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의 영성: 코로나 시대의 슬기로운 단원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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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1-04-13 ㅣ No.741

[레지오 영성] 코로나 시대의 슬기로운 단원생활

 

 

코로나 감염증 유행이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지속되는 전염병 유행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쁘레시디움 주회를 중단하지 않고 지속시키려는 간절한 마음에 다양한 방법들이 논의되고 시도되고 있습니다.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이 방역원칙을 준수하면서 미사에 참례하고 집으로 돌아가 묵주기도를 바친 다음 정해진 시간에 문자나 메신저를 통해 활동을 보고하는 모습이나, 미사를 마친 후에 성당에 남아 거리두기를 유지한 상태에서 묵주기도를 바치고 방역원칙을 지키며 활동을 보고하기도 한다는 보고를 들을 때면, 우리 신앙의 선조들이 박해시대 때에 온갖 어려움과 생명의 위협 속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신앙을 지키며 전하였던 모습을 떠올리게 됩니다.

 

쁘레시디움들의 보고를 메일이나 문자로 받고 4간부만이라도 꾸리아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꼬미씨움 역시 방역원칙을 준수하면서 어떻게든 회의를 진행하려 노력하여 꾸리아의 보고사항을 종합하여 레지아에 전달하고 있습니다. 레지아 월례회의를 코로나 상황에 따라 레지아 4간부와 꼬미씨움 단장만 참석하면서, 때로는 레지아 4간부만 모이더라도 중단하지 않고 진행하면서, 각 단위 단체들로부터 올라온 서면보고를 확인하고 논의하고 결정된 사항을 다시 서면으로 전달하면서 레지오 마리애 활동을 지속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무어라 표현하진 못하지만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이 차올랐습니다.

 

비록 아주 작은 수이지만 거리를 두고 함께 모여 마스크를 착용한 채 마음만은 하나로 모아 성모님께 묵주기도를 바치는 모습을 보며 성모님은 어떤 마음이 드실까 하는 생각에 눈시울이 뜨거워지기도 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원칙을 준수하면서도 코로나 사태로 힘들어 하는 단원들을 격려할 수 있는 모든 가능한 방안들을 찾고 시도해보고, 신앙생활과 레지오 활동으로부터 멀어지려는 단원들을 다시 일으켜 세워 성모님과 함께 주님께서 우리에게 약속하신 하느님 나라의 건설을 위해 진군할 수 있도록 이끄는 제주교구 치명자의 모후 레지아 간부들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벅차오르는 감정에 남몰래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사제보다 더한 열정으로 레지오를 위해 헌신하는 이분들이 바로 선교사 없이 평신도로부터 시작되어 참혹한 박해 속에서도 아름다운 교회를 일구었던 신앙선조들의 후예들이고 한국천주교회의 숨은 저력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교회의 살아있는 돌들인 신앙인 한 사람 한 사람 안에 살아계시고 다스리시며 선교의 사명 수행으로 이끌어 주시는 주님의 현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 유행에도 준비된 성모님의 군대로 신앙생활 모범 되어야

 

‘레지오 마리애’는 성모님의 군대입니다. 성모님의 군대는 전쟁을 떠올리게 하는 군대가 아니라 전쟁과 같은 참혹한 죄악이 없는 세상을 위한 평화의 사도들로 구성된 군대입니다. 그러한 군대가 본연의 소명으로부터 도망갈 수 있겠습니까? 위기와 어려운 상황 속에서 더 빛을 발하여야 하는 것이 성모님의 군대가 아닙니까?

 

따라서 레지오 마리애는 마치 이러한 시기를 위해 준비되어 있었던 것처럼 코로나 전염병의 유행 상황 속에서 두려워하거나 주저하지 말고 더욱 빛을 발하며 신앙생활의 모범이 되어야 하고 신앙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자들을 돕고 격려하며 함께 걸어갈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원칙을 철저히 지키면서도 단원들 사이에, 그리고 제 단체들 사이에 서로 다른 비대면 방식으로 긴밀히 소통하면서 무엇보다 본연의 기도에 전념하고 새로운 사태에 꼭 필요하고 또한 할 수 있는 활동을 지속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레지오의 목적은 “단원들의 성화를 통해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코로나 전염병의 유행 사태는 결코 “단원들이 성화를 이루는 것”과 이로써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에 장애가 될 수 없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더 열심한 기도생활로 자신의 성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활동 보고를 비대면으로 하게 되고, 방문이나 접촉활동 보고는 없더라도 그 모든 것을 상쇄시키는 묵주기도의 보고가 있어야 하겠습니다. 어쩌면 코로나 전염병 상황은 레지오 단원들이 복음화의 소명을 위한 본연의 주 무기인 묵주기도에 더욱 매진할 수 있도록 초대받고 있는 시기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이제까지 외적 활동에 전념하며 조금은 소홀히 하였던 가정교회를 단단히 세워야 합니다. 사회생활과 신앙생활에 있어서 외적이 활동이 줄어들고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오히려 가족들이 함께 있으면서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야기도 들려옵니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가족이 함께하는 공동기도나 신앙적인 대화 나눔을 통해 성가정의 모범을 본받으려 노력했으면 합니다.

 

비가 오는 날 야외 활동을 삼가고 가족과 함께 빈대떡을 부쳐 먹는 것이 슬기로운 일상이듯, 코로나 전염병이 유행할 때 활동을 줄이고 개인의 성화와 가정의 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슬기로운 신앙생활이 될 것입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21년 4월호, 황태종 요셉 신부(제주교구 복음화실장, 제주 Re. 담당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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