학}(Philosophia divina)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여러 이단과 이교를 조장하는 희랍철학은 {악마의 유산}이라고 공격한다. 호교론자들은 구약과 신약의 연결을 강조하고 {로고스 신학}을 개진하면서 그리스도교가 신흥종교가 아니라, 가장 오래된 종교임을 입증하였다. 모세와 같은 인물은 사실 희랍의 어느 철학자보다 훨씬 오래 전에 살았으며, 희랍철학자들이 오히려 모세로부터 지혜를 배웠기 때문에 구약의 가르침이 우월하다고 강변하였다.

 

한편 호교론자들은 신학사적으로 볼 때, 최초의 신학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사도교부들은 신약성서의 가르침을 소개하는 정도에 그쳤지만, 호교론자들은 이교도들에 맞서 그리스도의 교리를 체계화 시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호교론자들이 그리스도교를 희랍화시킴으로서 복음의 순수성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혹평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잘못된 평가이다. 그들은 이교도들을 대항해 그리스도교를 설명하고 그리스도교의 우월성을 입증하기 위해 그들의 용어와 표현양식을 사용했을 따름이지 그리스도교의 교리를 변질시키지는 않았다.

 

[이형우 신부님, 대구 대신학원 강의록 /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홈페이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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