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6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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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술ㅣ교회건축

성당 이야기52: 고딕의 천장과 기둥 체계를 완성하다 - 샤르트르의 노트르담 주교좌성당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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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1-05-22 ㅣ No.798

[성당 이야기] (52) 고딕의 천장과 기둥 체계를 완성하다


샤르트르의 노트르담 주교좌성당(Cathédrale Notre-Dame de Chartres) (2)

 

 

지난 회에서는 샤르트르 대성당의 여섯 번에 걸친 성당 건축 역사를 다루었습니다. 1194년 대화재 이후 로마네스크 양식의 샤르트르 대성당은 완성도 있는 고딕 성당으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대규모 확장 공사를 성공적으로 이끈 일드프랑스의 장인들 중에는 샤르트르 출신이 많았습니다. 자신감이 가득했던 그들은 파리의 노트르담을 계승하면서도 구조와 규모에서 그것을 능가하는 거대하고 역동적인 모습의 샤르트르 대성당을 건축하였습니다. 이렇게 고딕 성당 전성기를 연 샤르트르 대성당의 구조적 특징 몇 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먼저 천장과 기둥의 체계입니다. 로마네스크 양식은 천장 리브의 구조적 역할이 불명확한 상태에서 대체로 직사각형 4분 볼트의 형태를 취했고, 기둥은 싱글베이였습니다. 그런데 기둥 간의 거리가 가까워서 천장의 대각선 리브는 촘촘히 배치되었고, 리브를 받는 기둥은 벽체에 가깝게 두꺼웠습니다. 그래서 초기 고딕은 리브의 길이를 줄여 하중을 감소시키고자 6분 볼트에 더블 베이 구조로 바꾸었습니다. 이럴 경우 대각선 리브의 길이는 4√5a에서 4√2a로 줄어들게 됩니다. 그렇게 생겨난 천장이 정사각형의 6분 볼트였습니다. 이렇게 천장의 하중은 줄고 기둥의 단면적도 줄었지만, 볼트 안의 삼각형이 비대칭이어서 클리어 스토리에 넓은 창을 내기는 어려웠고, 삼각형을 구성하는 리브의 길이도 서로 달라서 높이를 맞추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문제의 단순한 해결책은 4분 볼트에 싱글 베이로 돌아가는 것인데, 악순환이 안 되려면 로마네스크 4분 볼트의 단점을 초기 고딕의 6분 볼트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극복해야 했습니다. 곧 리브와 기둥의 굵기를 줄이고, 기둥의 간격을 넓히는 적합한 방법을 찾는 것인데, 샤르트르의 장인들은 플라잉버트레스와 포인티드 아치를 통해서 이 난제를 풀어나갔습니다. 그 결과 직사각형 4분 볼트에 가는 기둥의 싱글 베이가 완성되었고, 이는 초기 고딕과 전성기 고딕을 가르는 중요한 구조 요소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단순하고 반복적인 구조 체계는 수평적 움직임과 집중을 야기했는데, 건축사학자들은 이러한 역동성이 성당 전체에 영향을 미치면서 역설적이게도 수직성까지 향상시키는 효과를 냈다고 평가합니다.

 

[2021년 5월 23일 성령 강림 대축일 의정부주보 7면, 강한수 가롤로 신부(민락동 성당 주임, 건축신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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