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5일 (일)
(백) 부활 제6주일(생명 주일)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성미술ㅣ교회건축

본당순례: 복음화의 등대가 되어 사회를 비추려 하는 장승포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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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3-06-24 ㅣ No.969

[본당순례] 복음화의 등대가 되어 사회를 비추려 하는 장승포성당

 

 

선교선포식 현수막이 걸린 성당 지붕에는 신자들의 의지가 서려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수막에는 선교에 대한 결의를 다지는 신자들의 사인이 빼곡하다. 그와 함께 성전 입구에는 사목위원들의 “선교합시다!”라고 하는 구호가 울린다. 선교조끼를 입은 이들이 미사에 참례하는 신자들을 성실히 맞이하며 선교에 동참하자고 진심 어린 눈빛을 보낸다.

 

 

선교, 선교선포식

 

사목위원회에서는 3월에 선교TF팀을 구성하고 연간계획을 기획했다. 그에 따라 사제에게 요청하여 ‘복음화를 위한 기도’를 만들어 매 미사 전에 바친다. 그리고 4월 16일 주일 교중미사에서 선교선포식을 가졌다. 우선 일차적으로 선교대상자를 접수하여 5월 11일 성모님의 밤에서 봉헌하고 5월 마지막 주일에 예비자교리가 시작되었다. 예비신자와 냉담교우 봉헌서는 성전입구에 비치하고, 그 곁에 봉헌함을 두었다. 본당 설립 70주년을 맞아 올 한 해 70명을 복음화하는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사목위원들이 자발적으로 목표를 정하고 기획하고 실행하고 있지만, 그 바탕에는 김화석 도미니코 주임 신부의 사목방향이 깔려 있다. 코로나의 어둠이 걷히기 시작하던 지난해부터 ‘선교’의 중요성을 세차게 말하고 있다. 복음화와 쉬는 교우들에 대한 재복음화의 시급함이 무엇인지 누누이 되새기게 했다. 이렇게 마음을 다잡지 않으면, 3년여 가라앉은 우리 교회 공동체가 쉽게 회복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주임 신부는 선교에 관한 일에는 무엇이든 성의를 다한다. 신자들을 격려하여 기도문을 만들고, 신자들은 열심히 기도를 바친다. 쉬는 교우에게 친필편지를 쓰고, 신자들은 애써서 전달한다.

 

 

등대가 되어 70년

 

1953년 11월 29일 그리스도왕 대축일에 설립한 장승포본당은 주보성인도 ‘그리스도왕’이다. 그리스도를 왕으로 모시고 장승포지역 신앙의 등대가 되어 빛을 밝혀 왔다. 대우조선이란 큰 어장이 있어서 그곳에 던진 그물에서 건져 올린 많은 신자들은 여전히 이 공동체에서 큰 역할을 해내고 있다. 

 

장봉근 마티아 사목회장도 그 한 사람이다. 청년시절 여기서 세례를 받고 배우자를 만나 가정을 꾸렸다. 온 식구가 터전으로 삼아 본당의 역사에서 반을 함께한 시간이 감개무량할 뿐이란다. 이필순 아가다 부회장은 이곳으로 전입한 지 40년, 줄곧 제대회에 봉사하며 주님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행복한 시간을 누렸다. 교육관을 신축하려고 전 신자들이 유자차를 만들고 오징어를 손질하여 말리고 전국의 본당에 팔았던 그때 그 시절도 참 축복의 시간이었단다. 이승준 다니엘 사무장은 장승포 신자들이 심성도 한결같고, 이동도 거의 없어 친밀감이 매우 크다고 한다. 500여 명 신자들의 이름과 세례명을 대부분 외울 수 있을 정도다. 함께 자리한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이 공동체에는 신구세대 갈등이나 토박이와 이주해 온 신자들 간의 갈등이 없이 조화를 이루는 게 특징이라고 한다.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70주년이 된 올해의 가장 큰 사업은 선교이다. 일 년 내내 선교운동을 펼쳐, 현재는 주일날만 하는 예비자교리를 대상자가 많아지면 평일 언제라도 늘릴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초청 강연을 두 차례 계획하고 있는데, 1차는 선교 특강이고, 다음은 거제지역 선교역사 특강이다. 올 일 년 좋은 결실을 이루고, 그리스도왕 대축일에 즈음한 본당의 날에는 치명자산으로 전체 신자들의 성지순례를 짜놓고 있다. 

 

 

이런 자랑 요런 행복

 

건축한 지 60년이 되었다는 성전은 때때마다 손을 잘 본 덕분인지 밝고 탄탄하다. 특히 성전 좌우 앞뒤에 설치된 모니터 네 개가 부활 시기에 맞춘 디자인과 색상으로 행복함을 자아낸다. 전례 시기에 따라 다채롭게 변화를 주며 성전의 분위기를 바꿔놓는다고 한다. 또 하나 놀라운 것은 ‘사랑의 배려석’이다. 미사에 늦은 신자를 위해 맨 끝 두세 줄은 좀 비워두라는 것이다. 늦게 오는 것은 못마땅하지만 사정이 있을 터이고, 허겁지겁 늦게라도 와서 덜 미안하게 앉으라는 배려이다. 내 몸처럼 이웃을 사랑하라는 예수님 가르침을 따르라는 것이다.

 

주일학교에서는 지난 성소주일에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 개최한 행사에 다녀왔다. 참가학생 15명에 수도자, 청소년분과장과 교사, 봉사자가 15명 동행하여 먼 거리의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 비단 이날뿐만 아니라 주일학교 봉사자들은 솔선수범한다. 주일학교 초등부는 자모회가 있지만, 중고등부에는 독특하게 ‘자부회’가 활동하고 있다. 아빠들의 사랑을 마음껏 발휘하는 자부회에서는 때때로 바비큐도 굽고, 통닭파티를 열기도 한다. 지난해 신앙학교 때는 성당마당에다 워터파크처럼 시설을 뚝딱 설치하여 아이들 천국을 만들었다. 주일학교는 초등부가 28명에 교사 6명, 중고등부가 22명에 교사 5명이다. 담당 수녀와 교사들이 본당의 아낌없는 지원을 받으며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

 

사목위원들의 솔선수범은 단연 돋보인다. 미사 시작 한 시간 전부터 선교를 홍보하고, 주차관리에도 열중한다. 승합차 두 대가 각각 두 차례 운행하여 도착하면 다리 아픈 신자들의 손을 잡고 팔을 잡아 성전에로 인도한다. 귀에 딱지가 앉도록 “선교! 또 선교!!” 외치는 사제의 당부에, 사목위원들은 이 본당이 앞장서야 하고 다른 본당과 우리 교회의 중요 과제임을 명심하여 달리고 있다.

 

   

[2023년 6월 18일(가해) 연중 제11주일 가톨릭마산 4-5면, 황광지 가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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