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일)
(백) 부활 제5주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와 마음읽기: 튼튼한 발판(마시멜로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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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2-10-06 ㅣ No.834

[레지오와 마음읽기] 튼튼한 발판(마시멜로 실험)

 

 

‘마시멜로 실험’이라고 누구나 한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1960년대에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마시멜로를 하나씩 주면서 눈앞의 마시멜로를 15분 동안 먹지 않고 기다리면 하나를 더 주겠다 하고 아이들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15년 후 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마시멜로를 금방 먹어버린 아이들보다 참고 기다려 하나를 더 먹은 아이들이 훨씬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성공을 위해서는 만족지연능력이 중요하다고 결론지었다. 그리고 이 이론은 책으로 발간되어 한 때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 실험 이후 마시멜로를 이용한 실험이 시간 차이를 두고 각각 다른 방식으로 두 차례 더 있었고, 그에 따른 새로운 이론들이 도출되었음은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두 번째 마시멜로 실험은 1980년대에 실시된 것으로, 1차 실험과 모든 요건이 같으나, 다만 마시멜로가 보이지 않게 하였다. 즉 15분을 기다리면 하나를 더 준다고 하면서 마시멜로가 보이지 않게 뚜껑으로 덮어 둔 것이다. 그러자 아이들이 기다리는 시간이 거의 두 배나 길어졌다고 한다. 뚜껑을 덮지 않았던 실험에서는 평균 6분 이하를 기다리던 아이들이 뚜껑을 덮자 11분 이상을 기다리게 되었다.

 

실제로 첫 번째 실험에서 오래 기다린 아이들은 스스로 마시멜로를 보지 않으려고 손으로 눈을 가리거나,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눈을 덮거나, 혹은 천장을 쳐다보는 등의 행동을 보였다고 한다. 결국 이 실험은 목표를 이룰 수 있게 하는 힘은 개인의 자제력보다는 환경이 주는 영향이 더 크다는 것을 알려준 셈이었다.

 

 

의지가 나약해도 환경에 따라 극복할 수 있어

 

세 번째 마시멜로 실험은 2012년에 진행되었는데, 앞의 두 실험과는 달리 마시멜로 실험을 하기 전 다른 선행 실험을 실시하였다. 3~5살 아이들에게 컵을 예쁘게 꾸미는 미술 작업을 할 것이라 하고 크레용을 준다. 그리고 조금만 기다리면 크레용 외에 다른 꾸밈재료를 준다고 말하였다. 이후 한 그룹의 아이들에게는 약속대로 새로운 미술 재료를 주었고, 또 다른 그룹에는 재료가 있는 줄 알았는데 없다고 사과하며 다른 재료를 주지 않았다. 그리고 이렇게 서로 다른 환경을 경험한 아이들에게 1960년대와 같은 마시멜로 실험을 하였다.

 

결과는 어떠하였을까? 과연 아이들의 자제력에 차이가 있었을까? 차이가 났다. 즉, 앞의 실험에서 약속이 지켜지는 경험을 한 아이들은 평균 12분을 기다렸고, 그 중 반 이상은 15분이 끝날 때까지 마시멜로를 먹지 않았다. 하지만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경험을 한 아이들은 평균 3분을 기다렸고, 15분까지 기다린 아이는 단 한 명이었다고 한다. 이 실험으로 아이들의 행동에 영향을 주는 것은 바로 ‘신뢰의 경험’에 있다는 결론을 얻었고, 여러 번의 마시멜로 실험을 통해 환경이 목표 달성에 큰 도움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도둑의 씨가 따로 없다’는 속담과 ‘향수 가게에서는 향수를 사지 않아도 향내가 나고, 가죽 상점에서는 가죽을 사지 않아도 나쁜 가죽 냄새가 난다’는 탈무드의 말이 있다. 모두 환경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의지가 나약하여 목표에 이르기 힘들 때라도 환경이 어떠냐에 따라 나약함을 극복해 낼 수 있으니, 그만큼 우리가 어떤 환경에 몸을 담느냐는 중요하다.

 

환경으로서 레지오 마리애는 어떤가! 레지오는 목적이 ‘개인 성화를 통하여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고자’(교본 27쪽)하는 조직이다. 그러니 우리가 레지오에 몸담고 있는 한 우리의 성화는 조직의 힘으로 성취될 확률이 높아진다. 이를 교본에서는 성모님께 매달리는 신뢰를 바탕으로 세워진 단체는 ‘구성원 하나하나의 마음속에 성모님께 대한 신뢰심을 굳게 심어 다지며, 그 결과로 충성과 규율의 완전한 조화 속에서 활동하는 구성원을 갖게 된다’(45쪽)고 표현하고 있다.

 

꾸리아 간부인 K자매에게는 한 단원에 대한 아픈 기억이 있다. 40대 자매인 그 단원은 사춘기 아들의 일탈로 힘들게 되자 스스로 성당을 찾아 세례를 받고, 수녀님의 권유로 레지오에 입단했다. 하지만 1년 만에 갑자기 퇴단하였고 현재 냉담 중이다. K자매에 의하면 그녀는 입단 후 기도도 하고 본당 활동으로 봉사도 하게 되니 마음이 편안해졌고 나름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점점 마음이 불편해진 그녀는 K자매와의 상담을 원했고 그 과정에서 원인을 알게 되었다.

 

갈등의 이유는 소속 쁘레시디움 단장의 행동에 대한 그녀의 불신이었다. 단장은 주회 시간을 자주 변경하였고, 함께 합의한 내용도 다른 의견이 있으면 금방 바꾸는 등, 그녀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여러 가지 행동들을 융통성이라는 이유로 자주 하였던 것이다. 이에 그녀는 단장을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 생각했고, 그것이 신앙인과 신앙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 K자매는 단장의 성향이라고 설득하였지만 성공하지 못했다고 한다.

 

K자매는 말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단장의 그런 태도가 그녀의 불안을 자극했던 듯합니다. 그 당시 그녀는 아들의 일탈이 거짓말로 시작되었다고 보고 있어서 솔직하지 못한 것에 매우 민감해 있었거든요. 게다가 그 여파인지 갑작스런 변화들을 힘들어했습니다. 제가 그 마음을 잘 달래주면서 우리 모두는 부족한 점이 있으니 우리가 절대적으로 믿어야 할 존재는 하느님이며 성모님이라는 것을 설명했어야 했는데…. 아직 냉담 중인 그녀가 많이 안타깝습니다.”

 

 

정확함은 믿음의 싹을 틔울 수 있게 하는 바탕

 

‘레지오는, 단원이 훌륭한 자격을 갖추고 있는가를 평가할 때, 레지오 조직에 대한 확고한 충성을 기준으로 삼는다.’(교본 110쪽) 그렇다면 이 충성은 어디에서 올까? 바로 믿음이다. 동료나 사령관, 나아가 자신이 몸담은 군대 조직에 믿음이 없는 군인이 어떻게 상관의 명령에 따를 수 있겠으며, 그런 군대가 어떻게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겠는가!

 

그러니 레지오 안에서 단원들이 구체적으로 믿음을 경험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리고 그 믿음의 경험은 단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서 나온다. 남들은 나를 ‘손해나는 맹세라도 그는 바꾸지 않’(시편 15,4)는다고 여기는가? 그런 믿음을 주면 외인들은 종교에 대한 호감으로 다가오고 신자들은 나에게서 신앙생활에 도움을 받고자 할 것이다. 나는 레지오 규율을 정확하게 지키려고 노력하는가? 정확함은 믿음의 싹을 틔울 수 있게 하는 바탕이니 환경의 안정감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다.

 

나의 영생에 대한 확신은 어떤가? 그것이야말로 그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한 믿음이다. 그 믿음의 정도만큼 나는 이 세상의 고통을 인내할 수 있고 나아가 단원으로서 어려움도 잘 이겨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우리는 오늘도 마음을 담아 다음을 기도해야 한다. ‘주님, 마리아의 깃발 아래 모여 봉사하는 저희에게 주님께 대한 온전한 믿음과 마리아께 대한 굳은 신뢰심을 주소서. 이로써 저희는 세상을 정복하렵니다.’(교본 206쪽)라고.

 

‘레지오 단원들이여, 여러분의 튼튼한 발판은 성모님이시다. 온전한 신뢰심으로 성모님께 의탁하라.’ (교본 53쪽)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22년 10월호, 신경숙 데레사(독서치료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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