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7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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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술ㅣ교회건축

치유의 빛 은사의 빛 스테인드글라스: 고딕 교회건축과 스테인드글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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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03-21 ㅣ No.244

[치유의 빛 은사의 빛 스테인드글라스] (9) 고딕 교회건축과 스테인드글라스


두 겹으로 이루어진 성경, 고딕 성당

 

 

 

- 고딕 성당의 공중 부벽(flying buttress).

 

 

스테인드글라스가 본격적으로 설치되어 빛과 색채로 충만한 전례 공간을 이루게 된 것은 고딕 교회건축과 함께 시작됐다. 초기 그리스도교 시기 바실리카 양식에서 로마네스크 양식을 거쳐 전개된 고딕 교회건축은 천상에 더 가까이 이르고자 한 인간의 열망을 담아낸 듯 높고 웅장하면서도 정교한 모습으로 완성되었다.

 

- 늑골 궁륭과 첨형 아치로 이뤄진 고딕 성당의 천장구조. 고딕 교회건축은 이처럼 아름다운 구조 양식과 함께 스테인드글라스의 빛과 조화를 이룬 성스러움을 자아냈다.

 

 

고딕 교회건축은 뾰족한 첨형 아치(pointed arch)와 가는 뼈대와 같은 건축 구조가 교차하며 형성된 늑골 궁륭(rib vault)으로 한층 높게 솟은 천장 구조가 특징이다. 그리고 건축의 하중을 줄이기 위해 상대적으로 얇아진 벽체와 거기에 가해지는 무게를 분산시키며 안정적인 구조를 형성하는 공중 부벽(flying buttress) 역시 고딕건축의 중요한 요소다.

 

고딕 교회건축은 내부 입면이 아케이드(arcade, 개방된 통로), 트리포리움(triforium, 아치와 지붕 사이), 클리어스토리(clearstory, 채광 장치)로 크게 구획된다. 

 

이 고딕 교회건축의 스테인드글라스가 주로 설치되는 부분은 맨 위쪽에 자리한 클리어스토리 창이다. 우리말로는 광창, 채광창이라고도 번역되는 이 창들을 통해 유입되는 빛은 성전 내부 곳곳에 부딪히며 아름다운 색 그림자를 드리우게 된다.

 

장미창(rose window) 역시 중세 고딕 교회건축의 독창적인 요소이다. 프랑스 파리와 일 드 프랑스(Il de France) 지역을 중심으로 유행했던 장미창은 주로 성당의 입구인 서쪽 파사드와 십자형 평면의 양 날개에 해당하는 남쪽과, 북쪽의 트렌셉트(transept)에 설치되었다. 

 

수레바퀴 모양으로 원의 중심에서 방사형으로 뻗어 나가는 기하학적 문양으로 구성된 장미창의 작은 조각 하나하나에도 성경의 내용과 그리스도교 상징들이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다. 지금까지 언급한 건축의 구조와 요소요소의 명칭들을 기억해 두면 직접 성당에 들어갔을 때 작품을 대하는 눈이 넓어질 수 있기에 하나씩 짚어보았다.

 

- 고딕 교회건축 구조와 양식 명칭. 출처 「세계미술용어사전」.

 

 

고딕 교회건축에 대해서는 여러 재미난 은유적 표현들이 존재한다. 고딕 교회건축은 파사드(주된 출입구가 있는 정면부)를 통해 내부 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겉과 속이 동일한 구조라는 점에서 ‘투명한 건축’으로 부르기도 한다. 또한 건축 외벽은 성인의 조각들로, 내부는 성경의 주요 내용이 담긴 스테인드글라스들로 에워 싸여 있다고 해서 ‘두 겹으로 이뤄진 성경’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고딕 교회건축물은 실제 우리 눈으로 보았을 때에도 그 높이와 웅장함에 압도되기도 한다. 이 같은 고딕 교회건축물이 아무런 장애물 없이 중세 한 마을의 중심에 우뚝 솟아 그 위엄 있는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을 그려보면 지금과는 사뭇 다른 존재감으로 다가오게 된다. 그리고 그 성당에 충만했을 스테인드글라스의 아름다운 빛과 종소리가 어떠했을지 상상해 보자면 그야말로 지상에 세워진 천상 세계와 다름없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평화신문, 2016년 3월 20일, 정수경 가타리나(인천가톨릭대학교 조형예술대학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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