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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훈화14: 회합과 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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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18 ㅣ No.118

레지오 마리애 훈화 (14)


19. 회합과 단원(교본 제19장 : 179 - 194면)
 
레지오 마리애에서 회합과 단원은 불가분의 관계이다. 회합 없는 단원 생활은 있을 수 없다. 레지오 조직이 회합을 바탕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주회 출석은 단원의 으뜸가는 의무이다. 여기서 말하는 회합이란 쁘레시디움 회합이다.
 
1)-6) 존중받는 회합, 규율 준수와 성실함의 본보기인 쁘레시디움, 회합 장소와 시설(교본 179 - 181면)
 
레지오 마리애는 월례회를 갖는 일반 단체와는 달리 매주 쁘레시디움 회합을 갖는다. 이러한 규정은 세계 최초의 레지오 회합에서 결의된 사항이다. 따라서 레지오는 쁘레시디움 주회합을 매우 중요시하고 존중한다.
 
레지오의 3대 요소는 기도, 공부, 활동이다. 이러한 요소를 제대로 활용하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매주 모임을 갖는다. 또한 단원들을 양성하고 조직을 강화하기 위해서도 주회를 한다.
 
회합과 단원을 효과적으로 연결시켜 주는 것은 회합을 소중히 여기고 존중하는 마음이다. 단원들이 그러한 마음을 갖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단장이 회합을 잘 이끌어 나가야 한다. 단장의 지도력과 통솔력이 약하면 쁘레시디움에 대한 단원들의 존중심도 약화된다. 훌륭한 지휘관처럼 단장이 회합의 규율과 규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단원들을 올바로 통솔할 때 단원들도 단장을 본받아 회합을 존중하게 된다. 규율과 규칙을 준수함으로써 회합의 단일성, 통일성, 일치성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므로 단장은 쁘레시디움 회합 순서나 전반적인 회의 진행 절차를 규정대로 실시해야 한다.
 
쁘레시디움은 성실함의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 쁘레시디움 주회합은 천재지변이 없는 한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 이 점에서도 단장의 역할이 크다.
 
단장이 쁘레시디움의 관리와 운영을 잘못한다면 단원들은 레지오 정신이 약화되어 주회 출석률이 떨어질 것이다. 단원들이 기후 탓이나 계절 탓을 하고 건강이나 분주함을 핑계로 주회 출석에 소홀하다 보면 회합에 대한 성실과 끈기가 없어지게 된다. 최악의 경우에는 단원 부족으로 쁘레시디움의 호도를 반납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한다.
 
해변을 낀 관광지의 어느 쁘레시디움은 여름 휴가철에 주회합을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결코 그럴 수는 없다. 교본 본문에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강조하고 있다. "단원들은 때때로 질병이나 휴가 또는 그 밖에 피치 못할 사정으로 주어진 의무를 다하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러나 쁘레시디움의 경우에는 모든 단원이 한꺼번에 결석하는 일은 없으므로 개별 단원의 경우와 같은 제한을 받지 않으며 실질적으로 회합을 가질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어떤 이유로도 주회합을 걸러서는 안 된다. 만약 정해진 날짜에 도저히 회합을 가질 수 없는 경우에는 다른 날로 옮겨서라도 주회합을 열어야 한다. 단원 대다수가 결석했다고 해서 그것이 회합을 가질 수 없는 이유가 될 수 없다. 단 두세 명이라도 회합을 하는 것이 전체 회합을 갖지 않고 넘어가는 것보다 낫다."(교본 180면)라고 강조하고 있다.
 
회합 장소는 성당 구내여야 한다. 성당 신축이나 개축 등 본당 사정으로 회합실이 없거나 부득이한 경우에 한해 꾸리아의 허락을 받아 성당 밖이나 가정에서 주회합을 할 수 있다.
 
회합에서는 난방이나 조명 등의 시설과 좌석 배치도 고려해야 한다. 쾌적한 분위기 조성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어두운 조명과 부적절한 온도, 불편한 의자, 그리고 산만한 좌석 배치라면 무질서한 분위기가 조성되어 레지오에서 중요시하는 질서의 정신이 길러지지 않을 것이다.
 
7)-12) 회합 일시와 소요되는 시간, 지각이나 조퇴, 질서 잡힌 회합(교본 181-185면)
 
오늘날에는 사람들이 다들 바쁘다고 말한다. 그러나 레지오 단원들은 바쁜 가운데에서도 회합에는 참석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쁘레시디움 주회합 일시를 단원들이 가장 편리한 요일과 시간으로 정해야 한다. 형제들은 대부분 낮에 일을 하므로 회합은 대개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 갖게 되며 가정 주부들은 주로 평일 오전에 회합을 갖는다.
 
직장의 근무 시간이 주기적으로 바뀌는 단원들도 고려해야 한다. 그러한 단원은 어느 한 쁘레시디움에 적을 두고 두 쁘레시디움을 번갈아 출석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단원들이 모두 출석하기 편리한 시간에 회합을 갖는 것이다.
 
쁘레시디움 주회합 일시와 상급 평의회의 회합 일시가 중복되면 주회합 일시를 바꾸어야 한다. 쁘레시디움 간부들이 평의회에 출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쁘레시디움 회합의 소요 시간은 개회 시작부터 1시간 30분을 넘기지 말아야 한다. 회합을 순서에 따라 능률적으로 진행하는데도 자주 한 시간 반을 넘기는 쁘레시디움은 단원 수가 너무 많거나 업무가 너무 많다는 신호이다. 간부들은 이때를 쁘레시디움 분단을 고려해야 할 시기로 받아들여 상급 평의회와 의논해야 할 것이다.
 
반면에 회합의 소요 시간이 늘 한 시간을 채우지 못하는 것도 잘못이다. 묵주기도를 포함한 시작 기도와 영적 독서, 회의록 낭독, 출석 호명과 회계 보고만 하더라도 30분 이상 소요된다. 그런데 나머지 회합 순서인 활동 보고, 까떼나 합송, 훈화, 활동 보고 계속과 활동 지시, 협조 단원 모집과 돌봄 확인, 교본 공부, 마침 기도가 30분 이내로 끝나 버린다면 그것은 분명히 결석 단원이 많다든지, 단원들의 활동 보고 방법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들은 곧바로 시정되어야 한다.
 
단장은 회합 진행 시간을 엄수해야 한다. 단장은 회합 순서에 따라 시간 안배를 하면서 회합을 진행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단장은 자기 앞에 시계를 놓아두고 회합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
 
레지오는 회합에 늦게 모이고 늦게 시작하는 이른바 코리안 타임을 용납하지 않는다. 항상 정시에 모여 정시에 시작해야 하는 레지오 타임을 지켜야 한다. 자주 지각이나 조퇴를 하는 단원은 좋지 못한 표양을 보이는 것이다. 회합은 동료 단원들과 더불어 성모님과 함께하는 시간이다. 지각이나 조퇴도 결석처럼 동료 단원들과 성모님과 함께하는 시간을 놓치는 것이 된다.
 
시작 기도와 마침 기도를 소홀히 하는 것은 레지오의 기도 정신에서 벗어나므로 지각이나 조퇴를 하는 단원도 묵주기도를 뺀 레지오 기도를 바쳐야 한다. 묵주기도는 회합에 오가는 시간에 개인적으로 바쳐야 할 것이다.
 
강력한 질서 체계는 레지오의 특성이다. 단장이 융통성을 발휘한다는 이유로 회합 진행 규율을 어긴다면 질서 체계가 무너지게 된다. 레지오는 회합을 교본의 규율대로 운영함으로써 성모님의 정신을 배운다. 레지오는 이러한 외적인 규율뿐만 아니라 성모님의 정신을 본받아 자발적으로 헌신하고자 하는 내적인 규율도 중요시한다. 규율의 정신은 값진 보물과 같다. 단원들은 반드시 규율을 지키는 정신을 지녀야 한다.
 
13)-18) 기도와 회합, 성실한 활동 보고, 일치의 표시인 화합(교본 186-189면)
 
기도는 하느님과의 인격적인 만남이며 대화이다. 기도는 하느님과 인간의 의사 소통이므로 듣기도 하고 말하기도 해야 한다. 그러나 레지오 회합의 기도는 묵상 기도라기보다 염경 기도이다. 단원들은 회합에서 레지오의 기도문을 교송하거나 합송한다. 단원들은 기도문을 차분하고 또박또박 읽어야 한다. 기도문을 외우고 있다고 해서 빠른 속도로 해치우는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 기도문을 외우는 단원도 뗏세라를 보면서 정성스럽게 기도를 바쳐야 한다.
 
예컨대 묵주기도의 성모송을 교송할 때 그 전반부가 채 끝나기도 전에 후반부를 시작하지 말아야 한다. 기도를 너무 빠르게 바치는 것은 성모상이 모셔진 자리에 실제로 성모님이 단원들과 함께 계시는 것처럼 여기며 기도하라는 레지오의 규율을 무시하는 행위이다.
 
회합에 대하여 레지오가 중요하게 여기는 대원칙은 통일성이다. 회합의 통일성은 레지오 조직의 필수 조건이므로 기도와 회합은 둘이 아니라 하나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레지오의 기도는 반드시 정해진 회합실의 레지오 제대 앞에서 정해진 순서에 따라 바쳐야 한다. 묵주기도를 포함한 시작 기도와 훈화를 성당이나 강당에서 합동으로 먼저 하고 사제의 강복을 받은 후 회합실로 가는 것은 기도와 회합 간의 통일성을 깨뜨리는 것이다. 기도와 회합의 일치성과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교회의 신심 행사에서 이미 묵주기도나 레지오 기도를 바쳤다고 할지라도 쁘레시디움 회합에서 생략할 수 없고 다시 바쳐야 한다.
 
회합에서 바치는 기도에 어떤 다른 특별한 지향을 둘 수 있는가? 둘 수 없다. 회합에서 바치는 기도는 반드시 레지오의 모후이신 성모님의 지향을 위해서 바쳐야 하므로 다른 특별한 지향을 둘 수 없다. 그러면 다른 특별한 기도문을 레지오의 통상 기도문에 덧붙여 기도할 수는 없는가? 덧붙일 수 없다. 레지오의 기도문이 상당히 길기 때문이다. 그러나 레지오와 관련된 특별한 기도가 시급한 때에는 짧은 기도를 추가할 수 있다. 예컨대 소속 쁘레시디움 단원이 중병에 걸려 위독하거나 사망했을 경우 등 회합 중에 단원 전체의 긴급한 기도가 필요한 때만 허용된다.
 
쁘레시디움 회합에서는 반드시 구두로 활동 보고를 하도록 되어 있다. 활동 보고는 단원들을 훈련하고 양성하는 훌륭한 방법이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활동 보고는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숨겨야 하는 겸손에 어긋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은 겸손을 가장한 교만이다. 성실한 활동 보고는 결코 겸손에 어긋나지 않는다.
 
단원들은 회합에서 화합도 중요시해야 한다. 화합(和合)이란 사랑의 정신으로 서로 일치하는 것이다. 단원들은 매주 모임을 통해 사랑과 친교로 일치를 이루고 계신 하느님을 본받아 화합의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레지오 창설자 프랭크 더프는 회합에서 단원들에게 시종일관 친절과 사랑을 보이면서 재치 있는 언변으로 밝고 명랑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는 화합을 위해서 단원들 간에 서로 형제, 자매로 부르도록 하였다.
 
단원들은 회합에서 화합과 배치되는 결점들은 멀리해야 한다. 독선을 부리거나 흠을 잡거나 화를 내거나 비꼬거나 잘난 체하는 등의 결점이 회합에 끼어 들면 화합의 분위기는 곧바로 사라져 버린다. 단원들은 화합이 일치의 표시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19)-23) 동료 단원의 활동 보고에 관심 갖기, 비밀 엄수, 발언의 자유, 회합은 단원 생활의 밧줄, 성모님이 현존하는 쁘레시디움(교본189-194면)
 
쁘레시디움 회합에서 모든 단원은 동료 단원의 활동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단원들 간에 화합(和合)을 이룬다고 해서 회합의 질서가 흐트러져서는 안 된다. 회합에서의 활동 보고는 그 활동을 맡았던 단원 한두 사람만의 관심사가 아니라 모든 단원의 공동 관심사이다. 비록 단원들의 활동 보고가 흥미없고 따분할지라도 경청함으로써 친밀한 동료 의식을 보여 주어야 한다. 복음을 보면 성모님도 상대방의 말을 잘 듣고 가슴에 새겨 두었다(루가 2,19.51 참조). 따라서 활동 보고 시간에 잡담을 하거나 사사로이 웃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레지오 조직에서 비밀을 지키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단원들이 활동 보고를 할 때는 반드시 활동 대상자의 인적 사항과 활동 내용을 발표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활동 대상자 중에는 냉담자, 혼인 장애자 등 신앙 생활에 문제가 있는 이들이 있다. 그들의 신상과 활동 내용이 밖으로 새어 나간다면 활동 대상자는 물론 레지오 자체가 피해를 입을 수 있으므로 단원들은 반드시 비밀을 지켜야 한다.
 
그렇다고 활동 대상자들을 보호한다는 구실로 그들의 이름이나 사정을 보고하지 않는 것이 이웃 사랑의 정신은 아니다. 쁘레시디움은 이웃 사랑도 실천하고 비밀도 지켜야 하는 단위체이다. 전적으로 개인의 비밀을 지켜 주어야 하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영적 지도자에게 일임하는 것이 옳다.
 
회합에서 단원들은 발언의 자유가 있다. 회합의 분위기는 경직된 군대식이 아니라 화기애애한 가정 분위기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전적인 어조로 발언을 한다든지 단장에 대한 존경심을 저버리는 태도가 되어서는 안 된다. 단장도 단원들의 올바른 발언과 조언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
 
쁘레시디움 회합은 단원 생활을 지탱해 주는 밧줄이다. 단원들은 매주 쁘레시디움 회합에 출석함으로써 자신을 받쳐 주는 영적인 힘을 얻는다. 단원들은 함께 기도하고 자신이 수행한 활동을 보고하고 동료애를 나누고 활발한 토론과 정연한 질서 등으로 이루어지는 회합을 통해 뒷받침을 얻게 된다. 쁘레시디움 주회합은 단원들이 레지오 조직 안에서 더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하도록 떠받쳐 준다.
 
성모님은 쁘레시디움 회합에서 시종일관 함께 계신다. 예수님께서 둘 이상의 사람들이 당신의 이름으로 모인 곳에 함께 계신다고 하셨듯이(마태 18,20 참조) 성모님 역시 단체적 사도직을 수행하는 모임에 함께 계신다.
 
레지오는 몽포르의 성 루도비코가 지은 "복되신 동정녀께 대한 참된 신심"을 공부하는 모임 덕분에 창설되어 초창기부터 성모상을 모시고 회합을 해 왔다. 세계 최초의 회합에서 단원들이 회합실에 들어섰을 때 놀랍게도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 성상이 두 팔을 벌리고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그 성모상을 보고 성모님의 현존을 깨달았다. 그후로 세상 어디서나 줄곧 그와 같은 성모상을 사령관으로 모시고 회합을 실시해 오고 있다.
 
단원들은 회합을 통해 성모님을 만나게 된다. 성모님은 회합에 시종일관 함께 계시면서 단원들에게 힘을 실어 주신다. 성모님은 쁘레시디움 회합에 기꺼이 현존하시고 쁘레시디움은 성모님의 모성적 보살핌으로 지속된다.

[
사목, 2003년 3월호, 최경용(부산교구 신선본당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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