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월)
(백)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 학자 기념일 아버지께서 보내실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 주실 것이다.

선교ㅣ복음화

전교보단 선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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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중규 [mugeoul] 쪽지 캡슐

2001-01-31 ㅣ No.14

현대사회에 있어

교회는

전교보단 선교에 더 중점을 둬야 한다고 생각되어 진다.

 

즉 그냥 "주여! 주여!" 외칠 뿐만 아니라,

’주의 뜻대로 사는’ 교회임을 나타내 줘야 한다는 것이다.

자본주의사회 속에 휩쓸려

자신도 모르게 교회가 잃어버린

그리스도교의 본질을 되찾아 지녀야만,

복음은 참되게 전파될 수 있을 것이다.

 

교회가 그렇게 본연의 모습을 찾지 않는 한

설사 그리스도교 사회는 이뤄질 수 있을 진 몰라도

그리스도적 사회는 성취될 수 없게 된다.

그야말로 참된 복음화는

사회에다

그리스도의 ’옷’을 입히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그리스도의 ’몸’이 되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전례는 말씀과 성찬으로 나눠져 있다.

그것은 그리스도교가

말만 지닌 종교가 아니라

빵도 지닌 종교임을 나타내 주고 있다.

갈릴래아 땅에서

복음을 선포하시며 공생활을 시작하신 주님께서

최후의 만찬석상에서

성체로 자신을 바치며 공생활을 마무리하셨음을 기억하자.

그렇게 빵으로 자신을 내어 주신 주님처럼

교회는 하느님과 이 사회를 위해 자신을 오직 바쳐야 한다.

 

"예수를 믿어라."하기에 앞서

스스로 더 예수를 참되게 믿어

사회가 예수를 믿기에 앞서 교회를 신뢰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하고,

"사랑하라."하기에 앞서

몸소 그 사랑을 지녀야 한다.

다시 말해 "나는 빛이다." 입으로만 떠들기보단

빛다운 행위를 함으로써

스스로 떠들지 않더라도

둘레에서 "그야말로 당신은 빛입니다."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또한 예수를 시끄럽게 앞세우며 선행을 하기보단

오히려 주의 뜻대로 행한 뒤

"아, 네 예수였구나!" 깨닫도록 해야 한다.

 

그것은 아주 단순하지만 더 넓게 이런 뜻도 된다.

교회 건물을 더 크고 높게 지으려 애쓰기보단

컨테이너 가건물이나 천막 속에서도

사랑의 불꽃같은 그 본질을 지녀 둘레에 나눠주는데 힘쓴다면

거기에 주님이 함께 하시리라는 것이다.

 

물론 언덕 위의 교회는 아름답다.

그러나 참(될 수만 있다면) 교회는

도시의 가장 낮은 곳으로 찾아가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는

환자가 지붕을 뚫고 내려올 만큼(마르 2,4)

낮고도 낮았다.

그럴진대 불야성(不夜城) 같은 첨탑은 무엇을 말해 주는가!

이 시대 어느 교회가

자신의 천정을 찢으면서까지

사회의 아픔을 온전히 받아들일 것인가.

 

교회가 높은 곳에 세워짐은 자기과시가 아닌,

세상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수렴해

다시 그 아픔을 세상에다 드러내 보여줌으로써

마치 모세의 구리뱀이 그렇듯

세상을 치유시켜 올바른 곳으로 이끌기 위함이다.

이는 교회의 기원으로

갈바리아 산상에 세워진

십자가의 의미이기도 하다.

 

참으로 교회는

홀로만 높고 깨끗한

언덕 위의 하얀 집에서 벗어나,

세상 한복판 가장 낮은 곳

소외된 이들이 사는 진창에로 내려와야 한다.

 

교회가 깨끗한 옷 입은 자들만의

깨끗한 놀이판으로 화했을 때

그 어떤 사랑의 설교도 빈말에 지나지 않는다.

 

남의 아픔을 느낄 수도 볼 수도 없는 교회,

’예수 마음’

곧 ’측은지심’이 없는 교회는

이미 주님의 교회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최근의 한국의 성령쇄신운동이

가슴에 아픔을 품은 부인들 중심으로,

그것도 당연히 ’한풀이’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볼 때

그것이 어느 정도 부작용을 낳고 있음도 알지만,

일면 고무적 평가를 내려도 무방할 것이라고도 여겨진다.

 

진정 성령의 교회는

남의 아픔을 위해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깊이 탄식하며’

하느님께 도움을 대신하여 간구하는

자비로운 어머니와 같은 교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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