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정사목위원회의 시각을 통해 재발견하는 소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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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17-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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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동체 재발견] 교정사목위원회의 시각을 통해 재발견하는 소공동체
오늘날 소공동체는 각 사목지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며 유기적으로 연결된 그리스도의 신비체로서 열정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소공동체가 기틀은 마련되었지만 최적의 모습이라고 할 수 없으며 지금도 끊임없이 발전하고 새로워지기 위한 중요한 과제들을 남기고 있습니다.
오늘 나누고자 하는 것은 교정사목위원회에서 바라보는 소공동체의 모습입니다.
수원교구의 교정사목은 1963년 시작되었습니다. 초창기에는 철저한 통제와 제한 시간 내에서 만남이 가능한 교정사목의 특성과 본당 사목과 겸해야 하는 지도 신부의 여건상 봉사자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였습니다. 처음 봉사자들의 활동은 각종 지원과 기도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 있는 주일 미사에 참례하는 것만으로 수용자들의 신앙적, 심적 메마름을 채워주기에는 부족하기에 1980년 안양 교도소에서 “자매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자매회는 봉사자들이 일주일에 한 번 있는 주일 미사 시간 외에 또 다른 종교 집회 시간을 배정받아 수용자들과 함께 모여서 기도와 나눔, 그리고 친교를 이룰 수 있도록 주어진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37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자매회”가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교정사목 전담사제가 생기고 나서부터는 돌아가면서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 달라졌지만 명칭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교정사목위원회 안에는 안양 교도소 10개 팀, 여주 교도소 10개(남자 6개, 여자 4개) 팀의 자매회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시간 배정을 받기도 쉽지 않지만 이렇게 많은 팀이 운영되고 있는 것은 수용시설의 일과 특성상 한꺼번에 많은 사람을 모으는 것이 어렵다는 첫 번째 이유와 교도소 안에는 각 사동이 분리되어 있으며 서로 다른 사동 수용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이 어렵다는 두 번째 이유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자매회는 자연스레 적은 숫자의 사람들이 모이게 되었으며 그 모임들이 합쳐져서 전체를 이루게 됩니다. 이런 측면에서 교정사목의 자매회는 수원교구가 소공동체의 사목 방향을 제시하기 이전부터 필요성에 의해 시작된 자발적 소공동체의 모습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이제, 제가 교도소 안에서 이루어지는 자매회 모임을 통해 앞으로의 소공동체를 위해서 함께 나누고자 하는 내용을 몇 가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1) “하느님을 찾는 이들아, 너희 마음 기운 차려라”(시편 69,33).
교도소에서 갖는 자매회원 형제들은 굉장히 열정적입니다. 물론, 말씀과 묵상에 목말라하여 찾아오는 형제들도 있고, 그 외에도 다른 목적(간식, 영치금, 작업열외 등)으로 오는 형제들도 많이 있기는 합니다. 어찌되었건 자매회에 참여하는 형제들은 이 모임을 통해 자신이 살 수 있는 힘을 얻어가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입니다.
많은 신자들이 소공동체 모임에 참여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바쁜 일상 속에서 또 다른 시간을 할애한다는 것이 짐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주일 미사와 개인적인 기도로 충분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공동체는 중요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프란치스코 발사니라는 학생과의 인터뷰에서 “공동체와 함께 친구들과 함께하는 여정이 훨씬 이롭습니다. 최종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라고 말씀하셨듯이 공동체는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2)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마태 18,5).
어느 동네보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은 교도소입니다. 그래서 새로운 형제가 자매회에 들어오고 나가는 일이 많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새로운 형제를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초기 교회 공동체처럼 박해자와 배교자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아야하는 처지가 아님에도 이곳 공동체에서는 날카로운 눈으로 일거수일투족을 분석하기도 합니다. 교회가 지향하는 소공동체가 되기 위해서는 형제애를 가지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어야 합니다. 특별히 신도시 입주와 본당 분가가 많은 수원교구의 특성상 아이들이 예수님께 가는 것을 막던 제자들의 모습이 아니라 아이들을 무릎에 앉히시던 예수님의 모습을 닮아야 할 것입니다. 좀 더 너그러운 자세로 새로운 형제를 받아들이며, 겸손의 자세로 다가가며 친교를 이룰 때 우리가 머물고 싶은 소공동체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적극적인 참여와 받아들이는 마음은 그리스도를 만나러 가는 우리의 발걸음이며, 그리스도를 받아들이는 우리의 신앙입니다. 작은 교회인 소공동체가 그리스도와 긴밀히 만나는 소중한 보금자리가 되기를 바라며, 특별히 저희 교정사목위원회와 모든 수용자들, 그리고 피해자들을 위해서 기도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나눔의 소공동체, 2017년 8월호, 김보람 플로렌시오 신부(수원교구 교정사목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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