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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미래의 대안교육 이야기5: 놀체인이 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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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1-08-31 ㅣ No.146

포스트 코로나 시대 미래의 대안교육 이야기 (5) ‘놀체인’이 뭐예요?

 

 

“‘놀체인’이 뭐예요?” “놀이, 체험, 인성의 줄임말입니다.” 첫 자에 한 학부모가 시큰둥했다. “놀이요? 치열한 경쟁시대에 ‘놀이’라니요?” ‘놀이’라는 말에 학부모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생각이라고 경기를 한다. 사실 이런 이유 때문에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는 공염불이고, 경쟁 교육은 ‘창의적이고 개성이 있는 나’를 만들지 못하고 ‘공통적인 나’를 만드는 교육으로 심화시키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이대로는 살 수는 없다. 모든 분야의 변화는 필수적이다. 또한 제4차 산업혁명에 적응해야 한다면 교육의 변화는 숙명적 과제이다.

 

교회 안의 이야기이다.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 하에 2020년을 살면서, ‘2021년은 괜찮아지겠지.’하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변이 바이러스의 창궐로 사목의 공백이 다시 길어지고 있다. 만남은 축소되고 비대면이 일상이 되었다. 일정한 공간 속에 모두를 가두었다. 코로나는 현역의 사제들을 교회의 작은 사제관에 가두었으며 원로 사제들의 일상을 일찍 체험하고 있으니 사목자들은 최대 위기 상황이다. 사목자들은 해법의 대안이 무경험이어서 무기력하고 이로써 무력감에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다. 신자 수는 반감되고 주일학교의 어린이, 학생, 청년들은 교육관이라는 교육의 자리에서 만나기조차 어렵게 되었다. 교회의 전례와 성사는 한계에 직면하며 SNS 방법을 모색하지만, 그도 무감각한 전례의 이어짐으로 우리의 인식체계 안에서 식상하고 삭막해져 가고 있다. 사목자들은 코로나를 핑계로 교회 문을 굳게 닫고 지내기도 한다.

 

‘놀체인’이 뭐예요? 미래의 교육적 대안으로 우리가 펼쳐 보인 ‘놀체인’을 알려드리고자 한다. ‘놀체인’은 교육현장에 서 있다. 생생히 살아있다. 모두가 함께 한다. 수준과 서열을 고려치 않는다. 인간관계가 있다. 체험에서 얻어낸 유경험이 창의적 대안이 되고 있다. 우리는 코로나가 극성을 부렸던 2020년을 지내며 일 년 내내 대면으로 학생들과 만났다. 텃밭에서 채소 가꾸기 놀이를 했고, 들과 산으로 옮겨 다녔다. 높은 산을 땀 흘리며 오르고, 강줄기를 따라 대화하며 걸어보았다. 삶의 모습이 담긴 전통시장에서, 전통문화 예술을 담은 박물관에서 놀이를 하며 도심과 시골을 누볐다. 아파트에 갇힌 학생들을 삶의 현장으로 이끈 것은 경이롭고 신선했다. 삶의 현장에서 색다른 교과서와 마주했다. 교실과 학원은 지식을 먹여 주었지만, 현장에서 생생한 이해와 응용으로의 지식을 만났다. 학생들은 체험으로의 배움에서 의미를 발견했고, 목표를 향해 주도적 삶을 살도록 역동적 인성(역량)으로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학생들이 체험 이전에 열매채소가 공장에서 생산되는 줄로만 알았는데 놀이를 통해 처음으로 무지를 깼다. 이런 체험은 너무 늦어 부끄럽지만 희열에 가까웠나 보다. 부모님이 덩달아 환호했다. 학생들이 직접 땀을 흘리며 텃밭을 일구고 씨를 뿌리며, 싹이 트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구체적인 생명을 보았기 때문이다. 밭에서 채소를 수확하고 전통시장에서 손수 흥정을 하고 삼겹살을 구워 자기들 땀의 결과라며 선생님 입 속에 넣어주던 장면이 모두에게 한 장의 좋은 그림으로 남아 시간이 지나고도 함께 웃으며 신나 한다. 학생들은 현장에서 만난 놀이라는 교과서가 좋다며 놀이의 기대감이 커갔다. 학생들이 밀식되어 자라나는 편백 나무 숲길을 걸으며 학생들이 말했다. “이 나무들처럼 나도 서로를 위해 멋있게 자라날 거야.” 강 따라 시골 마을에서 자라난 김용택 시인을 떠 올렸다. 어린 시절 놀이를 통해 형성된 시상이 오늘의 시인을 서정시인을 태어나게 했다고 체험담을 나누면서 학생들은 독립적인 나로 태어나고 있었다. 발표를 어떻게 잘하는지 표현력도 깊어지며, 함께 모이면 자기주장의 토론문화도 제법 생겨났다. 학원에서의 논술 지도가 우리의 체험에서 얻어진 것만큼 풍요하지 않다며 학생들이 자랑을 할 때면 그들의 인성(역량)이 자라남을 보고 나 또한 놀란다. 맹목적 가치로 경쟁을 부추기는 교육은 놀이라는 대안적 방법으로 유용한 목적적 가치를 지니며 학생들은 힘차게 자라나고 있었다. ‘놀체인은 미래의 대안 교육’이라고 학부모와 학생들이 입을 모은다. 평가회 때 들려준 박수소리가 생생히 들려오는 둣 하다.

 

[2021년 8월 29일 연중 제22주일 청주주보 3면, 윤병훈 베드로 신부(놀체인 양업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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