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2일 (일)
(백) 주님 승천 대축일(홍보 주일) 예수님께서는 승천하시어 하느님 오른쪽에 앉으셨다.

예화ㅣ우화

[믿음] 네가 잡고 있는 가지를 놓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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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용 [k0k1y05] 쪽지 캡슐

2000-02-27 ㅣ No.202

네가 잡고 있는 가지를 놓아라.

 

 

[지금 중남미 과테마라에서 어린양들을 돌보고계시는 김무웅(Ignacio)신부님의 미사중 강론 말씀에서 인용을 하였습니다. 기억속에 지워지지 않는 우화라서 같이 나누고 싶었습니다. 어디엔가 중복된 글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어느날 나그네 한 사람이 초행길의 깊은 산중에서 깜깜한 밤에 길을 잃고 헤매게 되었답니다. 그러다가 재수없게 발을 잘못 딛어서 깊이가 얼마나 될지 어둠 속에서 알 수조차 없는절벽에서 떨어지다가 나무가지를 붙잡고 우선은 목숨을 부지할수 있게 되었답니다.

 

그렇게 매달려 있자니 손과 팔의 힘은 점점 스스로를 지탱할 수 없게 되어 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생전 해보지도 않던 기도를 합니다.

 

’하느님이든지 산신령이든지 누구라도 좋으니 제발 나를 이 위기에서 구해주십사’ 고.

 

그 기도가 어찌나 간절했던지 하느님께서 나타나시여 말씀하시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너를 구해주기 전에 네가 꼭 해야 할 일이 있느니라."

 

이 나그네가 그 소리를 듣고는 대답합니다. '저를 구해주신다면 무슨 일이라도 제가 하겠습니다.' 하고. 그러니까 그 나그네는 자기의지를 하느님께 양보할 뜻이 있음을 고백한 것입니다.

 

하느님은 '너는 나를 믿어야 한다. 그렇게 할 수 있느냐?' 하고 물었습니다.

 

나그네는 '그까짓 믿는 것쯤이야 밑천도 안 들어가는 일인데 못 믿을께 뭐람' 하고 생각하고는 '예 믿고 말고요.' 하고 대답했습니다.

 

하느님은 거듭거듭 세 번이나 같은 질문을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나그네는 더욱더 큰 소리로 믿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하느님은 그에게 다시 말씀하십니다.

 

'그러면 내가 너를 구해주겠다.' 하시고는 '네가 잡고 있는 가지를 놓아라.'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이 소리를 들은 절벽끝 나무가지에 매달려 있는 나그네는 기도 안차는 것이었습니다. 붙잡고있는 나무가지를 놓으면 천길 만길이나 될지도 알 수 없는 절벽밑으로 떨어져 죽을텐데 이것을 놓으라니. 그는 그렇게 할 마음이 없어졌습니다. 자유의지를 양보하여 하느님을 믿고 자신을 맡기겠다던 마음은 온데 간데 없어졌습니다. 이제는 자기 스스의 힘으로 악착같이 버틸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했습니다. 하느님을 원망하면서...

 

날이 밝았습니다. 한 길손이 그 근방을 지나가다가 한구의 시체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 나그네는 겨우 3미터도 안 되는 높이의 절벽 아래에 떨어져 죽어 있었답니다. 자기 힘에만 의지하고 발버둥치다가 그만 기진하여 떨어져 죽고 말았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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