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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하느님의 백성이 함께하는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모든 피조물과 함께 주님을 찬미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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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2-12-18 ㅣ No.1900

하느님의 백성이 함께하는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모든 피조물과 함께 주님을 찬미합시다!

 

 

성경에는 피조물과 함께 주님을 찬미, 찬양하는 기도들이 있습니다. “주님을 찬양하여라, 하늘과 땅아, 물과 그 안에서 움직이는 모든 것들아.”(시편 69,35) “주님을 찬양하여라, 해와 달아. 주님을 찬양하여라, 반짝이는 모든 별들아. 주님을 찬양하여라, 하늘 위의 하늘아, 하늘 위에 있는 물들아.”(시편 148,3-4) 다니엘서에서 세 젊은이는 모든 피조물과 함께 하느님을 찬송하고 영광을 드리며 찬미하였습니다.(다니 3,51-90)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도 피조물과 함께 기도할 것을 권유하시며 회칙 「찬미받으소서」에 ‘그리스도인들이 피조물과 함께 드리는 기도’를 실으셨습니다. 이렇듯 피조물과 함께 주님을 찬미하는 것은 소중한 그리스도교 전통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기도할 때 우리는 제대로 주님을 찬미하고 있는 것일까요? 함께 주님을 찬미할 이웃 사람들과 이웃 피조물들이 처해있는 불의한 상황에 관심을 두지 않고, 적절한 행동도 하지 않으면서 우리 신앙인들이 그들과 함께 제대로 찬미의 기도를 드린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인간 활동의 결과로 하늘과 땅과 물이 오염되고 동식물들은 멸종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심각한 기후변화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가뭄은 심해지고, 홍수는 잦아지고, 태풍의 위력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습니다. 하늘을 쳐다보면 미세먼지와 공해로 가득한데 ‘하늘아, 주님을 찬미하라’ 하고 기도하고, 주변에는 쓰레기가 쌓여있고 폐수가 흐르는 하천을 옆에 두고서 ‘물들아, 주님을 찬양하여라’ 하고 마음을 다해 기도할 수 있습니까? ‘형제자매들이여, 주님을 찬미합시다’ 하고 기도하면서 그들이 고통에 힘들어하는 것을 바라만 보고 있다면 그 찬미 기도가 주님께 드리기에 합당하겠습니까?

 

우리의 기도가 온전해지려면 공동의 집 지구의 다른 구성원들이 합당한 권리를 제대로 누리고 있는지 살피고 그들과 정의로운 관계를 맺기 위한 행동에 나서며 “돌봄의 문화”(「찬미받으소서」, 231항)를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산업화 시대 이후 어마어마한 양의 온실가스를 지구 대기 중에 퍼뜨리면서 소위 경제적 부를 축적해온 인간 문명은 극단적인 빈곤의 증가와 생태계 파괴라는 후유증을 앓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다른 피조물과 동료 인간의 권리에 대한 존중은 이익 창출이라는 목적에 밀려 소홀히 여겨져 왔습니다. 이제는 공동의 집의 모든 구성원이 더불어 사는 문화, 문명으로 전환을 하루빨리 이루어야 할 때입니다. 자연과 가난한 이에게 더 큰 관심을 기울이고, 공동의 집의 다른 피조물들과 가난한 이들의 삶의 질을 제대로 돌볼 때, “자기 자신을 내주는 사랑을 표현할 때” 우리는 하느님을 만나는 강렬한 영적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찬미받으소서」, 232~233항)

 

참으로 우리 교회 공동체가 하느님께 온전한 찬미의 기도를 드릴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홍수 이전 시대에 사람들은 노아가 방주에 들어가는 날까지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고 하면서, 홍수가 닥쳐 모두 휩쓸어 갈 때까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마태 24, 38-39)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우리에게 해당하지 않길 또한 바랍니다. 회칙 「찬미받으소서」의 메시지를 온전히 실현하는 교회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주님께 필요한 지혜와 용기를 청합니다. 아멘.

 

[2022년 12월 18일(가해) 대림 제4주일 서울주보 5면, 백종연 바오로 신부(환경사목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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