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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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사목] 사랑의 기쁨(Amoris Laetitia) 나누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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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2-11-11 ㅣ No.1308

「사랑의 기쁨」(Amoris Laetitia) 나누기 4

 

 

“부모는 자녀의 도덕적 발전에 언제나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부모는 이러한 근본적인 책임을 받아들여 의식적이고 열정적이고 이성적으로 올바르게 이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259항)

 

가정은 자녀가 독립적이고 고유한 존재로서 삶을 시작하는 장소이며 근본적인 모든 체험과 교육이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특히 부모와 양육자의 모범에 따라, 정서적인 소통과 교감에 따라 삶의 가치관과 태도, 관계를 맺는 방식 등을 올바르게 형성할 수도 있고 왜곡되고 극단적인 모습을 지닐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집착이나 외면이 아닌 안전한 영역 안에서의 자유로움과 주체성을 배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개입을 줄이되 필요한 경우 단호한 훈육을 통해 옳고 그름에 대한 기준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자신만이 아니라 타인을 존중할 줄 아는 마음, 성적 존재로서 올바로 성장하고 살아가기 위한 지식과 경험, 신앙의 성숙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자녀 교육의 부분입니다. 부모는 자녀가 출산과 동시에 독립을 향해 나아가는 존재임을 기억하면서 동등하고 존엄한 존재로 존중하고 충실하고 완전한 독립을 위한 여정에 좋은 동반자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오늘날 많은 젊은이들이 혼인을 불신하고, 함께 살면서도 혼인 서약을 먼 훗날로 미루고 있다는 사실은 염려가 됩니다. 반면에 또 다른 이들은 이미 한 서약을 깨고 바로 새로운 서약을 맺습니다. 교회에 속한 이러한 신자들에게는 너그럽고 용기를 주는 사목적 배려가 필요합니다.”(293항)

 

“교회의 길은 어느 누구도 영원히 단죄하지 않는 것입니다. 오히려 진심으로 하느님의 자비를 청하는 모든 이에게 하느님 자비를 전해 주는 것입니다. 참된 사랑은 언제나 과분하고 무조건적이며 무상(無償)의 것이기 때문입니다.”(296항)

 

혼인과 관련한 교회의 법과 규정은 그것에 어긋나는 상황들을 비판하거나 단죄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혼인과 가정이 가진 유대와 사랑의 의미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보호하기 위한 장치로, 그 안에는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가 바탕이 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현실적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에 속해 있는 신자와 가정들이 있습니다. 사회혼만 한 이들, 이혼과 재혼 가정, 동거만 지속하는 가정 등 ‘비정상적’ 상황에 대해 교회는 사목적으로 식별하고 그들이 공동체 안에서 신앙적인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법과 규정을 지키지 않아도 좋다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사랑과 자비의 정신을 바탕으로 사목적 배려 안에서 구체적이고 다양한 상황들을 이해하고 다각적으로 필요한 도움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상처입고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돌보는 것이 너무나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혼인과 가정의 유대를 더욱 강화하여 깨어짐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더 우선하는 사목적 노력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 어떤 가정도 완벽한 실재가 아니며 단번에 영원히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서 사랑의 능력을 끊임없이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이는 삼위일체의 온전한 친교, 그리스도와 그분 교회의 소중한 일치, 나자렛 성가정의 그토록 아름다운 공동체, 천상의 성인들의 흠 없는 형제애에서 흘러나오는 지속적인 부르심입니다. … 우리의 한계 때문에 용기를 잃지 말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약속하신 사랑과 친교의 완성을 추구하는 것을 멈추지 맙시다.”(325항)

 

혼인과 가정의 사랑과 유대가 지속되고 성숙하기 위해서는 ‘영성’이 중요합니다. 영성은 물질적이지 않은 정신적인 모든 것, 즉 신앙, 윤리, 도덕적 가치에 관한 것입니다. 혼인과 가정의 영성은 삼위일체 하느님의 사랑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특별히 하느님의 은총을 청하는 기도 생활이 필요합니다. 사랑은 기쁘고 안정적인 상황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고통과 시련 중에서도 위로와 희생과 나눔을 통해 더욱 깊이 드러나게 됩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자유로우며, 돌봄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사랑의 영성을 실천해야 하겠습니다. 혼인이라는 아름다운 부르심을 통해, 가정 공동체라는 유대를 통해 하느님 사랑이 온 세상에 더 널리 퍼져나갈 수 있도록 성실히 기도하고 함께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소공동체와 영적 성장을 위한 길잡이, 2022년 11월호, 김영훈 베드로 신부(사목국 교육지원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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