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일)
(백) 부활 제5주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수도 ㅣ 봉헌생활

수도원 산책: 예수성심시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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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2-05-21 ㅣ No.420

김선자 기자의 수도원 산책 ⑤ 예수성심시녀회

주님 손안의 연장


물질문명의 발달로 많은 혜택을 누리며 사는 현대사회에 가장 버림받고 소외된 이들에게 자애로운 하느님의 사랑을 몸소 실천하며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바로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다.”(마태 20, 28)고 하신 주님의 말씀에 따라 ‘주님 손안의 연장’으로 예수성심의 사랑을 전하는 소명으로 살아가는 이들, 예수성심시녀회 수녀들이다.


예수성심시녀회의 발자취

대구광역시 남구 대명동에 총원과 대구관구가 자리한 예수성심시녀회는 대구대교구 소속 방인수도회로 자애로우신 삼위일체 하느님의 영광을 현양하고 이 세상에서 예수성심의 나라가 임하시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1935년 영천군 화산면 용평리에 파리외방전교회 소속 루이 델랑드(Louis Deslandes, 한국명 : 남대영) 신부에 의해 설립되었다. 하느님께 자기 자신을 바치기로 한 여섯 명의 동정녀들이 델랑드 신부의 인도로 동정을 지키며 공동생활을 할 것을 공개적으로 약속하고 ‘신(信), 망(望), 애(愛), 삼덕(三德)이 머무르는 곳’이라는 의미를 가진 ‘삼덕당’의 작은 공동체를 이루게 된 것이 현재의 예수성심시녀회의 시작이었다.

델랑드 신부와 동정녀들은 병든 할머니와 두 명의 어린 고아를 데려다 함께 생활한 것을 계기로 1946년 성모자애원을 공식 설립하기에 이르렀고 사회복지 사도직을 통해 하느님의 자비를 전하게 되었다. 일제강점기인 이 시절, 델랑드 신부와 수녀들은 옥고를 치르는 등 고통을 당했고 이후 6·25전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1950년 포항시 영일만의 송정해변가에 자리를 잡은 후, 1952년 9월 9일 ‘포항 예수성심시녀회’라는 명칭으로 대구대교구 소속 수도회로 정식 인준을 받았다. 이어 1955년 10월 포항 죽도성당에 첫 전교수녀를 파견하였으며 1957년부터는 나환자 무료진료봉사 등 사회복지 분야에서 예수성심의 사랑이 가난한 이들 안에 임하도록 봉사하고 있다.

1968년 이후 수녀원 자리에 지금의 포스코가 들어서게 되자 본원은 포항시 대잠동으로, 수련원은 대구광역시 대명동으로 이전하게 되었다. 회원수가 늘어남에 따라 1992년 3월 현재의 자리인 대구에 본원을 신축하여 이사한 예수성심시녀회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오는 가난한 사람들을 섬기기 위해 힘쓰고 있다.

회원수 증가로 인한 수도회 규모가 커짐에 따라 2008년 1월 총회를 통해 서울, 부산, 대구 세 개의 관구로 분리, 설립을 결정하여 그해 세 개의 관구에 관구장을 선출하고 하느님의 새 일을 향한 힘찬 도약을 시작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수도회 영성

예수성심시녀회는 자비로우신 아버지의 섭리하심에 감사와 신뢰로 응답하며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다.”고 하신 말씀과 같이 사람들이 하기를 원하지 않고, 부탁하기 어려운 그런 일들을 기꺼이 받아들여 행함으로써 성부께 대한 자녀로서의 사랑과 인간에 대한 무한한 사랑으로 충만하신 ‘예수성심’을 닮은 제2의 그리스도가 되는 삶을 지향하며 사회에서 소외당한 이들을 ‘섬김’으로써 예수성심의 사랑이 온 세상에 전해지도록 증거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또한 “이 회의 자매들은 주의 탄생 예고 때, ‘예! 이 몸은 주님의 종이오니 말씀대로 이루어지소서.’(루카 1,38) 하신 성모님의 모범을 따라 항상 대기하고 있는 시녀의 자세를 갖춘다.”는 회헌에 따라 주인이 필요할 때 언제든지 자신을 내어놓을 수 있고, 잊혀져도 기쁨 중에 머물 수 있는 ‘주님 손안의 연장’이 되어 믿음과 겸손으로 ‘대기하는 시녀’로서의 삶을 산다. 이와 함께 작은 자로서의 단순한 마음과 신뢰, 기쁨과 평화 안에서 세상의 가장 ‘비천한 사람들’과 함께 하며 공동체 안에서 깊은 ‘형제애’를 실천함으로써 예수성심의 정의와 기쁨, 평화와 사랑으로 하느님을 찬양하고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다.


양성과정

예수성심시녀회 수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지원기 6개월, 청원기 1년, 수련기 2년, 첫서약으로 시작되는 유기서약기 5년, 그리고 종신서약을 하면서 수도회의 정식회원이 된다. 청원기 때는 기초적인 교리를 배우고 기도의 정신을 체득하며 공동생활을 통해 수도회의 생활과 정신을 배우고, 자기 성소의 적성을 판단하고 수련원에 들어갈 준비를 한다. 이후 수련기 때는 하느님과 일치하는 길을 배우며 예수성심의 시녀가 되어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신다.”(갈라 2,20)는 삶을 익히며 창설자의 정신과 수도회의 회헌을 배우고 공동생활 속에서 수도생활의 의의와 가치를 찾고 자기 성소를 확실히 판별하고 서원의 의미와 중요성을 배우게 된다.

유기서약기에는 청빈, 정결, 순명의 3대 서원을 통해 책임있는 수도생활과 사도적인 활동과 인간적·영신적 성장을 추구하고, 종신서약을 통해 자신의 생애 모두를 하느님께 기꺼이 봉헌하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 종신서약 후 3년, 6년, 그리고 10년마다 재교육을 실시하여 하느님께 대한 성실한 삶의 자세를 가다듬으며 수도회의 정신을 심화하고 공동생활의 유대를 강화해나간다. 또한 하느님과 이웃에 잘 응답하도록 자신을 끊임없이 쇄신해 나가는 재수련도 하고 있다.


사도적 활동

예수성심시녀회 수녀들은 한국과 유럽(파리, 루르드, 로마), 아시아(대만, 중국, 일본,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라틴아메리카(볼리비아) 3대륙에서 본당, 사회복지, 의료, 유아교육, 해외선교 등 다양한 사도적 활동을 통해 예수성심의 나라가 임하시게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빛 떼제 기도 모임, 조이플 스테이, 모녀 조이플 스테이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젊은이들이 하느님 안에서 자신의 소명을 식별하도록 돕고 있다.

사회 저 밑바닥 아무도 하지 않는 일들을 찾아 묵묵히 일하며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다는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아가는 예수성심시녀회 수녀들의 삶은 조금도 손해 보지 않으려 하고, 더 많은 것을 가지기 위해 끊임없이 욕심을 부리며 살아가는 우리를 부끄럽게 하며 항상 깨어 준비하고 있음을 자각하도록 가르친다.

* 예수성심시녀회 대구관구 성소 문의 : 053) 655-5901

[월간빛, 2012년 5월호, 취재 김선자(수산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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