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일)
(백) 부활 제5주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의 영성: 생명을 선택하신 성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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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2-12-05 ㅣ No.840

[레지오 영성] 생명을 선택하신 성모님

 

 

지난 9월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가톨릭여성교육관이 주최하고 대구대교구 여성위원회가 주관한 미혼모돕기 생명사랑나눔바자회가 성황리에 개최되었습니다. 이 바자회를 준비하면서 “너희와 너희 후손이 살려면 생명을 선택해야 한다.”(신명 30,19)는 주제 성경말씀을 선택하였습니다. 교구 여성위원회의 미혼모돕기 활동은 교회 생명운동의 하나로 실천해왔던 활동입니다. 생명을 선택하라는 주님의 말씀을 묵상하면서 이 바자회가 성공적으로 끝나기를 기도하였습니다.

 

행사를 준비하면서 교구 여성위원들은 최대 3천만 원 정도의 매출을 기대하였습니다. 3일간 바자회를 열면서 오시는 손님들이 구입할 물건이 부족할까봐 걱정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걱정은 쓸데없는 것이었음을 바자회가 시작되면서 깨닫게 됩니다. 너무나 많은 분들이 바자회에 물품을 기증하거나 직접 바자회에 참석하여 봉사해 주었습니다.

 

특히 대구대교구장이신 조환길 대주교님과 총대리 장신호 주교님을 비롯하여 교구의 많은 신부님들이 소장하고 있던 애장품을 기증해 주셔서 바자회가 더욱 풍성한 사랑의 잔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교구내 각 본당 여성위원들과 많은 교우들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으로 그야말로 기적의 바자회가 되었습니다.

 

바자회를 마치고 결산을 하니 후원금을 포함하여 6천만 원이 넘는 수익이 나왔습니다. 이러한 결과를 보면서 교구 여성위원들은 뜨거운 감동을 느꼈습니다. 미혼모들에 대한 사제와 신자들의 따뜻한 사랑을 체험하면서 교구 여성위원들은 큰 힘을 얻게 되었고, 미혼모 돕기를 비롯한 교회의 생명운동에 더욱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각오를 다졌습니다.

 

이번 바자회를 홍보하기 위해 미혼모 친정엄마 봉사를 하고 있는 교구 여성위원 한 분은 멘토로서 미혼모 멘티와 함께 대구가톨릭평화방송에도 출연하여 미혼모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였습니다. 대구가톨릭평화방송 개국 26주년 기념 “생명을 사랑하여라” 프로그램에 출연하였는데 저도 듣고 감동을 받았습니다. 아기 아빠 없이 어린 나이에 아기를 낳고 키울 결심을 어떻게 하게 되었냐는 물음에 미혼모 멘티는 천주교 신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이도 생명인데 제가 지켜주고 싶었습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하였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답인데도 이 말이 저에게는 크게 와 닿았습니다. 아마도 우리의 현실이 생명을 낳고 키우기 어렵고, 죽음의 문화가 만연한 사회이기 때문에 이 미혼모의 말이 더 감동적으로 들렸던 것 같습니다. 딸아이의 임신 소식을 들은 부모님은 놀라서 딸아이를 피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스스로 혼자 해결해야겠다고 결심하고 가톨릭푸름터를 찾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때 태어난 아이가 벌써 네 살이나 되어 건강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생명을 선택한 이 미혼모와 그 생명을 낳고 지키고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이 시대에 만연한 죽음의 문화 물리치도록 성모님의 전구 청해야

 

아기 예수님의 성탄을 기다리는 대림시기에 아기 예수님을 잉태하신 성모님의 마음을 기억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결혼도 하지 않았는데 임신한 사실이 밝혀지면 돌에 맞아 죽을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생명을 선택한 성모님은 이 시대의 미혼모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더 위험한 처지에 놓여 있었습니다.

 

가브리엘 천사의 잉태 예고 소식에 너무나 놀랐지만 하느님께는 불가능이 없다는 천사의 말에 기꺼이 응답합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 같이 살기 전에 잉태한 사실을 알게 된 요셉 성인의 고뇌도 컸을 것입니다. 하지만 요셉 성인도 천사의 말을 듣고 성모님을 도와 생명을 지키게 됩니다. 그리하여 인류 역사에 엄청난 사건이 일어나게 되었던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으로 이 세상에 오시는 구원의 역사가 펼쳐지게 된 것입니다.

 

예수님의 성탄을 기다리면서 생명을 선택하신 성모님과 그 생명을 지키고 보호해 주신 요셉 성인을 기억하고 이 시대에 만연한 죽음의 문화를 물리칠 수 있도록 성모님의 전구를 청합시다. 대구대교구 여성위원회가 주관한 미혼모돕기 생명사랑나눔바자회의 주제 성경말씀을 묵상하면서 대림 시기를 잘 보내고 기쁘고 행복한 성탄절을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너희와 너희 후손이 살려면 생명을 선택해야 한다.”(신명 30,19)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22년 12월호, 이기수 비오 신부(대구대교구 사목국장, 대구 Se. 담당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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