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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ㅣ 봉헌생활

영성의 향기를 따라서: 그리스도왕 선교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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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7-02-28 ㅣ No.88

[영성의 향기를 따라서] 그리스도왕 선교수녀회 (상)

 

 

1998년 강옥자 수녀가 캐나다 몬트리올 모원에서 한국인으로서는 처음 종신서원하는 모습.

 

 

1928년 프리데리카 지루(Frederica Giroux 1888~1968) 수녀가 전교를 목적으로 창설한 그리스도왕 선교수녀회는 기도생활과 관상에 바탕을 두면서 성이냐시오의 영성에 기초, 사도적 삶을 펼쳐간다. 

 

그리스도왕 대축일을 제정한 교황 비오 11세가 직접 수도회 명칭을 지어준 것으로 알려진 수녀회는 캐나다 몬트리올 샤메디에 본원을 두고 아프리카 중남미 등 7개국에서 선교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데 캐나다에서 자생한 수도회라는 점에서도 자못 눈길을 끈다.

 

몬트리올에서 출생한 창립자 프리데리카 지루 수녀는 현지 성심수녀원 아카데미에 다니다 예수 성심에 대한 강한 신심을 가지게 됐고 1908년 학교 졸업과 함께 무염시태 선교 수녀회에 입회했다.

 

지루 수녀는 수녀회 생활을 통해 점차 그리스도 중심의 예수 성심 신심과 관상 기도에 맛들여 가게 됐고 「예수 성심에 대한 공경」 「예수 성심의 사랑」을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선교 지향, 그리고 교회와 한마음으로 기도하는 「성무일도」 기도를 함께 하고자 하는 지향을 지닌채 수녀회를 떠나 선교만을 사명으로 하는 수도회 창립의 꿈을 지니게 됐다.

 

이러한 지루 수녀의 희망은 당시 퀘백주 로스 주교의 공감을 얻어 1928년 그리스도왕 대축일에 수녀회를 창립하는 것으로 실현됐다.

 

수녀회의 고유한 목적은 「예수 성심 신심」 「성체조배」 「성무일도」 「영성」 등 네가지로 요약되는데 특히 예수 성심 신심은 그리스도왕 선교 수녀회 영성으로 특징지어지며 예수 성심에 대한 깊은 공경이 그 징표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지루 수녀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느끼면 느낄수록 그분의 사랑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며, 그리스도를 중심으로한 사랑의 왕국을 세상에 건설하고 싶다는 열망을 실천에 옮기려 애썼고, 선교에 있어서도 그리스도가 스스로 가난하고 억압된 사람들의 벗이 되어 위로하신 것 처럼 문화시설이 잘된 부요한 나라, 문명의 나라 보다는 아직 복음의 씨앗이 뿌려지지 않은 미개척의 나라에 가서 선교하기를 바랐다.

 

모든 활동의 원천이 영적인 생활에서 비롯됨을 확신했던 지루 수녀는 수도회의 의식주 해결을 위해 힘든 노동이 필요했던 창립 초창기에도 정해진 영적 수련을 절대 간소화 하지 않았다. 

 

또 지루 수녀는 「지속적인 성체조배」를 회헌에 규정, 수도회 회원들에게 『우리 수도회에서는 세상 끝까지 예수님의 위대하심을 빛내자』는 희망을 제시하며 그리스도를 예배하고 찬미와 감사 희생의 삶을 바치도록 가르쳤다.

 

창립자가 보여준 영성의 특징중 하나는 바로 「열린 애덕」이다. 이것은 수녀회의 선교방식에서도 현저히 드러나고 있는데, 즉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사랑으로 선교지 사람들에게 봉사하며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며 각 나라의 관습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콩고에 파견된 한 회원 수녀에게 보낸 지루 수녀의 편지에서는 그같은 영성이 진하게 묻어나옴을 발견할 수 있다.

 

『사랑하는 내딸이여 명심하여 잘 들어야 합니다. 아프리카에선 우리의 방식을 강요해서는 안됩니다. 오히려 수녀님이 그들의 방식에 따라야 합니다. 이것은 그들을 주위에서 고립시켜 백인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함입니다.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대로 하십시오. 상대방을 감싸주듯이 봉사해야 합니다. 그들 생활 방식을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이는 그들에게 주어질 교리교육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함입니다』 [가톨릭신문, 2004년 7월 18일, 이주연 기자]

 

 

[영성의 향기를 따라서] 그리스도왕 선교수녀회 (하)

 

 

그리스도왕 선교수녀회 한국 지부가 지난 4월부터 매월 둘째 토요일 열고 있는 기도모임.

 

 

그리스도왕 선교수녀회는 수녀회 창설 5년 만인 1933년, 일본을 시작으로 선교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캐나다의 인디언 선교를 비롯해 아프리카의 자이레, 중남미의 아이티, 한국, 아프리카의 아이보리코스트와 차드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갔다.

 

1933년 10월 수녀회 최초의 선교사 4명이 일본으로 보내졌을 당시 창설자 프리데리카 지루 수녀는 『파견이란 하느님에 의해서 보내진 것』이란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어느 선교지에 선교사가 파견되든 그에 앞서 자신이 앞장 서서 먼저 새로운 선교지에 들어가 진출 준비를 했다. 언어나 물질적인 가난함, 기후와 풍습같은 문제들은 그리 큰 문제가 아니었다.

 

선교활동을 위한 모금 운동을 전개하다 여러 차례 고배를 마시기도 한 지루 수녀는 그런 상황에서도 『하느님의 큰 일을 위해 일하기를 바란다면 하느님의 섭리가 반드시 도와주시리라』고 굳게 믿었으며 그러한 믿음을 토대로 선교지에서 필요한 생계수단을 젊은 자매들에게 가르쳐 주기도 했다.

 

1943년 캐나다 서부 인디언 지구에 의료 교육 선교를 위한 수녀들을 파견, 인디언 사목의 새 장을 열었던 수녀회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캐나다에 수용된 일본인들과 특히 그 자녀들을 위해 교육사업, 본당사목, 양로원 등을 밴쿠버 지역에서 펼쳐나갔다.

 

1950년대에 들어 아프리카로 선교 활동을 확대한 수녀회는 병원과 학교, 교회, 사회 등 여러분야에서 활동을 벌인 것과 함께 현지인 양성을 위한 수련소도 설치, 많은 콩고인 수녀들을 배출했다.

 

한편 한국 진출은 그리스도왕 선교수녀회 창립 60주년과 프리데리카 지루 수녀 탄생 100주년을 맞던 1988년 대구대교구장 이문희 대주교 초청으로 이뤄졌다. 『모든 민족들이 손에 손을 잡고 이 세상을 왕이신 그리스도께 바친다』는 열망을 품었던 창립자 지루 수녀의 뜻대로 수녀회는 한국과 아이보리코스트에 새 수녀원을 마련했으며 아이티, 콩고 등에도 수녀들이 파견됐다.

 

그해 10월 28일 그리스도왕 선교수녀회 창립 60주년 기념일을 맞아 쟈네트 수녀와 젬마 수녀 등 2명의 캐나다 수녀들이 김해 공항에 도착함으로써 시작된 한국 분원은 한국에 대한 적응과 함께 대학교에서 영어, 불어를 가르치며 한국말을 배우는 것으로 서서히 진행됐다.

 

이후 파견 수녀들은 한국어 교육을 받으며 사업을 준비하다 1993년 대구에 있는 정신지체 장애인 생활시설인 「일심 재활원」을 맡게 됐다. 이와 더불어 중국인 교회사목, 외국인 노동자사목 및 무료의원에서의 의료봉사, 본당사목 활동을 펼쳤던 수녀회는 2001년 서울대교구로 진출했다. 이들은 현재 새로운 사도직을 찾으면서 영어교실, 본당 영어교리교육, 정신지체 주간보호시설, 무료 급식소, 지역복지회관 등에서 일하고 있으며 고유의 카리스마를 살린 기도 모임 등을 개최하고 있다. 

 

1998년 이후 아프리카 챠드 베넨, 필리핀 등으로 선교 지역을 넓혀 총 9개국에서 선교 활동을 벌이고 있는 그리스도왕 선교수녀회는 창립자 프리데리카 지루 수녀의 뜻대로 「예수 성심의 사랑」을 세상 곳곳에 전하는 「사랑의 선교사」를 자부하고 있다. 

 

이들은 오늘도 세상 어디서나 항상 함께 하시는 하느님의 섭리하심을 굳게 믿으며 전쟁의 위험과 물질적 문화적 육체적 어려움속에서도 기쁨의 삶을 살고자 노력하고 있다. [가톨릭신문, 2004년 7월 25일,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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