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4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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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훈화8: 레지오 사도직, 레지오의 기본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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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18 ㅣ No.112

레지오 마리애 훈화 (8)


7. 레지오 사도직(교본 10장 1-7항:96-107면)
 
1)-2) 평신도 사도직의 존엄성과 필수성(교본 96-98면) 
3) 레지오와 평신도 사도직(교본 98-100면)
 
4) 사제와 레지오(교본 100-102면)
 
레지오 마리애와 사제는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레지오는 본당 사제가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단체이기 때문이다. 사제는 보조자요 협조자인 레지오 단원들을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 본당 사제가 레지오 단원들이나 평신도들을 잘 활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본당이 성직자 중심으로 운영되다 보니 평신도들은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자세를 취하게 되고 선교 활동에도 적극적이지 않은 경향이 있다. 성직자만이 교회의 주인은 아니다. 평신도도 교회의 주인이다. 본당 사제와 평신도는 주종 관계나 상하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동반 관계와 상호 보완 관계에 있다. 따라서 사제 혼자서 모든 직무를 도맡아 할 수는 없다. 예수님께서도 사도들을 당신의 협조자로 삼아 구원 사업을 돕도록 하셨다. 그분께서는 사도단을 조직하여 교육하고 그들에게 사도직 정신을 심어 주셨다. 사제들도 본당 사목을 할 때 예수님을 본받기 위해 사도직 정신을 지닌 봉사자들을 양성하고 활용해야 할 것이다.
 
평신도 사도직에 관해 '가톨릭 운동'(Catholic Action)이란 용어를 가장 먼저 사용하신 교황 비오 10세는 18년 동안 보좌와 주임 사제 생활을 하고 9년 동안 신학교 교수 생활을 하신 분이다. 이 분은 교황이 되신 후 추기경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지금 이 세상을 구원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가톨릭 학교 설립이나 성당 신축이나 사제 양성이 아니라 각 본당마다 사도직 정신이 투철한 평신도들을 양성하는 것'이라고 하셨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사제의 직무와 생활에 관한 교령"에서 사제의 평신도 공동체 양성을 강조하고 있다. "목자의 임무는 하나하나의 신자를 돌보는 것에 국한되지 않고 참된 그리스도교적 공동체를 만드는 것도 그 고유의 책임이다. 지방 공동체는 소속된 신자들을 돌볼 뿐 아니라 선교 정신에 불타, 모든 사람을 위하여 그리스도께로 나아가는 길을 준비해야 하며 특히 예비신자들과 새 영세자들을 돌보고 그들을 단계적으로 그리스도교적 생활의 이해와 실천에로 이끌어야 한다"(6항 참조).
 
프랭크 더프도 사제는 반드시 협조해 줄 구성원이 있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리스도는 친히 구성원들을 조직하고 그들을 통해 자신의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사명을 완수하셨다. 구성원이란 협조와 적극성, 결속이라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 구성원들은 평신도 활동이 허용되는 한도까지 최대한 협력하여 사제의 영역을 넓히는 활동을 수행해야 한다. 만약 사제에게 구성원들이 없다면 그는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고 외톨이로 고립되어 아무 힘도 쓰지 못할 것이다"(Mary shall reign, 16-17면 참조).
 
레지오 단원들은 본당 사제의 협력자들이다. 그러기에 레지오에서는 반드시 영적 지도자를 모시고 있다. 아무쪼록 영적 지도자인 사제는 레지오를 잘 활용하고 돌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레지오 단원들은 본당 사제의 보조자로서 보필을 잘 해야 할 것이다.
 
5)-6) 본당에서의 레지오:높은 이상과 진취적 행동의 견인차인 레지오(교본 102-105면)
 
레지오는 본당의 보배이다. 우리나라 각 본당에 레지오 지단이 없는 곳이 거의 없다는 것은 레지오가 본당의 보배임을 드러내는 증거이다. 예수님께서 "추수할 것은 많은데 일꾼이 적으니 그 주인에게 추수할 일꾼들을 보내달라고 청하라."(루가 10,2)라고 하셨는데 오늘날에는 레지오 단원들도 본당의 추수할 일꾼들에 해당된다.
 
레지오는 단원 성화를 통해 성모 마리아와 교회 사업에 적극 협력함으로써 하느님께 영광을 드린다는 높은 이상과 목적을 지니고 있으며 그것을 진취적 행동으로 옮겨 결실을 얻고자 한다. 그런데 사제 수가 턱없이 부족한 오늘날 레지오의 높은 이상이 열매를 맺으려면 사제가 본당 단체들 중에 레지오를 주축으로 삼아 지도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레지오 사도직의 기본 원칙은 본당 사제의 영향력이 어디에나 미치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교본의 말대로 "레지오를 설립하게 되면 본당 안의 참된 공동체 정신이 크게 성장한다. 레지오를 통하여 평신도들은 본당 안에서 사제와 일치하여 사목적 활동에 동참하는 일에 익숙해진다. 정기적인 주 회합을 통하여 여러 가지 본당 활동을 조절하는 것은 그 자체로서 이점이 있다. 그런데 특히 강조하는 바는 본당 활동에 참여하는 신자들을 레지오 단원으로 만들어, 영적인 성장을 통해 본당이 성체를 중심으로 한 공동체임을 알게 한다면, 이들은 이러한 본당 공동체의 건설을 위하여 지역 안의 모든 사람들에게 보다 체계적인 방법으로 다가가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본당 사제가 자신의 역할과 영역을 확장하는 데 레지오를 활용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드물 것이다. 심리적으로 볼 때 사제보다 평신도인 레지오 단원이 더 쉽게 사람들 속에 파고들어 갈 수 있다. 레지오 단원은 사제와 평신도 또는 일반인들 사이에서 봉사하게 된다.
 
이 점에서 아프리카 최초의 레지오 지단을 예로 들어보자. 이 쁘레시디움의 명칭은 '원죄 없으신 잉태'로서 1933년 9월에 나이지리아의 칼라바르 해안 이푸호(Ifuho) 본당에 제임스 모나가(James Monaga) 신부가 설립하였다. 초대 단장은 노예 출신 원주민 교사 미카엘 에켕(Michael S. Ekeng) 청년이었다. 모나가 신부는 주 회합 참석을 통해 단원들을 지도하고 단장을 적극 지원하였다. 에켕 단장은 레지오의 높은 이상을 행동으로 옮겼다. 사람들에게 다가가 사제의 영역과 영향력을 확장시켰다. 그 결과 수개월 만에 꾸리아를 창단할 수 있었고 불과 2년 안에 4개의 꾸리아와 50여 개의 쁘레시디움을 설립하게 되었다. 이처럼 영적 지도자가 주회에 참석하여 단장을 비롯한 단원들을 잘 활용하면 본당은 계속해서 성장, 발전하게 된다.
 
레지오 마리애는 사제들의 도구이다. 사제가 주 회합에 참석하여 단원들을 지도한다면 사목자로서의 진가가 드러나고 큰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그런데 본당에 레지오 지단 숫자가 많아 일일이 지도하기가 힘들다고 사목자가 레지오 회합에 아예 불참하고 훈화와 강복도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본당 신부는 자신의 관심과 지도 여하에 따라 레지오가 추구하는 이상 실현의 성패가 좌우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레지오 단장을 비롯한 단원들도 본당 신부가 레지오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노력하면서 사제의 사목 방침을 적극적으로 따르도록 해야 할 것이다.
 
7) 단원 양성을 위한 도제 제도(교본 105-107면)
 
본당마다 거의 복사단(服事團)이 있다. 복사 단원들은 둘씩 짝지어 제대 복사를 한다. 대개 둘 중에 한 명은 복사를 잘하는 고참이고 한 명은 아직 서투른 신참이다. 처음부터 복사를 잘하는 학생은 없다. 실습을 통해 고참이 신참을 지도해 주면 비로소 신참 혼자서도 복사를 잘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양성 방법을 도제(徒第) 제도라고 한다.
 
병원의 의사도 실습을 통해 인턴, 레지던트를 거쳐 전문의가 될 수 있는 것처럼 레지오 마리애에서도 단원 양성 방법으로 도제 제도를 도입하여 실시하고 있다. 이 제도는 어떤 직종이나 기능 분야에서도 예외 없이 쓰이는 이상적인 훈련 방식이다. 예컨대 우리나라에서도 대장장이, 도공(陶工)에 이 제도가 적용되었다.
 
도제는 실습으로써 스승의 지도를 받는 수공업의 수련공을 의미한다. 도제 제도란 중세기에 수공업의 기능 후계자를 양성하던 방법으로 오랜 기간 제자가 스승 밑에서 수련하여 숙련공이 되면 독립하여 영업을 하며 그 역시 수련공을 두어 기능을 전수해 주는 제도를 말한다. 이러한 제도는 예수님께서 사용하신 제자 양성 방법이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당신을 줄곧 따라 다니도록 하면서 당신의 구원 사업을 배우도록 하셨다. 그들을 둘씩 짝지어 파견함으로써 실습하도록 하였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스승의 가르침을 듣고 실천에 옮기는 교육 방법을 사용하셨던 것이다.
 
레지오 활동에서도 이러한 예수님의 양성 방식을 본떠 고참 단원과 신참 단원을 짝지어 준다. 신참 단원들은 레지오 정신이 투철하고 활동 경험이 많은 간부들이나 고참 단원들과 짝지어 활동하게 됨으로써 활동 요령과 방법, 레지오 정신 등을 배우고 용기와 자신감을 갖게 된다.
 
그런데 불행히도 근래에는 도제 제도를 활용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둘씩 짝지어 활동 배당을 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활동하게 하는 점은 시정되어야 한다. 쁘레시디움의 평가 기준의 하나는 도제 제도 실시 여부이다. 조별 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조별 활동 보고가 제대로 실시되는 쁘레시디움은 계속해서 발전할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쇠퇴할 것이다. 교본의 말대로 "지루한 강의 대신 스승이 제자에게 활동거리를 내놓고, 시범을 통하여 활동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하고 실제로 함께 해 나가면서 드러난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하여 설명해 준다. 제자는 스스로 그 활동을 계속해서 수행하는 가운데 터득하게 된다. 이러한 훈련을 통하여 유능한 단원을 배출하게 되는 것이다."
 
레지오 교육을 실시할 때도 이론만 주입시키는 강의식 교육이 되어서는 도제 제도에 부합하지 못한다. 강의를 하게 된다면 활동과 실천이 바탕을 이루어야 한다. 레지오의 도제 제도는 이론과 실제가 결부된 심리학적 방식을 사용한다.
 
레지오의 도제 제도는 주 회합에도 적용되어야 한다. 주 회합은 레지오의 단원 양성 학교이다. 쁘레시디움에서 새 단원이 레지오의 규율과 규칙을 배우며 주회 출석의 중요성을 깨닫고 기도와 공부를 하고 활동 보고 요령을 배우는 것도 도제 제도에 따른 단원 양성 방법이다.
 
도제 제도는 레지오 마리애의 활성화 방법이고 유능한 단원으로 양성시키는 이상적인 교육 방법이다. 따라서 둘씩 짝지어 활동하고 보고하도록 하는 이 제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11. 레지오의 기본 요소(교본 제11장 1-5항:108-114면)
 
레지오의 기본 요소는 개인 성화, 강력한 질서 체계, 이상적인 단원, 으뜸가는 의무, 쁘레시디움 주 회합이다.
 
1) 개인 성화-그 목적과 방법(교본 108-109면)
 
레지오 단원은 성화(聖化)의 삶을 살아야 한다. "사람이 온 세상을 다 얻는다 해도 자기 영혼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마태 16,26) 개인 성화는 자신의 구원이다. 자신도 구원하지 못하면서 어찌 남을 구원하겠는가? 개인 성화는 레지오의 목적인 동시에 으뜸가는 실천 방법이고 활동 수단이다. 단원 자신이 성화되지 않고서는 값있는 활동을 하기 어렵다. 단원이 다른 사람들에게 은총을 전달할 때에는 자신이 지닌 은총만큼만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레지오의 전체적 목적은 성화의 모델이신 성모님을 통해 단원들을 성화하여 그들이 그리스도 신비체의 모든 지체들을 성화시키는 것이다. 그러므로 레지오 단원은 성모님을 통하여 성령으로 가득차고 온 누리를 새롭게 하는 성령의 권능을 행사하는 데 도구로 써 주시도록 간청하면서 단원 생활을 해야 할 것이다.
 
개인 성화는 하느님의 은총과 자신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 하느님의 은총을 얻는 방법은 기도와 성사이다. 레지오 단원은 까떼나와 묵주기도를 매일 바쳐야 할 것이다. 아침, 저녁 기도와 묵상, 성서 봉독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피정도 중요시하고 성체 신심을 가져 평일 미사에도 자주 참례하고 영성체 해야 할 것이다.
 
단원들은 먼저 성모님의 성덕을 본받아야 한다. 성모님께서는 개인 성화의 표본이시다. 성모님께서는 여러 가지 덕으로써 개인 성화를 이루셨다. 성모님의 덕은 겸손, 순명, 온유, 기도, 고행, 순결, 인내, 지혜, 사랑, 믿음 등이다. 이러한 덕은 바로 레지오의 정신이다. 레지오 단원들은 레지오 정신을 지녀야 한다.
 
단원들은 또한 레지오의 창설자인 프랭크 더프의 성덕도 본받아야 한다. 프랭크 더프는 성인(聖人)이 되고 싶어서 봉사 활동과 더불어 개인 성화에 주력했다. 그가 영적 성장을 하게 된 계기는 영적 독서와 봉쇄 피정이었다. 그는 특히 성인전을 즐겨 읽었다.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성인들의 사랑은 그에게 성인이 되고자 하는 원의를 새겨 주었다. 1916년 27세에 그는 처녀작 [우리도 성인이 될 수 있는가?](Can we be Saint?)를 출판하였다. 그는 이 소책자에서 "성인이란 하느님을 기쁘게 해 드리기 위해 자신의 일상 의무를 특별히 잘 이행하는 사람"(8면)이라고 하면서 완덕에 이르는 여러 가지 의견과 방법을 제시하였다. 그는 예수회 신부를 영적 지도자로 삼아 자주 고해성사를 보고 영적 지도를 받았다.
 
그는 또한 25세 때부터 죽을 때까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날마다 미사 참례를 했고 만년에는 매일 두 번 미사 참례를 했다. 그는 성체 조배도 자주 하고 바쁜 가운데서도 기도하는 시간에 인색하지 않았다. 그는 가르멜 수도회 제3회원이 되어 성모 소(小)성무일도를 바치다가 후에 완전한 성무일도를 날마다 바쳤다. 그는 이처럼 거룩한 생활을 했으므로 시복(諡福) 대상에 포함되어 있다. 에델 퀸(Edel Quinn)도 프랭크 더프를 본받아 아프리카에서 레지오 선교사로서 성덕을 닦았다. 그녀는 1994년 12월에 가경자(可敬者:Venerable)로 선포되었다.
 
레지오 단원은 이러한 분들을 본받아 성화의 삶을 살아야 하고 개인 성화를 이루어야 한다.

[
사목, 2001년 9월호, 최경용(부산교구 신선본당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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