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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신앙과 심리: 아이 키우기가 너무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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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02-25 ㅣ No.297

[신앙과 심리] 아이 키우기가 너무 힘들어요

 

 

육아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자녀 양육을 도울 목적으로 “힐링 엄마, 행복 아이”라는 주제로 영유아 엄마 대상 집단 상담을 진행하였다. 열 명의 엄마들은 모두 감정 조절의 어려움을 호소하였고, 아이와의 소통법과 감정 조절에 대한 욕구가 높았다. 자녀를 잘 키우고 싶은 마음과 달리, 아이의 행동을 질책하거나 소리를 지르는 자신을 보며 죄책감을 느끼고 좌절하며 우울감을 키우고 있었다.

 

집단 상담에서 그들은 ‘좋은 엄마로 자녀를 잘 양육하고 싶다’는 공동의 소망을 내어놓으며 양육의 어려움을 함께하였다. 오래 기다리다 7년 만에 얻은 귀한 딸, 늦은 결혼으로 노심초사하며 얻게 된 아들. 그 외에 부부 사랑의 결실이라는 확신에 감사한 마음으로 맞은 출산의 기쁨이 컸지만 힘든 양육과정에서 처음의 마음이 사라지고 고통과 원망이 크게 자리하고 있었다. 서로의 어려움에 대한 공감과 나눔이 필요했다. 정서 및 욕구를 탐색하고, 자신의 성격을 잘 이해하기 위하여 이고그램과 원가족 가계도를 통하여 자신의 감정과 사고패턴, 그리고 자기 내면을 만나는 시간이었다.

 

엄마가 자신을 얼마나 이해하는지, 자신에 대하여 어떻게 느끼는지, 자신이 엄마로 적합한지에 대한 수용 여부는 자녀 발달에 큰 영향을 준다. 자신을 알아야 관계 안에서 일어나는 자신의 반응을 이해하고 조절할 수 있다. 엄마들이 공통적으로 호소하는 감정 조절의 어려움과 적절한 소통에 대한 욕구는 감정을 억압하고 자기표현을 언어화하지 않은 문화에서 오는 것이라 볼 수 있기에 적절한 교육이 필요하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일이나 매우 헌신적인 부모에게도 스트레스가 많고 좌절감이 있다. 부모 자신이 삶 속에서 인격적으로 성장, 분화, 발전을 하지 못하는 경우 아이의 양육에 필연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그러기에 부모가 아이의 성장 발달을 돕기 위해서는 아이의 발달에 대한 이해와 부모 자신의 심리적 이해와 성숙이 필요하다. 일차적인 양육의 책임이 대체로 엄마에게 있어, 엄마는 아이에 대해 과중한 책임감으로 과민해지고 그 스트레스가 아이에게 영향을 준다. 감정 조절이 안 되는 부적응적 언행으로 인한 죄책감으로 우울하고 무기력해지기 쉽다. 현대의 고등교육을 받은 여성이 집안에서 하루 종일 아이와 씨름하면서 자신의 삶에 민족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만3세 까지 영유아기의 환경이 그 사람의 성격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한 심리학 이론은 우리나라 속담,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와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유아의 초기 관계 경험은 내면화 과정을 거쳐 그 사람의 특성으로 자리매김을 한다. 대상관계 이론에 의하면 생애 초기 유아는 어머니로 대표되는 양육자와 상호작용 경험은 물론 그 경험에 수반되는 정서 상태, 자신에 대한 지각, 느낌, 기억, 의미를 자기상으로 내면화한다.

 

영유아기의 발달 특성으로 뇌의 발달을 들 수 있다. 영아기의 뇌는 피부를 통해 발달한다. 아기 피부의 신경세포들은 풍부한 신경회로로 뇌와 연결되어 있다. 아기에게 피부로 전달되는 정보는 아주 미세한 자극이라도 금방 뇌로 전달된다. 피부로 전달되는 정보는 뇌의 발달 중 감정과 정서발달에 중요하다. 아기의 머리를 쓰다듬거나 얼굴을 가볍게 만져주고 눈을 맞추는 등의 일상적인 자연스런 스킨십과 일정시간 정해서 하는 스킨십(마사지) 모두 아기에게 다음과 같은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첫째, 아기의 안정감을 증대시킨다. 애정 어린 접촉을 하면 아기는 사랑받는다는 느낌, 자기가 소중하다는 느낌을 받고 이러한 느낌은 자존감의 밑거름이 된다. 둘째, 아기의 신체적 건강을 증진시킨다. 애정 어린 접촉을 받는 아기들은 그렇지 않은 아기들에 비해 아프고 울 확률이 적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셋째, 아기의 신체 발달을 도모한다. 마사지는 특히 미숙아, 저능아, 장애아에게 효과적이다. 넷째, 아기의 사회성 발달을 촉진한다. 아기에게 접촉한다는 것은 아기에게 의사소통을 가르친다는 것이다. 마사지는 아기에게 비언어적 의사소통법을 익히게 해 부모와의 초기 유대감을 형성하도록 도와주고 아기의 자신감과 사회성 발달에 도움이 된다.

 

사회성 발달의 가장 중요한 형태는 애착이다. 애착은 영아와 엄마, 주 양육자와의 사이에 이루어지는 친밀한 정서적 유대감이다. 영아기의 애착 형성은 성인기까지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나 나중에 안정적인 관계 경험을 통해 극복할 수도 있다.

 

생후 7~8개월부터 36개월까지는 아이에게 애착을 형성하는 결정적인 시기이므로 애착을 잘 형성하기 위해서는 만3세까지는 주 양육자를 바꾸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애착 형성을 위해 아이와 놀이를 통한 친밀감을 높이고 아이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특히 유능감과 주도성 과제를 이루어가는 만3~5세 사이의 유아들에게는 양육자의 민감성이 요구된다. 민감성은 유아의 욕구나 감정을 신속하게 알아차려 그 행동의 의미를 정확하게 해석하고 적절한 반응을 제공하는 것이다. 유아기에는 자율성에 대한 욕구가 강하므로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기다려 주는 것이 필요하다. 자율성의 욕구가 좌절되면 아이는 수치심을 느끼고 자존감이 손상되므로, 아이들은 자신의 몸과 마음이 이끄는 대로 행동하고 경험할 시간이 필요하다. 자신만의 시간표를 가지고 발달하고 있는 아이를 기다려주는 부모 자신도 함께 발달하고 있는 존재라는 자각이 필요하다. “부모가 되지 말고 부모로서 인간이 되시오”(하임 기너트 박사).

 

* 유정인(리디아)씨는 한국 가톨릭 상담심리사 및 한국 상담심리학회 상담심리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현재 상담심리사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이메일 uli9942@hanmail.net

 

[외침, 2016년 2월호(수원교구 복음화국 발행), 글 유정인(유리심리상담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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