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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기후는 공공재입니다10: 기후위기 앞에서 다시 묻는 노동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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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1-06-20 ㅣ No.1838

[기후는 공공재입니다] (10) 기후위기 앞에서 다시 묻는 노동의 의미


한국판 그린 뉴딜, ‘가진 자들만의 리그’될 위험 막아야

 

 

- 태양광패널을 설치하는 모습. 기후위기 대응에서 노동자와 지역공동체의 피해를 예방하고 일방적으로 부담이 전가되지 않도록 하는 ‘정의로운 전환’의 원칙을 고려해야 한다. CNS 자료사진.

 

 

‘그린 뉴딜’은 지난 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중요한 정책 의제로 떠오른 이후 한국 정부에 의해서도 공식화됐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대응으로 디지털 뉴딜에 더하여, 기후위기에 대응하면서 일자리도 만드는 한국판 그린 뉴딜이 발표됐고 사업 내용도 구체화되고 있다.

 

애초에 뉴딜은 미국의 대공황 시기에 루즈벨트 대통령이 공공사업을 통해 수요를 진작하고 사회보장을 강화해 경제와 사회 위기를 극복하는 커다란 사업 또는 새로운 계약을 의미했다. 다가온 기후위기 상황에서 온실가스 감축과 일자리 창출 그리고 사회불평등 완화라는 1석 3조의 사업으로 뉴딜을 새로이 확대한 것이 그린 뉴딜이다.

 

 

한국판 그린 뉴딜의 문제점들

 

하지만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그린 뉴딜에는 아쉬운 점이 적지 않다.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은 2025년까지 총 사업비 160조원을 투자하여 일자리 190만 개를 창출한다는 목표로 발표됐는데, 이중 그린 뉴딜 예산은 73조원이다. 핵심 사업은 그린 모빌리티 확대(전기차와 수소차 보급 지원), 녹색산업 혁신, 신재생에너지 확대, 공공시설의 제로 에너지화 등이다.

 

그런데 한국판 그린 뉴딜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대응하는 사업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기존 사업과 주요 부처의 정책을 취합한 것이기 때문에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실효적인 수단은 매우 부족하다. 예를 들어 전기차 보급에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되지만, 재생가능에너지 발전 비중이 5%에 불과한 조건에서 도로 위에 전기차가 늘어나면 오히려 석탄화력과 핵발전으로 만들어진 전기를 더 많이 이용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한국판 그린 뉴딜의 더 큰 문제는 국민과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가 미약하다는 것이다. 기후위기의 엄중함을 전달하기보다는 새로운 성장과 이윤의 기회임을 부각하며, 국민과 기업이 거의 아무런 부담도 질 필요가 없다는 인상을 준다. 기후위기 대응과 산업 전환에서 예상되는 노동자와 지역 공동체의 피해를 예방하고 부담이 일방적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하는 ‘정의로운 전환’의 원칙이 고려되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다.

 

 

기후위기 대비의 부담은 공평하게 나눠져야

 

이와 관련하여 한국 정부의 태도는 주로 절차적 공정성과 사후 보상에 치중해 대안을 강구하는 것이어서, 경제적 평등과 정의를 함께 고양하는 것보다는 협소하게 접근하고 있다. 5월 말에 100명 규모로 출범한 ‘탄소중립위원회’에도 정의로운 전환은 ‘공정 전환’이라는 하나의 분과위원회의 과제로 맡겨져 있는 정도다.

 

하지만 기후위기 시대에 노동시장과 일자리의 변화는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석탄화력발전과 내연기관 자동차 산업의 일자리는 벌써 위협받고 있다. 하지만 6월초에 경향신문에서 세 차례에 걸쳐 진행한 기획 보도에 따르면 해당 산업의 노동자, 특히 교섭력이 취약한 협력업체와 비정규 노동자들은 이러한 변화와 관련하여 거의 아무런 정보도 갖지 못하고 자신의 발전소와 공장이 언제 폐쇄될지조차 제대로 모르고 있음을 드러낸다. 산업과 일자리의 전환이 필수적으로 다가오고 있다면, 이를 대비하는 부담은 공평하게 나눠지고 예상되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가 시급히 강구되어야 한다.

 

 

단호하게 불평등과 불의 개선 노력해야

 

2015년 발표돼 큰 반향을 일으킨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는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집인 지구가 기후위기로 위협받고 있음을 환기하면서, 기후를 보전하는 것은 오늘날 인류가 당면한 중요한 도전 과제라고 말하고 있다. 나아가서 이 회칙은 온전한 생태학의 지침 중 하나로 ‘노동의 가치를 고려할 필요’를 분명히 언급하고 있다.

 

모든 사람은 일자리가 있어야 하는데, 왜냐하면 노동은 “이 땅에서 살아가는 의미에 속하며, 성장과 인간 발전과 개인적 성취를 위한 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머물러서는 안 된다. 성장, 발전, 성취는 지구와 인류의 지속가능성 위에서만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기후와 일자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냉정한 현실 인식과 더불어, 불평등과 불의를 다스릴 수 있는 단호한 행동도 요구된다. 교황은 “단기간에 더 큰 금전적 이익을 얻고자 인적 투자를 중단하는 것은 사회에 악영향을 미치는 사업 행위”이며, 모든 이가 경제적 자유의 참다운 혜택을 보려면 “경우에 따라서는 더 큰 자원과 경제력을 가진 이들에게 제한이 가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기후위기의 시대는 우리에게 경제와 노동의 의미를 다시 묻게 만든다. 환경만을 따로 떼어서는, 단기적이고 부분적인 문제로만 접근해서는 우리는 총체적인 위기를 해결할 수 없으며 기후위기를 완화하는 의미 있는 결과도 만들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정의로운 전환이 법과 제도뿐만 아니라 삶의 전환, 그리고 인식과 가치의 전환이어야 하는 이유다. [가톨릭신문, 2021년 6월 20일, 김현우(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기획위원·기후위기비상행동 집행위원)]

 

 

교황청 ‘찬미받으소서 7년 행동 플랫폼’ 목표와 행동 계획은 - 하느님 창조 섭리에 따라 공동체와 연대 강화

 

 

세계교회는 지난 5월 24일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에 돌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와 함께 공동의 집 지구를 살리기 위한 7년 여정을 이끌어갈 ‘찬미받으소서 7년 행동 플랫폼’을 발표했다. 7년 여정의 지침이 될 행동 플랫폼에서 제시하는 7년 여정의 목표는 모두 7가지이고, 각 목표는 구체적인 행동계획들을 포함한다.

 

■ ‘지구의 울부짖음에 대한 응답’

 

생태종의 생존을 위해 지구를 보호하라는 초대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서 대체 에너지로의 전환, 에너지 효율성 확보가 필요하고, 생태종 보호를 위해서는 토착 식물을 심고, 지속 가능한 농업에 힘쓴다. 화학비료 사용을 줄이고 토양을 보호하는 전통 방식의 농사를 짓는다.

 

■ ‘가난한 이의 울부짖음에 대한 응답’

 

생태 정의 실현에 대한 요청이다. 모든 사람들이 깨끗한 물, 오염되지 않은 땅과 공기 속에서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어느 곳이든 토착민들이 자신들이 살아가는 땅에 대한 권리를 향유할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 특별히, 취약 계층과의 연대가 강화돼야 한다.

 

■ ‘생태적 경제’

 

경제는 사회의 하부 체제로서, 그 자체로서 인류에 봉사해야 한다. 자원이 재활용되는 순환 경제를 구축하고 지지한다. 화석연료 투자를 철회하고 지속가능하고 윤리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적절한 임금과 복지를 보장하는 일자리로 노동자들의 존엄성을 지킨다.

 

■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

 

자원과 에너지 사용에 있어서 책임감이 요구된다. 에너지 효율을 위해 노력하고, 비행기와 자동차 대신 전기자동차와 자전거를 이용한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지역 농산물을 이용하며, 육식에서 채식 위주 음식물 섭취로 전환한다. 일회용품과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철저하게 재활용한다.

 

■ ‘생태 교육’

 

통합 생태론 교육을 강화한다. 기후위기 등 생태 문제들을 배울 수 있도록, 회칙 「찬미받으소서」 교육 기회를 확대한다. 특히 젊은이들이 생태 환경 보호를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하도록 이끌며, 지역의 각종 소식지와 SNS를 통해 생태적 인식을 심화시킬 수 있도록 한다.

 

■ ‘생태 영성’

 

하느님의 창조 섭리를 되새기고 경이와 찬미, 기쁨과 감사로써 자연을 바라보도록 한다. 「찬미받으소서」의 가르침을 각종 전례와 말씀을 통해서 자주 언급하고 강조하며, 이에 대한 연구와 기도 모임을 활성화한다. 자연을 축복하고 그 안에서 정기적으로 기도를 바치며 그 경험을 공동체가 함께 나눈다.

 

■ ‘공동체적 연대와 참여’

 

지구를 보호하는 문화와 정책들을 지지하고 계발한다. 환경 친화적 정책을 주장하는 시민사회 및 생태 운동을 지지하고, 각종 정책을 점검한다. 생태 환경 운동을 조직하고 참여함으로써 지역 환경 문제에 개입하고 언론을 통해 「찬미받으소서」의 가르침을 확산시킨다. [가톨릭신문, 2021년 6월 20일, 박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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