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일)
(백) 부활 제5주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예화ㅣ우화

[믿음] 세상에서 가장 판이 큰 도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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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06-23 ㅣ No.557

[햇볕 한 줌] 세상에서 가장 판이 큰 도박은?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라는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블레즈 파스칼(1623-1662)이 『팡세』에 남긴 말입니다. 이 놀라운 천재는 16세에 이미 수학자로서 명성을 떨치기 시작했고 19세에는 계산기를 발명했으며 확률의 이론을 정립하는가 하면 23세에는 유체역학을 창시했습니다. 그러나 그가 또한 열렬한 신앙인이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명랑하고 쾌락을 즐기기는 하였지만 병약했던 파스칼은 31세 때 사고를 당해 위급한 상황에 이르렀는데, 앓아누워 있는 동안 회심하여 남은 인생을 하느님께 봉헌하기로 마음먹게 됩니다. 파스칼은 회복되고 나서 자신의 옷 안감에 “철학자의 신이 아니라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의 하느님을. 주님, 당신 말씀을 잊지 않겠나이다. 아멘.”이라고 박음질하여 죽을 때까지 몸에서 떼지 않았습니다. 이후 파스칼은 세속적인 교류와 유흥을 모두 끊어버리고 가난한 사람들과 병원을 찾아다니며 봉사의 삶을 살았고, 저 유명한 『팡세』도 본래 철학서로 쓴 것이 아니라 당시 사람들에게 신덕과 겸손을 설파하기 위해 쓴 것입니다. 파스칼은 『팡세』에서 수학자답게 이렇게 말합니다. “하느님이 계시는가, 계시지 않는가? 논증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므로 도박을 해야 한다. 승률은 반반인데, 만약 계시지 않는다는 데 걸었다가 혹 계신다면 영원한 벌을 얻을 것이고 계시지 않는다면 본전이다. 계신다는 데 걸었다가 혹 계시지 않는다면 잠시의 인생을 착하게 사느라고 손해를 좀 보았겠지만, 계신다면 영복을 얻게 된다. 유한한 인생을 걸어 무한을 얻는 도박이므로 무조건 하느님이 계신다는 데 걸어야 한다.” 

 

[2014년 6월 22일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대구주보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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