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신도가 뛴다: 한국가톨릭성령쇄신봉사자협의회
-
76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19-04-19
-
[평신도가 뛴다] 한국가톨릭성령쇄신봉사자협의회
우리는 세례성사와 견진성사 때 성령의 은혜를 받습니다. 이 성령의 은혜를 새롭게 함으로써 새로운 삶을 살도록 돕는 사도직 단체가 바로 ‘한국가톨릭성령쇄신봉사자협의회’입니다. 새로운 삶이란 회개하여 하느님 중심으로 사는 삶, 즉 진정한 신앙인다운 삶을 의미합니다. 성령쇄신 운동으로 성사와 전례의 가치가 올바로 인식되고 교회도 점점 더 쇄신되어 더욱 활력에 찬 교회 모습으로 변모되어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 땅에 도입된 지 어느덧 사반세기를 향해하고 있는 한국가톨릭성령쇄신봉사자협의회 윤영수(스테파노) 회장이 그간의 활동 상황과 나아갈 방향 등에 대해 들려주었습니다.
* ‘한국가톨릭성령쇄신봉사자협의회’가 설립된 지도 벌써 45년이 지났습니다. 태동 배경과 설립 목적을 듣고 싶습니다.
한국가톨릭성령쇄신봉사자협의회(KCCRS)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성령께 대한 새로운 각성’으로 시작되어 세계 각국으로 퍼져나가던 성령쇄신 운동이 한국 가톨릭교회에도 전해져 본격적으로 활성화되던 1973년 12월 5일에 설립되었습니다. 한국의 성령쇄신을 대표하며 국제적으로 협력하고, 또 각 교구 간의 긴밀한 유대도 도모해 나가는 신심 단체입니다.
* 봉사자협의회 조직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요?
임원으로 회장 1명과 부회장으로 대표 담당사제가 소속한 교구의 회장(당연직)과 수도자 대표, 여성대표(수도자가 여성이면 남성) 각 1명을 포함한 4명, 감사 2명이 있습니다. 회원은 회장단, 감사, 고문(전 회장), 당연직 회원(각 교구 봉사회 회장)과 추천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지요. 추천 회원은 전직 교구 회장 중 1명(대교구와 그에 준하는 교구는 2명)을 각 교구 담당사제가 추천하는 추천 회원과 본회 회장단이 본회 발전에 기여하실 분 5명 이내를 추천하여 대표 담당사제가 위촉하는 추천 회원이 있습니다. 또한 전문 분야 업무를 심의하고 회장이 위임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는 전문분과위원회(기획, 행사, 전례, 교육, 총무, 국제)를 두었습니다.
* 봉사자협의회에서 평소에 수행하는 주요 활동 내용은 무엇인가요?
성직자 · 수도자 · 신학생을 대상으로 2 · 6 · 11월에 열리는 ‘성직자·수도자 성령묵상회’와 성령쇄신 봉사자를 위한 ‘봉사자 기본 교육’, 연 1회 신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성령쇄신 전국 대피정’과 젊은이 성령 축제, 2년마다 한 번씩 ‘성령쇄신 전국대회’를 개최합니다. 그리고 성직자 · 수도자 성령묵상회에 참가했던 성직자 · 수도자와 각 교구 차장 이상의 봉사자 및 본당 기도회장을 대상으로 4박 5일간 ‘봉사자학교’를 진행하고 있지요.
봉사자학교는 작년 10월 1~5일 개최된 제8차 ‘은사학교’ 때부터 명칭이 바뀌어 아직 잘 모르시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성령쇄신 봉사자들 안에서 인기가 많았던 은사학교는 성직자 · 수도자 은사 세미나로 시작되어 2011년에 ‘은사 쇄신 세미나’라는 평신도 봉사자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바뀌었죠. 국내외 유명 인사로 강사진을 짰는데, 특히 2017년에 국제가톨릭성령쇄신봉사회 미셸모란 회장이 초빙되어 성령쇄신의 정체성과 올바른 길을 제시해 주셨습니다. 현재 수료하신 분이 1,300여 명에 이르는 봉사자학교는 일정 이상의 수준을 갖추어야만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지금까지 해 오신 활동 가운데 특별하거나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다면?
지난 10여 년간 암 전문 요양병원에서 암 환우들과 함께 한 성령치유 기도회를 통해 그들이 하느님을 체험하고 영적 · 육적 · 내적으로 치유 받아 성령 안에서 거듭난 삶을 살게 되었을 때입니다. 암 환우 대부분은 부정과 분노, 절망과 타협, 그리고 우울 단계를 거쳐 마침내 수용의 단계에 이른다고 합니다. 수용 단계 전까지는 죄와 악의 세력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고통 받고 힘들다, 무섭다, 두렵다, 외롭다는 것이죠. 하지만 기도회 안에서 찬미와 기도와 말씀을 통해 성령이 오시면, 즉 예수님을 만나면 이때부터 그분들은 하느님 사랑 안에서 마음이 열려짐과 동시에 신앙고백을 통해 감사하는 수용의 단계로 변화되는 것입니다. 사실 그때부터 영적, 내적, 더 나아가 육적으로 치유가 시작된다고 볼 수 있어요. 하느님 은총을 체험한 대부분의 환우들은 성령 안에서 거듭난 삶을 살게 되셨습니다. 제 신앙생활에서 가장 보람된 순간이었다고 기억됩니다.
2012년에 ‘주님께 새로운 노래를 불러드리자’는 취지 아래 ‘성가편찬위원회’를 구성하고, 2016년 ‘창작 복음성가 경연대회’를 개최했어요. 응모곡 중 107곡을 묶어 이듬해 12월 25일 『창작 복음성가』집을 펴냈는데, 우여곡절도 많았죠. 발간 첫 삽을 뜬 김현조 회장님을 비롯한 편찬 관계자 분들의 노고가 정말 많으셨고, 제가 주교회의 승인(2017. 7. 17)을 받는 등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2018년 7월 12~13일 수원 아론의 집에서 이 성가집을 가지고 제1회 창작 복음성가 연수회를 연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 최근에 끝난 큰 규모의 행사나 조만간 치를 행사가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
2018년 4월 1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를 주제로 평신도 희년맞이 성령쇄신 전국대회를 개최했습니다. 13년 만에 서울에서 열렸는데, 각 교구 성령봉사회에서 오신 성령 가족과 일반 신자들 4,5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하느님 은혜에 감사와 찬미를 드리는 한마당 축제의 시간이었지요. 인도 빈첸시오 소속 사제로 영성신학자이신 안토니 파란키말릴 신부님의 강의와 치유기도, 원주교구장 조규만 주교님이 주례하신 특별 미사 등으로 진행되었어요. 특히 이 대회를 통해 우리 모두가 성령의 은사를 체험함으로써 믿음과 기쁨이 함께하는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중추적 역할로 거듭날 수 있었음에 감사드립니다.
곧 치르게 될 행사로는 9월 29일(일)부터 10월 5일(토)까지 음성 꽃동네 사랑의 영성원에서 국제가톨릭성령쇄신봉사회(ICCRS) 강사 3명이 전국 성령쇄신 핵심 봉사자 120명에게 지도자 훈련과정(LTC) 교육을 할 예정입니다. 이 교육이 끝나는 마지막 날에는 같은 장소에서 전국 성령가족 및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2019년 성령쇄신 전국대회가 개최될 것입니다.
* 다른 나라들과의 국제 교류는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교류는 많지만, 근래 것만 말씀드리겠습니다. 2017년 5월 31일~6월 4일 성령쇄신 50주년 기념 세계성령대회가 로마에서 열려 191명이 참가했고, 작년 4월 6~8일 대만에서 열린 아시아 성령쇄신 청년 활성화 회의와 11월 30일부터 12월 5일까지 아랍에미리트 ‘라스 알 카이머’에서 열린 제4회 아시아 · 오세아니아 성령대회 및 회의에 각각 2명씩 참가한 바 있습니다.
* 향후 성령쇄신봉사자협의회의 계획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 간략히 알려주십시오.
우리 모두는 성령께 의탁하여 성령의 인도를 받고 순명함으로써 자유를 얻고 은사와 열매로 풍요로워지는 성령 안의 삶을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또한 신앙생활의 기본인 향주삼덕의 삶을 예언직 · 왕직 · 사제직의 삼중사명의 수행을 통해 드러냄으로써 새로운 복음의 증인으로 살아가고자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기도하는 단체인 우리들에게 특별히 더 부여된 사명은 교회 공동체 발전을 위해 교우들과 교회의 모든 지체들에게 성령의 은총과 은사를 가득히 내려주시기를 청하고 감사드리는 것입니다. 우리끼리가 아닌 교회의 모든 분야에서 사랑으로 함께 하며 증거하는 보편적 영성운동으로 성령쇄신이 교회 안에 자리 잡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첫째 개인의 삶과 인간관계의 긍정적 변화, 둘째 교회 내에서의 단체활동과 능동적인 봉사활동, 셋째 선교에 대한 용기와 지혜, 그리고 교회 밖의 사회복지 시설에서의 봉사활동에 앞장서는 공동체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 이 밖에 들려주고 싶으신 내용이 있으시다면…
무엇보다 성령쇄신에 대한 주위의 올바른 이해가 있었으면 합니다. 더러는 성령쇄신에 대한 선입견을 갖고 계신 분들도 있고, 또 너무 치유에만 치중한다고 여기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하지만 성령쇄신의 주된 목적은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고 복음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아무쪼록 복음 선포와 하느님 나라 건설을 위하여 기쁜 마음으로 찬미하고 기도하며 봉사하는 성령쇄신에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평신도, 2019년 봄(계간 63호), 대담 · 정리 김주완 편집위원]
-
추천 0