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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ㅣ미사

[전례] 신심 생활: 성모 호칭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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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3-11-15 ㅣ No.2360

[신심 생활] 성모 호칭기도

 

 

교회 내에는 다양한 호칭기도(呼稱祈禱: Litania)들이 있다. 호칭기도란? 성모 마리아를 비롯해서 천사와 사도, 순교자와 증거자 등 여러 성인들의 전구를 청하는 탄원 기도로, 시대와 지역에 따라 여러 호칭기도가 존재한다. 가장 대표적으로 모든 성인 호칭기도가 있고 그 외에도 예수 성심 호칭기도, 성 요셉 호칭기도, 103위 한국 성인 호칭기도, 124위 한국 순교복자 호칭기도와 특별히 성모 마리아께 봉헌된 호칭기도들도 있다.

 

가장 오래된 성모 호칭기도(Litaniae Lauretanae Beatae Mariae Virginis)는 12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총 73가지의 호칭을 담고 있으며, 그중 동정성의 꽃(Flos virginitatis), 거룩함의 모범(Forma sanctitatis), 천상의 찬가(Hymnus cælorum) 등 지금 우리에게 조금 낯선 호칭들도 포함되어 있다. 이후 16세기 ‘로레토의 호칭기도’ 혹은 ‘라우레타네 성모 호칭기도’라 불리는 기도가 등장하는데, 현재까지 가장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이 호칭기도는 이탈리아의 로레토(Loreto) 성모 성지에서 봉헌되던 기도로 순례자들을 통해 여러 지역으로 퍼지면서 보편적 신심 기도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후 1587년 식스토 5세 교황으로부터 공적 인가를 받게 되었고, 이 기도의 전파와 권장을 위해 호칭기도를 봉헌하는 모든 이에게 대사가 허용되었다. 이후 17세기부터 여러 교황은 한결같이 이 기도의 가치를 인정하며, 다양한 호칭들을 추가하게 되는데, 마지막으로 2020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기도에 ‘자비의 어머니(Mater misericordiæ)’, ‘희망의 어머니(Mater spei)’, 그리고 ‘이주민들의 위로(Solacium migrantium)’라는 세 가지 호칭들을 공식적으로 첨가한다.

 

이 성모 호칭기도는 총 54개의 성모 호칭을 담고 있는데, 크게 6종류의 범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우선 처음 3개의 호칭, ‘성모 마리아님’, ‘천주의 성모님’, ‘지극히 거룩하신 동정녀’는 모든 성인 호칭기도에서 유래된 것이고, 이어지는 14개의 호칭은 마리아를 ‘어머니(Mater)’로 칭하며 구원의 역사 안에서 마리아의 역할을 보여주며 그에 따른 찬사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리고 다른 6개의 호칭은 마리아의 동정성과 그 덕의 품위를 드러내며, 마리아에게 ‘동정녀(Virgo)’라는 호칭을 부여하고, 이어서 구약성경(‘계약의 궤’, ‘상지의 옥좌’ 등)과 교부들의 작품(‘지극한 사랑의 그릇’, ‘다윗의 망대’ 등)에서 유래된 13개의 다양한 호칭들이 자리한다. 이후 5개의 호칭은 교회의 어머니로서 신앙인에게 위로와 도움이신 마리아께 봉헌된 호칭들로, 특히 죄인들과 병자, 근심 중의 사람들을 향한 위로의 근원으로 마리아를 바라보게 한다. 마지막으로 13개의 호칭은 마리아께 ‘모후(Regina)’라는 고귀한 칭호를 붙이며, 마리아의 성덕을 기리고 그분이 받은 은총의 영광을 묵상케한다.

 

이러한 다양한 호칭들은 성모 마리아의 모범적 신앙을 묵상케 하는 동시에 그분의 전구에 대한 신뢰를 더해 단순하면서 아름다운 기도를 이루게 되는데, 이 호칭기도를 통해 하느님의 어머니이자 교회의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에 대한 올바른 공경의 마음을 키울 수 있기를 바란다.

 

[2023년 11월 12일(가해) 연중 제32주일(평신도 주일) 인천주보 3면, 김태환 요셉 신부(연희동 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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